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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한인 고등학생들, 북한인권에 큰 관심


미국인들에게 북한의 상황을 설명하는 정나리 양
미국인들에게 북한의 상황을 설명하는 정나리 양

미국에서 북한의 열악한 인권 문제를 지역사회에 알리며 도움을 호소하는 한국계 고등학생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학내 홍보 뿐 아니라 시내 중심가에서 단식 캠페인을 펼치는가 하면 빵과 김밥 등을 팔며 북한 어린이 돕기 캠페인을 펼치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 남부 오클라호마 주의 털사 시에 살고 있는 한인 고등학생 정나리 양은 최근 10여명의 학교 친구들과 24시간 기아체험 행사를 가졌습니다. 만성적인 식량난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들의 삶을 체험하며 지역사회에 북한의 기아와 인권 문제를 알리기 위해 이 행사를 가진 겁니다.

정 양과 친구들은 시내 중심가의 대형 서점에서 하루 동안 열린 행사를 통해 3천 여 달러를 모금했습니다. 정나리 양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시민들이 놀라울 정도로 많이 동참해줬다며 기뻐했습니다.

학교 교직원과 친구들 뿐아니라 지역 신문과 소셜 네트워크 등을 통해 행사 소식을 접한 많은 시민들이 행사장을 방문해, 이들에게 북한의 열악한 인권과 인도적 문제를 적극 알릴 수 있었다는 겁니다.

올해 17살인 정나리 양은 6.25 전쟁 때 북한에서 피난 내려온 할머니의 영향으로 북한에 관심을 갖게 된 뒤 북한의 처참한 인권 상황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만성적인 기아 문제, 표현과 이동의 자유 등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마저 유린 당하는 북한 주민들의 현실에 마음이 매우 아팠다는 겁니다.

정 양은 이후 북한인권 단체인 LiNK에 지원을 요청해 올해 초 학교에서 북한인권 설명회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여름방학에는 한국을 방문해 대북선교단체 두리하나 선교회가 운영하는 탈북자 국제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영어와 음악을 가르치며 북한의 현실에 눈을 떴습니다.

정 양은 북한인권 문제는 단순한 지역 문제나 정치적 사안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을 위협하는 국제 문제란 인식을 갖고 행동에 나서기로 결심했다고 말했습니다.

정나리 양은 아버지와 함께 웹사이트를 개설하고 (www.projectnorthkorea.com) 지역의 학교와 교회들을 방문해 북한의 인권과 인도적 현실을 알리며 도움을 호소하기 시작했습니다.

정 양의 웹사이트에는 그 동안 연설한 장소들과 앞으로 방문할 곳들이 빼곡히 나열돼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수익금은 북한에 젖염소 보내기 운동을 펼치는 한 대북 인도단체에 전달하고 있다는 내용도 들어 있습니다.

정 양은 앞으로 심장전문의가 돼 북한에 보건 환경 개선과 치료를 병행하는 병원을 세우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나리 양처럼 북한의 인권과 인도적 문제를 미국 내 지역사회에 알리며 관심과 도움을 호소하는 고등학생들이 늘고 있습니다.

미국 서부 로스앤젤레스 인근에 사는 한인 고등학생 첼시 림 양은 지역사회에서 북한 어린이들을 돕는 전도사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림 양은 학교에 아예 북한의 굶주리는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THANK (Taking Humanitarian Action for North Korea)란 단체를 만들어 매주 빵과 김밥, 장식품 등을 손수 요리하거나 제작해 판매하며 기금을 모으고 있습니다.

림 양은 지난 9월 로스앤젤레스에서 가진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대북 인권단체 LiNK 가 교회에서 보여준 꽃제비들의 처참한 모습을 본 뒤 친구들과 행동에 나서기로 결심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매체들에 자주 소개되는 아프리카나 아이티의 어린이들과 달리 북한의 꽃제비들은 관심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워 교내 클럽을 만들기로 결심했다는 겁니다.

첼씨 림 양은 캠페인을 통한 모든 수익금을 북한 내 3개 보육원에 인도적 지원을 하는 한슈나이더 국제어린이재단에 기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림 양은 또 기아에 허덕이는 북한의 현실을 알리기 위해 정기적으로 지역 신문에 기고문을 쓰는 한편 미 의회에 계류 중인 탈북고아 입양 법안의 통과를 위해 활발한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림 양은 이런 적극적인 행보로 지역사회가 주최하는 행사에서 북한인권 관련 연설로 최고의 학생 연설가로 선정됐는가 하면 올해 바락 오바마 대통령 자원봉사상을 수상했습니다.

미 중서부 오하이오 주의 클리블랜드에 살고 있는 고등학생 제인 최 양 역시 학교에 한반도 클럽을 만들어 탈북자들의 열악한 현실, 연평도 포격의 진실 등 한반도의 현실을 학생들과 지역사회에 알리고 있습니다.

오클라호마 주의 정나리양과 캘리포니아 주의 첼시 림 양, 그리고 오하이오 주의 제인 최 양은 모두 서부 캘피포니아 주에 본부를 둔 대북 인권단체 LiNK의 ‘노마드’ 캠페인에 자극받아 북한의 인권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LiNK는 한인 2세와 미국 젊은이들이 세운 단체로 중국과 제3국 내 탈북자 구출과 정착 지원, 그리고 북미와 유럽 내 도시들을 돌며 북한인권 문제의 참상을 알리는 ‘노마드’ 캠페인을 펼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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