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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인권행사, 미국 곳곳서 열려


20일, 뉴욕의 중국 총영사관 앞에서 시위하는 뉴욕 한인회 소속 단체장 50여 명.
20일, 뉴욕의 중국 총영사관 앞에서 시위하는 뉴욕 한인회 소속 단체장 50여 명.

미국 곳곳에서 북한의 인권 문제를 알리고 개선을 촉구하는 행사들이 열리고 있습니다. 유엔본부 앞 시위부터 영화 상영과 탈북자 강연 등 내용도 다양한데요.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 뉴욕 주 로체스터 시에 살고 있는 탈북 난민 저스틴 씨는 지난 20일 이 지역의 유명대학인 로체스터대학 학생들에게 북한을 주제로 강연했습니다.

김정일 사망과 더불어 최근 탈북자 강제북송 문제가 떠오르는 등 북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이 학교의 인권 관련 학생 동아리가 저스틴 씨를 초대한 겁니다.

3년 전 미국에 입국한 20대 초반의 저스틴 씨는 21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자신이 겪은 인권 유린의 실상을 담담하게 전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탈북자 저스틴 씨] “북한 사람들의 상황이 어떻고 정부에서 사람들을 어떻게 멸시하고 또 중국에서는 (탈북자들이) 어떻게 멸시 당하는지 그런 걸 말했죠. 북한은 종교적 자유도 없고 말의 권한도 없다구요. 그런 것을 (참석자들에게) 친구면 친구 가는 곳 마다 알려달라구요.”

저스틴 씨의 강연은 현지의 ‘ABC 방송’이 취재해 저녁 황금시간대에 방영하는 등 지역사회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 방송은 오는 25일로 예정된 바락 오바마 대통령의 비무장지대 DMZ 방문에 대해 전하면서, 북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때에 로체스터에 정착한 탈북자가 북한의 실상을 생생하게 증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굶주림 때문에 저스틴 씨 가족이 탈출한 사연과 15살 때 중국으로 도강하다 국경경비대에 체포돼 당한 구타와 고문 이야기를 자세히 전했습니다.

이날 저스틴 씨의 행사를 공동지원했던 대북 인권단체 ‘LiNK’는 로스앤젤레스와 뉴욕에서 북한인권 관련 새 다큐멘터리 시사회를 엽니다.

[녹취: 다큐멘터리 오디오]

이 단체는 최근 탈북 난민 구출을 위해 북한 전문가들과 탈북자들의 증언, 그리고 중국 현지의 탈북자 구출 장면을 생생하게 담아 제작한 다큐멘터리 ‘People’s Crisis’ 를 두 도시에서 상영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다큐멘터리 중 탈북자 음성] “이제 저는 잡히게 되면 들어가서 맞아 죽지 않으면 무기징역 가게 됩니다…..”

‘LiNK’는 특히 22일 로스앤젤레스 중심가의 극장에서 열릴 행사에 영화 뿐아니라 북한 관련 문답, 탈북 청년 데니 씨의 증언, 그리고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전국 연결망 확대를 모색할 예정이라며 다음 달 27일에는 뉴욕에서 같은 행사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과 중국 정부의 인권 탄압에 항의하는 시위도 미국 내 대도시들에서 계속되고 있습니다.

뉴욕의 유엔본부 앞에서는 김정일의 생일이었던 지난 달 2월16일부터 매일 (주말 제외) 북한의 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가 열리고 있습니다. 한국의 피랍탈북인권연대와 미국의 미주탈북자선교회가 주도하는 이 시위에는 한인들 뿐아니라 뉴욕 시민들과 대학생, 유럽 출신 유학생들까지 동참해 더욱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미주탈북자선교회의 마영애 대표는 북한 정부가 다음 달 김일성의 100회 생일을 맞아 계획하는 축제를 겨냥해 4월15일까지 릴레이 시위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마영애 대표] “한 쪽에는 사람이 엄청나게 굶어죽었고 또 죽고 있고 다른 나라에는 떠도는 북한 주민들. 이런 상황을 수습하지는 않고 엄청난 돈을 들여 만든 광명 3호를 발사한다고 하니까 이게 도대체 전세계를 우롱해도 너무한다. 이런 억한 마음을 갖고 김일성 생일 100돌을 딱 겨냥합니다.”

김일성의 생일인 4월 15일, 뉴욕의 북한대표부 건물 앞에서 한인들과 미국인들이 힘을 모아 대대적인 김정은 정권 규탄 시위를 갖겠다는 겁니다.

앞서 북한자유연합과 여러 한인단체, 교회들은 지난 20일 워싱턴과 시카고 등 4개 주요 도시의 중국 공관 앞에서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었습니다.

이밖에 한인들의 많이 거주하는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한인 교회들을 중심으로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 구호를 몸에 걸고 사진을 찍어 인터넷 게재를 통해 홍보하는 ‘인증샷 운동’이 활발히 벌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넷 사회연결망 서비스인 ‘페이스북’에는 중국어와 영어, 한국어로 된 구호를 들고 촬영해 게재된 사진 수 백장이 올려져 있습니다.

한편 중국 내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를 촉구하는 미국의 청원운동 웹사이트 (‘www.savemyfriend.org’) 에는 21일 현재 17만 6천 9명이 서명해 날이 갈수록 서명자 수가 늘고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의 청년들이 공동으로 펼치고 있는 이 캠페인은 50만 명의 서명을 모아 탈북자들의 실상을 전세계에 알리며 중국 정부를 압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소리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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