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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구금시설 최소 182개, 수출품 생산에 수감자 동원" 북한인권정보센터


북한이 정치범 수용소 외에 적어도 1백82개 구금시설을 운영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또 부족한 노동력을 보충하기 위해 구금시설 수감자를 동원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정치범 수용소를 제외하고도 최소 1백82곳의 구금시설을 운영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한국의 북한인권단체인 북한인권정보센터는 2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하고, 조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보고서는 탈북자 1만3천 명과 북한 구금시설 경험자 2백 명을 심층면접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정치범 수용소와 달리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북한 구금시설의 인권 실태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뤘습니다.

정치범 수용소를 제외한 일반 구금시설은 처벌 강도 등에 따라 구류장과 집결소, 그리고 노동단련대와 교양소, 교화소 등 5개로 나뉩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모든 구금시설에서 심각한 인권침해가 이뤄지고 있으며 매끼 한 그릇도 안 되는 옥수수 죽으로 연명할 정도로 생존권도 크게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사를 실시한 북한인권정보센터 구현자 연구원입니다.

“옥수수가 주식이고 종이컵 하나 정도인 200그램 정도 되는 양입니다. 이것도 여의치 않은 경우 감자 5-7알 정도 준다고 합니다. 반찬은 거의 없고 명절 땐 무짠지 정도 하나 주고요. 소금국 같은 걸 주기도 한다고 합니다.”

북한 당국은 또 부족한 노동력을 보충하기 위해 구금시설 수감자들을 강제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구현자 연구원입니다.

“90년대 이후 탈북자가 많이 나와 북한 내 기업소나 건설 현장에서 노동력이 부족하게 돼, 구금시설 수감자의 노동력을 무보수로 착취, 강도 높게 일을 시키면서 노동을 착취하는 방법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나무를 캐거나 농장일 등을 주로 합니다.”

비교적 경미한 죄를 지은 수감자들이 가는 노동단련대와 교양소의 경우 수감 기간이 짧은 대신 노동 강도가 매우 강해 사망률도 높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특히 남한의 교도소에 해당하는 교화소는 외화벌이 수단인 수출 상품을 주로 생산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조사를 실시한 김인성 연구원입니다.

“전거리 교화소의 경우 여자 교화소가 만들어지면서 수출반이 신설됐습니다. 여자들이 가발과 속눈썹을 만들고 있습니다. 또 개천 교화소는 주로 수출을 위한 제품을 많이 생산하고 있는데요, 제화나 옷을 만들고 탁상 테이블, 재단을 하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또 북한이 현재 5곳의 정치범 수용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약 13만 명이 수감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정치범 수용소는 평안남도 개천과 함경도 일대 요덕, 화성, 수성, 회령 지역에 있으며 국가안전보위부와 인민보안부가 나눠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인권정보센터는 “조사 결과 인민보안성이 관리하던 18호 북창관리소는 지난 2006년 해체돼 일부만이 개천 지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한국의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해 1월 북한에 6개의 정치범 수용소가 있으며 수감자는 약 2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 바 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의 구금시설에는 공개처형과 폭행, 노동착취, 아동학대 등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북한에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는 한편, 국제사회와 협력해 북한 당국을 압박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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