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29 합의를 통해 미국에게서 얻어낸 약속은 식량 지원이었습니다. 유엔의 분석 대로라면 북한 주민 4명 중 1명은 굶주리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난 달 장거리 미사일 발사 현장을 참관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한 외신기자들은 당국자들로부터 전혀 다른 설명을 들었습니다. 주민들이 끼니는 물론 보약재까지 잘 챙겨 먹고 있다는 겁니다.
지난 달 10일 평양의 대동강자라양식사업소 방덕선 지배인의 말입니다.
[녹취: 방덕선, 대동강자라양식사업소 지배인] “우리 장군님께서 이 자라 요리를, 건강에 아주 좋은 장수식품 자라 요리를 우리 인민들에게 먹여서 모두 장수하게 하려고 이렇게 자라공장 세워주셔서 옥류관과 청류관에서 자라 요리를 해서 인민들에게 맛보게 하라, 이렇게 했습니다.”
1년에 10만 마리의 자라를 이 양식장에서 생산해 평양의 식당들에 공급하고 있다는 게 북한 당국의 주장입니다. 다시 방 지배인과 기자와의 대화 내용입니다.
[녹취: 기자] “인민들이 자라 요리 많이 먹나요?
[녹취: 방덕선, 대동강자라양식사업소 지배인] “네, 많이 먹습니다. 자라 요리 옥류관에 가서 좀 맛을 봅니다.”
희귀한 보약재 생산 현장만이 아닙니다. 과수원을 가도 북한 당국자들은 풍요와 번영을 과시할 뿐이었습니다.
평양의 대동강과수종합농장 김미혜 해설강사는 지난 달 10일 평양을 방문한 기자들 앞에서 시종일관 넘치는 과일 수확량과 생산 계획을 소개하는 데 여념이 없었습니다.
[녹취: 김미혜, 대동강과수종합농장해설강사] “이제 정상 수확기가 되면 3만t 내지 5만t 정도입니다. 작년보다 3배 정도의 많은 과일을 생산할 것으로 예견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식량과 함께 늘 국제사회에 지원을 요청하는 비료도 이 곳에서만큼은 남아 돈다는 게 현지 안내원의 주장입니다.
[녹취: 김미혜, 대동강과수종합농장해설강사] “그러나 우리 농장에선 거름을 많이 주고 나무를 심었더니 그 나무의 생육 상태가 너무 좋아져서 한 그루에 한 알 내지 두 알씩 달아봤습니다. 결과 첫 해에는 62 t의 사과를 따고, 그 다음 해에는 8백t, 작년도에는 2천5백t 이상의 과일을 따서 수도 시민들에게 공급했습니다.”
결핍에 대한 불만도, 인민을 굶기는 지도자를 향한 원망도 이 곳에선 나올 수 없었습니다. 언뜻 봐선 외부에 식량과 비료를 요청하고 미국의 식량 지원 중단에 거칠게 반응하는 이유를 찾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들은 북한에 제재를 가하는 미국에 대한 적개심을 서슴없이 드러냈습니다.
[녹취: 대동강과일종합가공공장 지배인] “우리는 지금 제재를 받고 살았지 뭐 제재를 피하는 것도 없지 않습니까? 제재를 받으면서 이만큼 사는데.”
[녹취: 김미혜, 대동강과수종합농장해설강사] “미국놈들의 제재 책동에 의해서 이게 들어오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그 해 4월 5일 우리가 인공위성을 쏴 올렸습니다. 이것을 계기로 해서 이 놈들이 우리의 군사력 앞에 무릎을 꿇고 사과나무 기증 문제를 승인해 줬습니다.”
평화적 목적의 지구관측 위성이라던 로켓 발사를 ‘군사력’이라고 지칭하는 여성 안내원의 반응도 이채롭습니다.
부족한 게 없다는 북한의 이런 태도 때문에 현지에서 활동하는 외부 지원단체들도 북한의 구체적인 실정을 공개하길 꺼립니다. 지난 달 14일 평양에서 만난 국제적십자연맹 주재원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녹취: 평양 주재 국제적십자연맹 사무소 직원] “No comments on the situations. We like to work here and that’s it.”
북한 사정에 대해선 언급할 수 없다는 겁니다.
이런 가운데 국제사회의 인도주의 기구들은 현재 북한의 5살 이하 어린이 32%와 여성 26%가 영양실조를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국제 기구들의 이 같은 발표는 먹는 문제가 해결됐고, 생활이 대폭 개선돼 고난의 행군이 낙원의 행군으로 탈바꿈했다는 북한 당국의 선전과는 크게 다른 것입니다.
미국의 소리 백성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