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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로 북한 올해 수확량 10만t 정도 줄 전망”


유엔 식량농업기구 FAO는 지난 7월 중순부터 폭우가 쏟아진 북한의 올해 작황 전망이 어둡다고 밝혔습니다. 일부에서는 올해 수확량이 4백만t을 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 FAO는 최근 발표한 ‘국가보고서: 북한 편’에서 “주요 쌀 재배 지역에서 홍수 피해가 광범위하게 발생해 올해 곡물 수확량 전망이 어둡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를 작성한 FAO의 키산 군잘 박사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한 내 광범위한 지역이 홍수 피해를 입었다”며, “논 작물에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논에서 재배 중인 작물이 완전히 침수될 경우 몇 주 이상을 버티지 못하고 상한다는 것입니다.

군잘 박사는 논의 침수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수해 당시 작물이 얼마나 성숙했는지 등을 현지에서 조사해야 정확한 홍수 피해 정도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FAO와 세계식량계획 WFP의 전문가 4 명이 오는 21일에서 10월 2일까지 실시하는 수확량 조사를 통해 올해 북한의 정확한 수확량 전망치를 산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군잘 박사는 수확량 조사 때 수해 지역들도 방문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FAO는 보고서에서 “7월 북한에 내린 집중호우로 황해남도, 평안남북도, 함경남도에서 1만4천8백50 ha의 농경지가 침수됐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북한에서 집중호우는 8월에도 계속됐기 때문에, 실제 피해 규모는 더욱 클 전망입니다.

한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북한 농업 전문가인 권태진 박사는 7월 중순부터 8월 하순까지 북한 내 수해를 입은 전체 농경지 면적이 2만5천 ha에서 많게는 3만ha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홍수로 인해 가을 수확량이 10만t 정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침수로 인한 직접 피해는 그렇게 크지 않지만 비가 계속 왔기 때문에 일조량도 부족하고, 그것이 수확에 미치는 영향도 있고. 수해를 입고 나면 병해충이 굉장히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그와 같은 2차 피해까지 합치면… 대략 잡아서 많게는 10만t까지 피해를 예상할 수 있다 볼 수 있습니다.”

권 박사는 홍수 피해에 더해 올해 초부터 전반적으로 북한의 농업 환경이 열악했기 때문에, 수확량이 4백만t을 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금년도 영농철 시작 때부터, 4월 달이 되겠습니다만, 냉해가 왔었죠. 그러니까 이모작 수확도 늦어지면서 가을에 수확할 작물의 파종도 늦어지고. 금년도에 북한에 비료가 굉장히 부족했었습니다. 비료를 사용해야 할 시기에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던 그런 부분이 있거든요.”

권 박사는 대외 원조가 끊겨 이미 식량 재고가 바닥난 상황에서 작황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돼 내년에는 북한의 식량난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천안함 사태 이후의 경색된 남북관계 속에서도, 한국 정부에 쌀 지원을 직접 요청한 것은 북한의 식량 사정이 굉장히 나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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