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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권력 이양 작업 가속화” – 전문가 전망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셋째 아들인 김정은으로의 권력 이양을 가속화 하고 있다는 분석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부에서는 김정일 위원장의 권력 장악이 약해졌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 드립니다.

북한이 내부적으로 권력 이양을 가속화 하고 있는 가장 최근의 징후는 김정일 위원장의 3남인 김정은을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으로 선출한 것입니다.

북한 사정에 밝은 서방 소식통은 북측 인사로부터 직접 확인했다며, “김정은이 지난 해 3월 실시된 북한 최고인민회의 12기 선거에서 216 선거구 대의원에 선출됐다”고 밝혔습니다.

이 소식통은 또 “지난 해 여름부터 북한의 소학교에서 김정은 찬양가요인 ‘발걸음’을 가르치기 시작했다”고 전했습니다.

한국의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이 지난 24일 “김정은이 김정일 위원장의 현지 지도에 자주 수행하고 있다”고 밝힌 것도 북한에서 김정은으로의 권력세습 작업이 공식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을 뒷받침 하는 사례로 꼽힙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오는 9월 44년 만에 노동당 대표자회를 소집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최고지도기관 선거를 위한 조선노동당 대표자회를 소집할 것을 결정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일련의 움직임에 대해 북한의 권력 이양 작업이 하나 둘씩 가시화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 워싱턴의 민간 연구기관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은 “북한이 수 십 년 만에 당 대표자회를 소집한 것은 김정은을 후계자로 정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최고지도기관 선거를 위해 회의를 소집한다’고 밝힌 만큼 다르게 해석할 여지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 전문가인 한국 국민대학교의 정창현 교수는 김정은이 9월 당 대표자회에서 노동당 조직지도 비서를 맡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에 김정은 후계자에게 조직 담당 비서를 공식적으로 부여할 것인지 아닌지가 현안인데, 진행하는 것을 보면 조직담당 비서에 임명될 공산이 큽니다. 다만 공식 석상에는 나타나지 않을 것입니다.”

조직 비서는 3백만 명에 이르는 노동당의 인사와 조직을 담당하는 핵심 요직입니다. 따라서 김정은은 올해 당 조직을 장악하고 강성대국이 되는 2012년을 기해 본격적으로 권력을 물려받을 것이란 관측입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지난 2008년 8월 뇌졸중을 앓은 이후 권력 장악력이 약해졌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평양 내부 사정에 밝은 서방 소식통은 뇌졸중을 앓은 뒤 김정일 위원장과 군부 강경파 사이에 일종의 정치적 흥정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즉, 김정일 위원장은 군부 강경파로부터 자신의 아들인 김정은을 후계자로 인정받는 대신 군부의 강경책을 묵인하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해 4월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데 이어 5월에는 핵실험을 강행했으며, 올 3월에는 한국 해군 천안함을 공격했습니다.

탈북자 출신인 한국 서강대학교의 안찬일 교수는 뇌졸중 등으로 김정일 위원장의 권력 장악이 예전만 못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수명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이런 가시적인 것에서 장악력이 떨어지고, 3대 세습도 윤곽을 드러내다 보니까 ‘김정일은 지는 해다’ 이런 생각에서 장악력이 떨어지고, 핵심 간부들 사이에서 김정일의 지도력이 힘을 잃어가는 것 같습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후계체제의 가장 큰 변수로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과 ‘경제’를 꼽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이 앞으로 7년 이상 살 수 있다면 후계체제가 그런대로 마무리 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어떤 사태가 발생할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변수는 경제입니다. 후계자인 김정은이 권력을 잡으려면 무엇보다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 민심을 얻어야 하는데 올해 27살에 불과한 김정은은 국정 경험도 없고, 경제를 살릴 방안도 없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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