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대중국 경제 의존도를 탈피하기 위해 중국 이외에 다른 에너지 수입국을 모색하고 있다고 최근 발표된 한 북한경제 보고서가 밝혔습니다.
미 의회 산하 독립기구인 의회조사국 CRS의 북한경제 전문가인 딕 낸토 박사는 최근 발표한 `북한과 중국의 경제관계: 증가하는 의존도 (Increasing Dependency: North Korea’s Economic Relations with China)’ 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북한이 중국 외에 인도와 이집트 등지에서 정유 (refined petroleum) 수입을 늘린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해 인도로부터 3억 3천만 달러어치의 정유를 수입했으며, 이는 한 해 전인 2009년의 2억 6천 2백만 달러보다 증가한 규모라는 것입니다.
북한은 또 이동통신 사업 등을 통해 관계를 개선해온 이집트에서 지난 해 2억 6천 5백만 달러의 정유를 수입했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북한이 인도와 이집트로부터 수입한 원유는 금액 면에서 북한이 지난 해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4억 7천 9백만 달러를 크게 웃도는 것입니다.
낸토 박사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이 이처럼 에너지 수입원의 다변화를 모색하게 된 것은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과거 중국이 정치적 이유로 북한에 원유 공급을 중단했을 때 북한은 수입원의 다변화를 모색할 필요를 절실히 느꼈다는 설명입니다.
이런 가운데 보고서는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사치품 수입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특히 2009년 유엔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이 수입한 사치품의 규모가 총 2억 1천 2백 20만 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에 가장 많은 사치품을 수출한 나라는 중국으로, 1억 3천 6백 10만 달러어치를 수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품목은 대부분 값비싼 담배와 컴퓨터, 보석류였습니다.
중국에 이어 브라질이 3천 6백만 달러 (담배, 보석류), 싱가포르가 2천 9백만 달러(담배), 그리고 러시아가 4백만 달러 (자동차, 소고기, 컴퓨터 )어치의 사치품을 수출했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한편 낸토 박사는 북한과 중국의 에너지와 식량 교역은 일부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중국에서 북한으로 일방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흥미롭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많은 양을 수입하지만, 북한 역시 상당량을 중국으로 수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은 지난 해 중국으로부터 4억 7천 9백만 달러어치의 정유를 수입한 반면 3억 9천 7백만 달러 가량의 석탄을 중국에 수출했다는 것입니다.
북한은 또 지난 해 2억 5천만 달러의 식량을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대신 조개류 등 7천 9백만 달러의 수산품과 과일류 등을 중국에 수출했습니다.
북한의 대중국 경제 의존도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에너지 수입국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최근 발표된 보고서가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또 북한이 중국 외에 브라질, 싱가포르, 러시아 등에서 사치품을 수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