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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도 구제역 발생 징후”


소와 돼지 등에 발생하는 전염병인 구제역이 한국 내에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했다는 징후가 잇따라 감지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전해드립니다.

북한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했다는 징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18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지난해 말 북한을 다녀온 외국인들을 통해 구제역 발생 징후가 있다는 얘기가 들려 관련 동향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중 국경지역을 자주 오가는 한 대북 소식통은 “평양 낙랑 구역 인근에 구제역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앞서 일본 내 대북 인권단체인 '구출하자, 북한 민중 긴급행동 네트워크'도 지난해 말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평양시 강동군 구빈리에서 구제역이 퍼지고 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 당국은 군 부대 등을 동원해 전국적으로 소와 돼지 농장에 대한 소독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그러나 구제역 발생 여부에 대해 공식 언급을 하지 않고 있으며, 국제기구를 통한 지원 요청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 보건당국에 따르면 구제역의 경우 초기 대응이 늦어질 경우 순식간에 확산되는데다 북한에는 방제 약품이나 장비 등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져 구제역이 발생할 경우 큰 피해가 우려됩니다. 한국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이병권 수의사무관입니다.

2007년도 당시 북한에 약품을 보낸 적이 있는데 북한에 소독약이 별로 없는 등 의료 상황이 상당히 열악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구제역의 경우 소에 바이러스 10개만 들어가도 전파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만약 북한에 구제역이 발생했다면 인근 지역 대부분은 전염이 됐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의 경우 구제역이 발생한 지 50여일 만에 매몰 처분 가축이 2백 만 마리를 넘어섰고 1조4천억 원 가량의 손실을 입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 내 구제역 관련 방역 물품 지원 여부에 대해 북한의 공식 발표가 없는 만큼 당국 차원의 지원 여부는 언급할 상황이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통일부 이종주 부대변인입니다.

구제역에 대한 예방 조치인지 방역 조치인지 정확히 알 수 없고, 북한이 현재까지 발병 사실을 공식 발표하지도 않아 지금으로선 어떤 입장을 말할 단계가 아닙니다.

한국 정부는 지난 2007년 국제기구를 통해 북한의 구제역 발생 사실을 확인하고, 남북협력기금을 통해 26억원 상당의 방역 약품과 장비를 지원했습니다.

구제역은 소와 돼지, 염소 등 발굽이 두 쪽으로 갈라진 동물에게 생기는 급성전염병으로, 고열이 나면서 사료를 잘 먹지 않고 입과 발굽에 물집이 생기는 증상을 보입니다.

사람은 감염되지 않지만 다른 짐승에게 병을 옮기는 매개체가 될 수 있어 구제역이 발생한 지역으로의 이동을 철저히 통제해야 합니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이병권 수의사무관입니다.

발굽 사이에 물집이 생기거나 빨갛게 짓무르거나 콧등에 수포가 생깁니다. 소의 경우엔 쩝쩝 소리를 내며 침을 흘리고 입에서 거품이 많이 나옵니다. 협동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면 외부와의 이동 즉, 사람이나 차량을 철저히 통제해야 전파가 안됩니다.

북한 전문가인 김광인 북한전략센터 소장은 “구제역이 발생할 경우 군대에 돼지 등을 정기적으로 바쳐야 하는 주민들로선 부담이 한층 가중될 수 있다”며, 농사를 짓는 데 소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영농 생산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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