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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쌀 대신 옥수수 수입25% 늘려”


쌀과 밀을 비롯한 국제 곡물 가격이 연일 고공행진을 계속하자 북한을 비롯한 저개발국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북한의 경우 쌀보다는 값이 싼 옥수수(강냉이) 수입을 늘린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 FAO는 7일 발표한 ‘식량전망(Food Outlook)’ 보고서에서 5월 곡물가격지수가 262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9%나 올랐다고 밝혔습니다.

2008년 4월에 사상 최고치인 274를 기록한 이후 국제 곡물 가격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FAO는 곡물 재고가 감소하고, 생산량은 늘지 않아 2012년까지 가격 상승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FAO의 곡물 담당 수석 경제전문가인 압돌레자 압바시안 씨는 7일 ‘미국의 소리’방송에 지난 2006년 중순부터 시작된 곡물가격 상승은 기본적으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에 의해 초래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식용과 가축 사료용 곡물 소비가 늘고 대체연료인 에탄올 생산용 곡물 소비는 늘었지만, 곡물 수확량은 별로 늘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 결과 재고가 계속 줄어들어 곡물 가격이 오르는 것이라고 압바시안 씨는 말했습니다.

압바시안 씨는 북한을 비롯한 약 70여 개의 식량부족 저소득 국가들이 식량 가격이 올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식량이 부족한 이들 국가는 국제 시장에서 곡물을 구입할 수밖에 없는데, 곡물 가격이 올라 무역 수지와 경제에 압박을 받고, 결국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압바시안 씨는 설명했습니다.

FAO는 올해 세계식량수입 총액, 즉 각국이 식량 수입을 위해 지출하는 돈이 사상 최대 수준인 1조2백90억 달러에 달할 것이며 특히 식량부족 저소득 국가들의 식량 수입 비용이 지난해에 비해 27% 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편 북한의 경우 곡물 가격이 오르자 값이 싼 곡물 수입에 주력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권태진 부원장은 ‘미국의 소리’방송에, 북한이 주로 구매하는 중국산 곡물의 수입 가격이 지난해보다 평균 20% 이상 올랐다고 말했습니다.

“최근에 북한의 곡물 수입 행태를 보면, 가격이 비싼 쌀이나 대두 같은 경우에는 수입을 많이 줄이고 가격이 상대적으로 싼 옥수수의 수입을 늘리는 경향을 볼 수 있습니다.”

권 부원장은 북한이 올해 1월에서 4월까지 중국으로부터 2만t의 옥수수를 수입해 지난해 수입 물량인 1만5천t보다 대폭 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올해 4월까지 북한의 대중 쌀 수입량은 1만6천t으로 지난해 2만t보다 줄었고, 콩 수입량은 1천t에 지나지 않아 지난해 1만5천t 보다 대폭 줄었다고 권 부원장은 말했습니다.

권 부원장은 북한이 미국을 비롯한 외부의 식량 지원을 받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값싼 곡물의 수입을 계속 늘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권 부원장은 국제 곡물가격 상승이 북한 식량난의 주된 원인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 식량난의 원인은 북한 스스로가 자초한 일이다. 북한의 식량 생산량이 줄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먼저 발생한 것인데, 북한 스스로가 경제난 때문에 충분한 농자재를 공급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지난 2002년부터 북한을 방문해 농업 기술을 전수하고 있는 유엔 식량농업기구 FAO의 티어도어 프리드리히 연구원도 사회주의 경제권의 붕괴와 함께 북한이 비료와 농약 등 농자재 조달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가뭄과 홍수 등 자연재해가 거듭되면서 경작지가 유실되고 토질이 악화돼 생산량이 더욱 줄면서 만성적인 식량난이 계속되고 있다고 프리드리히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만성적인 식량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장마당을 활성화하고 중국처럼 농민에게 이윤을 분배하는 등 시장경제 요소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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