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환경운동가인 한국계 미국인 조너선 리는 10일 8.15광복절을 맞아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남북 어린이 환경평화회담을 열 것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리 군은 이날 `미국의 소리’ 방송에 이같이 밝히고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를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북측에 이미 전달했다고 말했습니다.
3월 21일을 ‘세계 어린이 평화의 날’로 지정해 내년부터 남북한 어린이들을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만나게 하자는 겁니다.
리 군은 3월21일은 봄이 시작되는 날이자 세계평화의 날에 꼭 6개월 앞선 날이기 때문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좋은 날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리 군의 아버지인 이경태 씨는 지난 달 유엔주재 북한 대표부에 이 같은 입장을 전달했고 북한 외무성으로부터 ‘리 군의 제안에 동의하며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와 평화협정 문제가 해결되면 모든 것이 가능할 것’이란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민간을 통해 미국에 평화협정 체결을 제의한 것은 새로운 사실이 아니라며, 미국과 한국은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 있는 태도를 먼저 보이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리 군은 지난 해 8월에도 북한을 방문해 비무장지대에 ‘어린이들을 위한 평화 숲’을 만들 것을 제의했고 북측으로부터 미국과의 평화협정 체결이 우선이란 답변을 받았었습니다.
리 군은 또 오는 11일부터 사흘 동안 주한 중국대사관 앞을 시작으로 주한 미국대사관과 한국 국회를 돌며, 미국과 중국, 한국 정부에 한반도 평화에 앞장서 줄 것을 호소할 예정입니다.
리 군은 호소문에서 “어른들이 만든 전쟁에 어린이들이 희생돼선 안 된다”며 “정치적 상황과 별도로 남북 어린이들의 교류는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에서 태어난 리 군은 미국 미시시피 주 출신으로 미국에서 어린이 나무심기 운동을 하면서 환경운동가로 유명해졌으며 남북한과 미국, 중국 지도자들에게 남북 평화와 환경운동에 적극 나서줄 것을 호소해왔습니다.
북한은 해마다 판문점에서 남북 어린이들을 만나게 하자는 어린이 환경운동가의 제의에 대해 미국과의 평화협정 체결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파악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