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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올해 식량 생산 전망 어두워”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식량난 해결을 강조한 가운데 북한 전역에서 모내기가 시작됐습니다. 전문가들은 협동농장 체제가 계속되는데다 비료 마저 크게 부족한 상황에서 북한이 식량난을 해결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최근 평양 근교 청산리 협동농장을 비롯한 북한 전역에서 모내기가 시작됐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입니다.

[녹취: 조선중앙통신 농장원] “올해 첫 모내기를 시작했습니다. 저희는 올해 농사를 잘 지어서 위대한 김정은 동지께 기쁨만을 드리겠습니다.”

북한에서 경제 일꾼으로 일하다 지난 2003년 한국으로 망명한 탈북자 김태산 씨는 남북한의 모내기 방식이 크게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탈북자 김태산] “북한에 가 보면 깃발을 꼿고 학생들 군인,사무원까지 동원돼 모내기를 한다고 바글바글한데, 여기 남쪽은 모내기 하는 철 같지 않게 조용하게 기계 한 두대가 일주일만에 다하고, 그걸 보고 농업생산도 공업발전에 철저히 의존해야 한다는 것이고…”

북한은 5월 한 달을 ‘모내기 전투’ 기간으로 정하고 학생과 군인 수 십만 명을 농촌 지원 사업에 동원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부족한 비닐박막도 북한의 모내기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모내기를 하려면 4월에 비닐로 보온 못자리를 설치해야 하지만 북한은 비닐박막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한국은 지난 90년대부터 10년간 북한에 못자리용 비닐박막을 지원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하고 천안함과 연평도를 공격하는 등 대남 도발을 계속하자 비닐박막 지원을 중단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또 북한의 비료 부족도 문제로 지적합니다. 벼와 옥수수가 제대로 자라려면 봄, 여름에 질소, 인산, 칼리 같은 비료를 충분히 주어야 하는데 현재 북한은 비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겁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권태진 부원장의 말입니다.

[녹취: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권태진 부원장] “적정량을 질소, 인산, 칼리의 성분 함량으로 표시하면 58만t인데 북한의 생산량은 아무리 높이 잡아도 5만t 이내입니다.”

북한은 모자라는 비료를 중국에서 수입하려 하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입니다. 중국의 해관통계 자료에 따르면 북한이 지난 1월에서 3월 사이 중국에서 수입한 비료는 지난 해 같은 기간의 16%인 6천5백t에 불과했습니다.

북한의 새 지도자 김정은 제1위원장은 농업 문제를 비롯해 식량난 해결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는 그가 지난 달 6일 발표한 첫 번째 담화에서 “인민들의 먹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 농업생산에 대한 국가적 투자를 늘려 식량 공급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데서도 알 수 있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지난 4월27일 내놓은 두 번째 담화에서도 “토지는 농업생산의 기본수단”이라며 토지 정리와 개량 사업을 계속 추진해 논밭의 지력을 높이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북한이 근본적인 농업개혁을 단행하지 않는 한 단기간에 식량난이 해결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지적합니다. 다시 권태진 부원장의 말입니다.

[녹취: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권태진 부원장] “최소 소요량을 5백40만t으로 봤는데, 북한이 생산할 수 있는게 4백70만t으로 예상했거든요. 그러니까 부족량이 70만t 남짓으로 본거죠.”

북한 당국은 부족한 식량 70만t을 미국의 지원과 중국과 태국으로부터의 수입으로 해결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평양의 이런 계획은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북한이 미국과의 합의를 어기고 지난 달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자 미국은 대북 영양 지원 계획을 철회했습니다.

북한은 외화가 부족해 외국에서 식량을 사오기도 어려운 실정입니다. 이런 이유로 권태진 부원장은 올해 북한의 식량 사정이 나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녹취: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권태진 부원장] “북한이 미사일 발사라는 무리수를 두어서 국제사회의 대북 식량 지원 상황이 비관적으로 된데다, 외환도 부족해 식량이든 비료든 확보하는게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한편 전문가들은 북한이 식량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중국을 본받아 협농농장 제도를 개혁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현재 북한에는 3천 여개의 협동농장이 있는데 전부 국가가 소유하고 운영하고 있어 생산성과 효율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한국의 김운근 통일농수산정책연구원 원장의 말입니다.

[녹취: 김운근 통일농수산정책 연구원 원장] “예를 들어, 중국이 1977년부터 개인에게 농지를 임대하고 소유권을 주니까 생산성이 2-3배 올라갔는데, 북한도 모든 농지를 농민에게 돌려주라, 그러면 북한의 농업 생산성도 상당히 높아질 것입니다.”

앞서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 달 20일 “북한도 집단농장 대신 농민에게 땅을 돌려주는 농지개혁을 단행하면 2-3년 안에 식량 문제를 해결할 수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현재 북한의 농업 생산성은 한국과 중국에 비해 크게 저조합니다.

통계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은 농지1헥타르당 5-6t의 쌀을 생산하지만 북한 협동농장의 소출은 그 절반인 2-3t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미국의 소리 최원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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