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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언론인 ‘북한은 신세습국가’ 비판


미국의 한 언론인이 북한과 시리아를 ‘신 세습국가’라고 비판했습니다. 왕조 시대도 아닌 21세기에 한 국가의 최고 통치자가 자신의 권력을 아들에게 물려 준다는 것인데요. 어떤 내용인지 최원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의 한 언론인이 북한과 시리아의 권력 세습을 조목조목 비교, 분석하는 글을 발표했습니다.

미국의 일간지 ‘USA-투데이’ 외교 전문기자 출신인 바바라 슬라빈은 최근 워싱턴의 존스홉킨스대학 미-한 연구소가 운영하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북한과 시리아의 권력 세습을 비판하는 글을 게재했습니다.

바바라 슬라빈은 ‘왕조식 권력 세습이 성공할 때’라는 제목의 글에서 북한과 시리아를 ‘신 세습 국가 (Neo-Patrimonial)’라고 규정했습니다. 왕조 시대도 아닌 21세기에 최고 통치자가 자신의 권력을 아들에게 물려준다는 것입니다. 또 권력 세습을 할 경우 정권은 안정될지 모르지만 국민 절대 다수의 행복은 후퇴하게 된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바바라 슬라빈은 다음과 같은 3가지 요인이 북한과 시리아의 권력 세습을 가능하게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첫째, 북한과 시리아는 모두 강력한 주민 탄압기관이 있습니다. 북한의 국가안전보위부를 비롯한 정보기관들은 수 만 명의 주민들을 정치범으로 몰아 강제 수용소에 수용한 것은 물론 주민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습니다.

10년 전 부자 세습이 이뤄진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도 주민들을 탄압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시리아는 아버지 아사드 시절인 지난 1982년 ‘함마’라는 도시에 포격을 가해 주민 2만 명을 살해한 바 있습니다.

둘째 요인은, 북한과 시리아 모두 부자 세습과 관련 인접국들의 ‘암묵적인 동의’를 받고 있다고 바바라 슬라빈은 지적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중국은 북한 정권 붕괴 같은 정치적 변동을 바라지 않습니다. 또 중국은 북한을 남한과 미국과의 관계에서 일종의 완충지대로 활용하고자 합니다. 이런 이유로 중국은 북한의 부자 세습을 암묵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바바라 슬라빈은 또 ‘남한의 대다수 국민들도 남북이 통일될 경우 자신들의 경제적 상황이 악화될 것을 우려한다’며 주변국 누구도 김정일 정권의 붕괴를 바라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2000년에 권력 세습을 한 시리아의 경우도 비슷합니다. 시리아의 인접국인 이스라엘, 레바논, 그리고 터키는 각자의 이해 관계에 따라 시리아의 부자 세습에 눈을 감았습니다.

세 번째 요인은 국제사회에서 약화된 미국의 위상과 정책 변화라고 바바라 슬라빈은 지적했습니다. 부시 대통령 시절인 지난 2003년 미국은 이라크의 독재자 사담 후세인 정권을 붕괴시켰습니다. 또 부시 행정부는 중동의 민주화를 추진했습니다.

그러나 이라크 사태가 혼미를 거듭하고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상황은 크게 바꿨습니다. 특히 국내 경제 문제에 발목이 잡힌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 문제를 한국과 중국에 맡기는 방식을 채택했다고 바바라 슬라빈은 주장했습니다.

바바라 슬라빈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 세습은 현대사에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북한의 권력 승계가 김정은의 능력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2008년에 뇌졸중을 앓은 김정일 위원장이 갑자기 사망할 경우 올해 27살에 불과한 김정은이 권력 승계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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