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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국빈방문 이모저모 (1)


워싱턴 근교 한국 식당에서 만난 두 나라 정상
워싱턴 근교 한국 식당에서 만난 두 나라 정상

미국을 국빈방문한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미국 정부의 전례 없이 극진한 환대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12일 저녁 두 정상의 비공식 만찬부터 13일 정상회담까지 이모저모를 백성원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문) 이명박 대통령의 이번 미국 방문, 한국 대통령으로는 13년 만의 국빈방문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미국 측이 워낙 극진한 예우를 다하고 있어서 이 국빈방문이라는 게 뭔지, 거기 관심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답) 그렇죠? 외국 손님들이 방문했을 때 어떻게 맞이하느냐, 이게 다 같은 게 아닙니다. 방문의 격에 따라 달라지는 겁니다. 일반적으로 국빈방문이 가장 격이 높구요. 그 다음에 공식방문, 공식 실무방문, 실무방문,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적방문 순입니다. 국빈방문은 보통 한 나라 국가원수가 다른 나라 국가원수를 공식 초청함으로써 이뤄지기 때문에 최고의 예우를 제공하는 거죠.

문) 그래서 지금 이 대통령에 대한 파격 예우가 이어지고 있는 것 같은데요. 특히 오바마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간의 격의 없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됩니다. 두 정상이 한식당을 들렀더군요.

답) 예. 이곳 워싱턴에서 가까운 곳이죠. 버지니아 타이슨즈 코너 라는 곳에 있는 한식당 우래옥에서 두 정상이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일종의 비공식 만찬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식탁을 가운데 두고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얼굴을 마주한 겁니다. 이 대통령이 국빈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했지만,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도 하기 전에 다른 나라 정상과 만찬을 한 건 이례적입니다.

문) 그렇네요. 이 한식당 만찬도 오바마 대통령의 특별 배려에 따른 것이라고 하죠?

답) 예. 사실 이런 만찬은 그냥 백악관에서 하는 게 제일 편하지 않겠습니까? 두 정상이 워싱턴 시내를 거쳐서 식당까지 이동하려면 경호 문제도 만만치 않을 테니까요. 아닌 게 아니라 원래 백악관에서 만찬을 준비하려고 했답니다. 그런데 오바마 대통령이 이 대통령과 격의 없이 얘기하기 위해 외부에서 만났으면 좋겠다, 이런 의사를 밝혀서 만찬 장소가 변경된 거랍니다.

문) 식탁 양 쪽으로 여러 사람이 앉아서 웃는 모습을 봤는데, 두 정상 말고 또 누가 함께 간 겁니까?

답) 예. 식탁에 여럿이 함께 앉았죠. 미국 측에선 우선 클린턴 미 국무부 장관이 동행했구요. 그 밖에 대니얼 러셀 국가안전보장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톰 도닐런 국가안보보좌관이 나란히 함께 했습니다. 한국 측에선 김성환 외교장관이 이 대통령 바로 왼쪽에 앉은 모습이 보였구요. 또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김태효 대외전략비서관도 같이 갔습니다.

문) 뜻밖의 장소에서 비공식 만찬을 해서인지 참석자들이 어떤 음식을 주문했는지도 궁금한데요. 뭘 먹었답니까?

답) 원래 한정식으로 준비하려고 했답니다. 그런데 오바마 대통령이 불고기를 먹고 싶다고 해서 두 정상 모두 불고기로 저녁 식사를 했답니다. 클린턴 국무장관은 비빔밥을 먹었다고 하구요. 오바마 대통령이 음식을 모두 비웠다더라, 그런 후문도 들리구요. 어쨌든 미국 대통령이 자국을 방문한 국가원수 나라의 전통음식을 먹은 건 이례적이라고 봐야죠.

문) 그래서인지 외신들도 이 대통령을 맞아 미국 정부가 전례 없이 극진한 환대를 하고 있다, 그런 보도를 한 것 같은데요. 자, 이렇게 저녁을 함께 먹고 헤어진 두 정상, 다음 날인 13일 아침 또 만났어요.

답) 예. 식사도 중요하지만 두 정상이 중요한 의제를 놓고 할 얘기들이 많습니다. 13일이 바로 그런 날이었습니다. 정상회담이 이 날 잡혀 있었으니까요. 회담을 앞두고 13일 오전 백악관에서 이 대통령 국빈방문 공식 환영행사가 열렸습니다. 워싱턴 인근에 이틀째 비가 내리고 있지 않습니까? 원래 비가 오면 장소를 실내로 옮기기로 했는데, 이날은 야외행사에 차질을 줄 정도는 아니었기 때문에 원래 계획대로 백악관 잔디밭에서 공식 환영행사를 했습니다.

문) 화면으로 보니까 모두들 우산을 쓰고 있더군요.

답) 예. 이 대통령 내외를 기다리면서 양국 고위 수행원과 주미 대사관 직원들이 죽 서 있는데, 조 바이든 부통령이 우산을 펴니까 다들 우산을 펴더군요. 물론 이 대통령이 도착하자 우산을 접고 인사를 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우산 얘기가 나온 김에 한 가지 더 소개를 해 드리면 이 대통령이 단상에 오르던 중에 뒤에서 받쳐든 우산이 너무 낮아 우산에 살짝 부딪치기도 했습니다. 물론 두 정상은 웃음으로 마무리 했구요.

문) 오바마 대통령이 이 대통령과 한국민에 대해 친근감을 나타내려고 그랬는지 한국말을 몇 마디 하는 것도 들었습니다.

답) 예. 환영사 자체를 ‘환영합니다’라는 한국어로 시작했습니다. 또 주한미군이 한국에서 공식적으로 내세우는 문구죠? “같이 갑시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 말을 하면서 미-한 동맹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속담까지 인용했는데요. 무슨 얘긴가 들어봤더니 “발 없는 말이 천리길 간다”, 이 속담을 영어로 죽 풀이를 하면서 내 말이 한국인 마음에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 그런 얘기를 했습니다.

문) 두 정상, 13일 정상회담을 하고 공동 기자회견까지 마쳤는데요. 이어서 대통령의 미 의회 연설 일정이 잡혀 있죠?

답) 잠시 후 이 대통령의 미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이 시작되는 데요. 이번 연설은 지난 주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이 대통령을 공식 초청하면서 이뤄졌습니다. 외국 정상의 미 의회 연설은 전적으로 의회 지도부가 결정해서 초청하는 형식으로 이뤄지는 데요.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외국 정상이 미 의회에서 연설한 건 모두 5차례 있었습니다. 한국 대통령이 미 의회에서 연설하는 건 지난 1998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국빈방문 이후 13년 만에 처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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