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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권태진 KREI 부원장] “북한 식량난 속 쌀 대신 옥수수 수입 늘려”


북한이 올 상반기 중국에서 수입한 식량이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비싼 콩과 쌀 대신 옥수수 같은 가격이 낮은 곡물의 비중이 커진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KREI) 부원장 권태진 박사를 전화로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대담에 김근삼기자입니다.

문) 권 부원장님 안녕하세요?

답) 네 안녕하십니까?

문) 북한의 식량 수입 현황을 살펴보기에 앞서, 먼저 식량 상황에 대해서 좀 여쭤보겠습니다. 올 초부터 국제기구와 지원단체들은 북한의 식량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경고를 했었고, 특히 올 여름 한반도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북한에서도 농경지 피해도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현재 북한 식량 상황이 어떤 것으로 보십니까?

답) 예, 금년도 식량 상황은 그렇게 썩 좋지는 않을 것으로 미리부터 전망이 됐었죠. 특히 지난 6, 7월에 수확한 이모작의 작황이 그렇게 좋지 않을 것이라는 게 지난 겨울을 지나면서 예상을 했던 거고요. 실제로 감자라든지 밀, 보리 작황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을 하고 있습니다. 6, 7월의 식량은 7월이나 8월 중순까지 주로 사용하게 되는데요. 그런 작황이 좋지 않은데다가 최근에 큰 비가 왔고, 전국적으로 상당히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보는데요. 이런 것들이 더해져서 지금 상황은 예년보다는 조금 더 어렵지 않겠나 이렇게 짐작을 합니다.

문) 그러니까, 올해 상황이 지난 해보다 더 악화된 것으로 보시는 거군요?

답) 지난 해보다는 아무래도 좀 다소 나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문) 권 부원장께서 지난 3월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북한의 식량 부족량이 120만 톤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셨는데, 최근 수해 때문에 부족량이 더 많을 것으로 보시나요?

답)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지금 수해라고 하는 것은 금년 가을 작황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지 금년도 식량 수급 상황은 이미 결정이 된 거죠. 지난해 가을 수확량에다가 금년 6, 7월 달에 수확한 이모작 수확량이 북한이 공급할 수 있는 식량이거든요. 지금 수해는 금년 가을 작황에 영향을 미칠 것이지 지금 당장의 식량 수급 상황에 특별히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봅니다. 이미 수확된 곡물이 현재 공급되고 있기 때문에, 지금 현재 공급되고 있는 식량 공급량 자체가 썩 넉넉하지 못하다는 점 때문에 올해 식량 수급 상황이 나쁘다고 얘기하는 것이고, 현재의 작황은 내년 수급에 좀 더 나쁜 영향을 미치겠죠.

문) 그렇군요. 식량 상황을 살펴봤고요. 계속해서 북한의 올해 대 중국 식량 수입 현황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발표하신 보고서를 보니까, 수입량이 지난해보다 늘었군요?

답) 네 좀 늘었습니다. 일단 다른 나라로부터 수입한 것을 제외하고 북한이 주로 중국으로부터 수입을 하는데요. 북한이 중국에서 수입한 곡물, 이것만 감안한다면 지난 해와 비교했을 적에 한 5.5% 정도 수입량이 늘었습니다.

문) 수입량이 중국으로부터 늘어난 배경은 좀 전에 살펴본 식량사정과 무관하지 않겠죠?

답)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금년에 국제 사회의 대북 지원이 작년에 비해 다소나마 늘었다고 평가를 하는데, 크게 늘지는 않았습니다. 약간 늘었죠. 그런데 지난해 북한 작황, 금년 공급할 수 있는 작황 자체가 전년하고 비교하면 크게 나빠지진 것은 아니고, 조금 더 나빠졌다고 보기 때문에요. 북한이 아무래도 수입을 좀 더 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문) 주로 어떤 곡물들을 중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습니까?

답) 금년 상반기에 수입한 곡물을 보면, 옥수수가 가장 많은데요. 옥수수하고 밀가루가 많습니다. 옥수수가 전체 수입한 곡물의 한 38% 정도 차지하고 있고, 밀가루도 거의 38%에 육박할 정도입니다. 밀가루와 옥수수 수입량을 합치면 전체의 75%가 넘는군요. 4분의 3이 넘는데요. 그 외에 쌀도 지난 해보다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수입하고, 콩 같은 경우는 작년에 비해서 수입량이 많이 감소했습니다.

문) 북한에서는 강냉이라고 부르는 옥수수의 수입이 늘어난 것이 눈에 띄고 또 쌀, 콩은 비중이 줄었는데요. 왜 이런 변화가 있다고 보십니까?

답) 아무래도 수입 가격과 상관이 있다고 보는데요. 전반적으로 현재 국제 곡물 가격이 상당히 높은 수준에 와 있거든요. 1년 전하고 비교해서 상당히 높은 상태고 북한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곡물의 수입 가격도 지난 해에 비해서 상당히 올랐습니다. 그렇지만 그 중에서도 옥수수라든지 밀가루는 쌀이나 콩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저렴하죠. 또 이제는 북한 주민들이 많이 먹는 하나의 주식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강냉이, 즉 옥수수는 비교적 저렴하고 또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수입되는 거고요. 밀가루도 주식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주로 최근에 와서는 많이 섭취합니다. 또 시장 활동 하는 데에 밀가루가 꼭 필요하고, 가격 자체가 쌀이라든지 다른 곡물에 비해서 좀 저렴한데요. 아무래도 지금 외환 사정이 나쁜 상황에서 일단 수입량을 늘려야 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그렇다면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옥수수라든지 밀가루의 수입을 늘릴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문) 좀 전에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식량이, 5.5% 늘었다고 하셨는데요. 곡물 가격이 많이 올랐으니까 실제 지출한 비용은 더 많이 늘었겠군요.

답) 상반기에 지출한 전체 수입액을 보면 작년보다 한 15% 정도 증가했습니다. 만약 작년하고 같은 곡물 수입 비율이었더라면 더 많이 올랐을 텐데요, 그래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옥수수나 밀가루를 많이 수입했기 때문에 그나마 15% 증가에 그친 것이죠.

문) 농업에서 비료도 중요한데요. 비료 수입도 상당히 늘었죠?

답) 그렇습니다. 작년에도 비료를 꽤 많이 수입했었습니다만, 금년 들어 비료 수입을 계속 늘리고 있네요. 금년 상반기에 북한이 중국에서 수입한 비료는요, 성분을 감안하지 않은 전체 중량으로 봤을 때 한 19만 톤 정도 됩니다. 이것은 지난 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거의 2배 정도에 달하는 것입니다.

문) 상당히 많이 늘어난 것인데요. 북한에서 생산하는 비료가 있고 외부에서 들여오는 비료들이 있는데요,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할 때 비료 수입이 늘어난 배경을 무엇으로 보시나요?

답) 사실 최근에 북한에 있는 비료 공장을 일부 개‧보수하기도 하고 개‧보수 하면서 사실 주체 비료라고 해서 북한이 조달할 수 있는 원료를 이용하는 행태로 비료 개선 사업을 하는데요. 주로 석탄 같은 것을 이용해서 비료를 생산하고 있고, 국제적으로 흔치 않은 일입니다. 북한이 이렇게 외부에서의 원료 수입을 줄이고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원료를 이용해서 비료를 생산하고자 합니다만 사실 여의치는 않습니다. 원료 조달도 여의치 않은데다가, 비료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거든요. 북한의 에너지 상황이 좋지 않은 면도 있기 때문에 아마 북한이 당초 예상했던 만큼 생산이 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수입량을 늘릴 수밖에 없다. 특히 작년에도 비료가 부족해서 굉장히 혼란을 겪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식량 사정이 좋지 않은 건데요. 금년에도 또 다시 비료 공급이 좋지 않다면 내년도 식량 사정이 더 나빠질 것이기 때문에, 금년도 북한은 비료 공급에 전력을 기울였죠. 그렇지만 국내 생산이 충분치 않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수입을 많이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문) 그렇군요.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답)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농업 전문가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권태진 부원장으로부터 북한의 식량 상황과 앞으로의 전망 등을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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