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김영선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12일 기자설명회에서 “중요한 것은 북 핵 6자회담 재개 자체가 아니라 북한의 비핵화 의지”라고 강조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6자회담의 재개 자체가 아니라 북한이 6자회담에 들어오더라도 비핵화에 대한 진정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김 대변인은 하지만 천안함 사태에 대한 북한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등이 6자회담 재개의 전제조건인지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겠다”면서 “북한의 행동을 보아가며 6자회담 관련국들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대변인은 “6자회담은 한국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관련국들과의 협의가 필요한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정부의 이 같은 입장은 천안함 사태가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 채택으로 외교적으로 일단락된 가운데 나온 것으로, 6자회담을 통해 천안함 국면에서 빠져 나오려는 이른바 ‘출구전략’을 모색하고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김 대변인은 또 “유엔 안보리에서의 조치와 병행해 앞으로 개별국가에서 양자 차원의 대북 조치가 검토될 수 있겠지만 북한의 반응이나 구체적인 행동을 봐가며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천영우 외교통상부 제2차관은 이날 한국의 뉴스 전문 방송인 `YTN 라디오’의 한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유엔 안보리의 의장성명 채택은 북한에 퇴로를 잡을 기회를 제공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안보리 의장성명이 주는 중요한 의미는 퇴로를 제공해 주는 것은 아니지만 북한이 퇴로를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이거든요, 그 기회를 북한이 잡느냐 안 잡느냐에 따라서 앞으로 상황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천 차관은 특히 “북한이 이번 안보리 의장성명 채택을 외교적 승리라고 주장하는 것은 스스로 퇴로를 찾기 위한 북한식 신호라고 볼 수 있다”며 하지만 “천안함 사태의 책임을 계속 인정하지 않으면 국면 전환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은 앞서 지난 10일 외무성 대변인의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형식을 빌어 6자회담 재개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외무성 대변인은 “의장성명이 조선반도의 현안 문제를 ‘적절한 통로들을 통한 직접 대화와 협상을 재개해 평화적으로 해결할 것을 장려한다’고 한 데 유의한다”며 “평등한 6자회담을 통해 평화협정 체결과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일관되게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외무성 대변인은 ‘안보리는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하는 북한의 반응에 유의한다’는 대목만 거론하면서 천안함 사태에 대한 북한 책임론은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