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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풍경] 트럼프 대통령, 탈북 북한인권운동가에 격려 서한


미국에 정착한 탈북민들이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서 북한의 인권 상황을 알리는 거리 행사를 하고 있다. 사진: 유튜브 '미주북한망명정부' 영상 캡쳐.
미국에 정착한 탈북민들이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서 북한의 인권 상황을 알리는 거리 행사를 하고 있다. 사진: 유튜브 '미주북한망명정부' 영상 캡쳐.

매주 금요일 북한 관련 화제성 소식을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입니다. 미국에 거주하는 탈북민 북한 인권 운동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편지와 책을 보냈는데요, 최근 백악관으로부터 편지를 받았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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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말 미국에 입국한 50대 탈북민 조보얼 씨(가명).

2000년 탈북한 뒤 한국과 유럽을 거쳐 미 서부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 정착한 조보얼 씨는 그동안 현지 탈북민들과 함께 북한 인권 활동을 벌여왔습니다.

탈북민들이 쓴 책과 북한의 인권 상황을 알리는 사진들을 소개하는 가두 도서 사진 전시를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행했고, 최근까지 10권의 책을 썼습니다.

유튜브 채널을 열어 자신의 북한 인권 활동을 알리고 여러 주제의 게시물도 올리고 있습니다.

7천여 명의 구독자를 둔 ‘미주북한망명정부’라는 이름의 유튜브 채널인데, LA 지역 탈북민들과 한인들의 북한 인권 활동, 북한해방대회 등의 영상이 올라가 있습니다.

이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인연’이란 주제의 영상도 눈에 띕니다.

성조기와 트럼프 대통령 사진들과 여러 문구들을 적은 내용을 배경으로 서 있는 조 씨는 자신이 2017년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받았던 상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매년 북한 인권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청원서를 백악관에 보내고 있다고 말합니다.

[녹취: 조보얼 유튜브] “2017년, 2018년에도 청원서를 보냈습니다. 2019년에도 보냈고요 그리고 5월에도 보냈습니다..”

5월과 6월 두 차례 백악관으로 보낸 편지와 책에 대해 조 씨는 VOA에 이렇게 설명합니다.

[녹취: 조보얼] “제가 쓴 책은 북한의 인권 문제, 북한의 자유민주주의 문제, 해방된 북한에 경제개혁을 하고 시장경제를 도입하는 이런 문제에 대한 저의 의견을 주로 쓴 책입니다. 대통령이 보셔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해 보냈습니다.”

‘함께 가요’ 라는 제목의 한국어 책과 자신의 편지를 영어 번역문과 함께 보냈다는 조 씨는 자신이 탈북자이고, 북한의 인권 개선 활동을 하고 있다는 내용을 적었다고 말했습니다.

조 씨가 백악관에 책과 편지를 보낸 두 달 뒤인 지난달, 조 씨는 자신의 우편사서함에 매우 반가운 편지가 도착해 있는 것을 뒤늦게 발견했습니다.

[녹취: 조보얼] “8월에 북한해방운동 행사 끝나고 나서 바빠서 못 보다가 8월20일 우편사서함에 가서 확인했는데, 하나하나 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대통령께서 편지를 보내주셔서 대단히 영광이고요..”

자신이 보낸 책과 편지에 대한 답장을 백악관으로부터 받았다는 것입니다.

백악관이 미국에서 북한인권운동을 해온 탈북민 조보얼(가명) 씨에게 보낸 격려 서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했다.
백악관이 미국에서 북한인권운동을 해온 탈북민 조보얼(가명) 씨에게 보낸 격려 서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했다.

조 씨는 백악관으로부터 받은 편지와 봉투를 사진으로 찍어 VOA에 공개했는데, 서한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당신의 지지를 표현하기 위한 당신의 시간과 사려깊은 선물을 보내 준 것에 대해 감사합니다. 긍지를 갖고 있는 미국인들의 좋은 정신에 의해 지속적인 영감을 얻습니다.

나의 행정부가 자유와 기회를 고취시키는데 초점을 두고 있음으로써 우리나라는 계속 번창합니다. 나는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들을 위한 싸움을 결고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당신의 변함없는 지지는 나와 멜라니아에게 큰 힘이 됩니다. 신이 당신과 미국을 계속 축복하기를 바랍니다.”

7월 16일 날짜와 함께 서한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이 인쇄돼 있습니다.

조 씨는 백악관으로부터 서한을 받은 사실을 공개한 이유가 있다고 말합니다.

[녹취: 조보얼] “미국의 대통령은 3억 3천만 명의 미국만 통치하는 게 아니고 세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 그런 중요한 자리에 있는 분인데, 그런 분이 북한의 평범한 주민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 답장을 보낸 자체가 현재 북한에 살고 있는 우리 국민들에게 큰 힘이 된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고..”

그러면서, “북한 주민이 북한의 최고 지도자에게 편지를 보내거나 받는 일이 있을 수 있겠지만, 오직 정권 선전을 위한 목적이고 북한 주민이 김정은의 편지를 받는다고 해도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조 씨는 2015년 12월 도착한 이듬해인 2016년 미국 정부에 망명 허가를 신청해 놓은 상태로, 한국에 입국한 후 북한 인권 활동을 하면서 북한 정권으로부터 신변 위협을 받았다며,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는 나라인 미국에 망명할 결심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내용을 편지에 담아 보냈다는 조 씨는 북한의 인권 문제는 미국이 초당적으로 지지하는 사안이 아니냐며, 백악관에 지속적으로 북한 인권 개선 문제에 대한 관심을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조 씨가 받은 서한에 대해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VOA에,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가 여전히 북한에 있는 사람들과 탈출할 수 있었던 사람들 모두를 계속해서 염두에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그렉 스칼라튜] “This letter shows that President Trump and First Lady Melania Trump continue to care about the people of North Korea, both those who are still inside the country and those who have managed to escape…”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싱가포르, 하노이, 판문점에서 세 차례 정상외교를 진행하면서 정치, 군사와 안보 문제, 핵무기와 미사일이 인권보다 우선됐지만 현재 미국에 거주하며 망명 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탈북민이 보낸 메시지에 대통령이 여전히 관심과 답변을 해준 것은 가슴 뭉클하다”고 말했습니다.

매주 수요일 로스앤젤레스 중국영사관 앞에서 중국 정부의 탈북자 강제북송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는 조보얼 씨.

[녹취: 시위영상] “지금까지 149회 입니다. 적어도 149명은 처참한 북한 인권에 대해 알고 갔을 겁니다..”

조 씨는 오는 11월 미 대선의 승자가 누가 될지 모르지만, 그가 누구든 상관없이 같은 활동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자유에 대한 굶주림과 반정부 활동 때문에 탈북했다는 조 씨는 낮에는 마스크를 쓰고 북한 인권을 외치고, 밤에는 경비로 일하면서 하루도 북한 주민의 진정한 해방을 잊어 본 적이 없다고 말합니다.

[녹취: 조보얼] “지금 상태를 유지하면서, 대북 제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인권 문제를 강하게 거론해 주기를 바랍니다. 북조선을 계속 압박하는 제일 좋은 무기가 인권문제입니다. 대통령뿐 아니라 정치인들에게, 어느 분이 당선되든 지지할 거고 정책을 따를 것인데, 지금처럼 제재를 유지하면서 인권 문제를 거론해 주십사 하는 겁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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