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뉴스풍경] 북한 관영매체 "어린이 휴대폰 사용 우려"


지난 2일 북한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어린이들이 줄넘기를 하고 있다.
지난 2일 북한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어린이들이 줄넘기를 하고 있다.
please wait

No media source currently available

0:00 0:07:18 0:00

북한이 관영매체 보도를 통해 북한 어린이들의 휴대폰 사용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아이들이 지나치게 게임을 많이 해 앞날이 염려된다는 내용입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가 최근 북한 주민들의 손전화 사용 예절에 대해 보도했습니다.

“우리의 감정과 미감에 맞게 고상한 것으로 호출음을 선택해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조선중앙TV'의 이번 보도는 북한 내 손전화 보급이 600만 대에 달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나온 것입니다.

인터넷매체인 ‘NK 경제’는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이 지난 27일 손전화 사용이 어린이에게 미치는 의학적인 피해와 해외 사례를 들며 어린이들의 미래를 우려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노동신문'은 “전문가들이 핵자기공명 기술을 이용해 3세에서 5세 어린이들의 발육 과정을 실험한데 따르면 매일 혼자서 1 시간 이상 액정판만 들여다보는 아이들의 뇌백질 발육 정도가 크게 떨어졌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전했습니다.

신문은 뇌백질이 언어, 책읽기, 인식 등 기능 발달과 연관된 부위라며, 대뇌 성장의 가장 빠른 단계를 5세까지로 본다며 만일 대뇌 발육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면 훗날 주의집중력이 크게 떨어져 학습에 지장을 주게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해외 사례도 소개하면서, 지나친 휴대폰 사용으로 아시아 나라의 초,중학교 학생들의 운동 능력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수업시간에도 해외 학생들은 손전화에 빠져 있다고 전했습니다.

`노동신문'은 자녀들이 컴퓨터나 손전화로 오락을 하는데 부모들은 신경을 쓰지 않는다며 대단한 잘못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휴대전화 사용에 대한 북한 관영매체의 보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은 식품의약국(FDA)과 질병예방센터(CDC) 웹사이트를 통해 휴대폰 사용과 건강에 대한 안내문을 게시하고 있습니다.

FDA는 웹사이트의 ‘어린이와 휴대전화’ 페이지에서 “과학적 증거가 어린이와 청소년이 휴대전화에서 방출되는 고주파방사(RF) 노출로부터의 위험을 보여주지 않는다”고 안내하면서도 전화기 사용 시간 제한과 헤드폰 사용을 권했습니다.

CDC는 휴대폰 사용이 암을 일으킨다는 과학적 증거는 없으며 휴대전화에서 나오는 RF는 X-RAY와 비슷하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RF가 인체에 해롭다는 것은 알려져 있지만 휴대전화 사용 수 년 후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만약 염려된다면 헤드폰을 사용하고 스피커폰을 자주 사용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아울러 세계보건기구(WHO)가 종양, 수면, 기억력, 눈, 두통과 휴대전화 사용의 연관성을 찾기 위한 연구들을 진행하고 있다며 관련 링크도 걸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유에스 에이 투데이' 신문은 싱가포르 국립대학 연구팀이 하루 3시간 이상 스마트폰 화면을 본 유아와 어린이들은 향후 활동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보도했습니다.

현재 미국 내 어린이 휴대전화 사용자 수는 미국 어린이 수의 절반이 넘습니다.

여론조사기관인 ‘커먼센스 미디어’ 조사를 인용한 미국의 공영방송 `NPR'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어린이 53%가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 스마트폰 판매 인터넷 사이트 ‘셀셀(SellCell)닷컴’이 지난해 7월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4세에서 14세 어린이들이 전화기를 사용하는 용도의 57%는 게임입니다.

이런 가운데 조지워싱턴대학 한국학연구소의 김연호 부소장은 `노동신문'의 이번 보도는 현재 북한 주민들의 손전화 사용 실태를 방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연호 부소장] “노동신문에서 이런 기사가 진지하게 나올 정도면 북한에서, 주로 평양 이야기가 되겠지만 지방에서 조차도 굉장히 많이 휴대전화를 쓰고 있고, 청소년도 쓰고 있다는 방증이 되겠죠..”

손전화 보급율 증가에 따른 현상으로, 어린이들의 사용률에도 영향을 받는다는 설명입니다.

[녹취: 김연호 부소장] “실용성 이전에 그 사람의 사회적인 지위를 상징해서 휴대전화가 있어야 사람 구실한다는 인식이 커지니까 아이들 사이에서는 휴대전화가 없으면 기가 죽는 거죠. 그래서 형편이 안돼도 부모한테 졸라서 갖고 다니는 아이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해요. 북한에서. 아이들이 핸드폰을 가지고 다니면 절제하기 힘들겠죠. 아무 때나 꺼내서 선생님한테 혼나는 경우가 있겠죠.”

그러면서, 현재 어린이 사용자의 수를 파악할 수 없지만 절제력이 약한 어린이들은 손전화 사용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부소장은 RFA 기고문에서 ‘노모 포비아, 모바일 결핍 공포증’ 이란 말까지 생겼다며 손전화 중독증에 대해 설명한 바 있습니다. 어른들까지 손전화 게임에 빠져서 식구들끼리 대화할 기회가 사라지고 있다는 겁니다.

한편,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노동신문' 보도의 의도를 체제선전으로 봤습니다.

[녹취: 그렉 스칼라튜] “So what they're trying to do maybe, is to say we are very normal country just like you. Our children have cell phones. No, you..”

“서방세계가 북한을 가난한 독재정권으로 묘사하는데, 우리도 당신들과 같은 매우 정상적인 나라다. 다른 나라와 똑같이 우리나라 아이들도 전화기를 너무 많이 사용해서 건강이 염려될 지경이다”라며 정상국가 흉내를 내고 있다는 겁니다.

또한 북한 부모들도 `노동신문'의 이번 보도를 체제선전용으로 여길 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부모들이 다른 나라 어린이들처럼 전화기 사용의 자유를 누리게 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자녀들이 매우 열악한 환경에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그렉 스칼라튜] “If you're North Korean child is using a cell phone in North Korea. It means you're doing very well. But a lot of children in North Korea are not doing..”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북한 정권이 어린이들의 손전화 사용에 따른 폐해를 염려하기 전에 어린이들의 영양 부족과 인권 등 전반적인 환경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장양희 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