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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꿈 위해 목숨 걸고 탈북”…탈북민, 오슬로 자유포럼 연설


연례 국제 인권 행사인 ‘오슬로 자유포럼’에 참석한 박은희 씨가 연설중이다. (출처: 오슬로 자유포럼 화면)
연례 국제 인권 행사인 ‘오슬로 자유포럼’에 참석한 박은희 씨가 연설중이다. (출처: 오슬로 자유포럼 화면)

저명한 국제 인권 회의인 오슬로 자유포럼에서 탈북민이 북한의 인권 유린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또 북한 주민들이 스스로 자유로운 사회를 만들 잠재력이 있다며, 국제사회가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지다겸 기자가 보도합니다.

“저는 북한에 있는 한 가장 기본적인 권리조차 갖지 못했을 것이고, 결코 저 자신의 존엄성을 통제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후회로 가득한 삶을 오래 지속하는 것보다 차라리 꿈을 이루기 위해 죽겠다는 문구를 떠올렸습니다.”

[녹취: 탈북민 박은희] “As long as I was in North Korea, I would never have the most fundamental human rights, and I would never have control over my own dignity. I remembered the saying I would rather die trying to live my dreams than to live a longer life filled with regrets. Therefore, at the age of 17, I decided to leave my country for freedom.”

탈북민 박은희 씨는 25일 연례 국제 인권 행사인 ‘오슬로 자유포럼’에 참석해, ‘북한을 위한 밝고 자유로운 미래’를 주제로 한 연설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박 씨는 2012년, 17살의 어린 나이에 자유를 위해 한국으로의 탈북을 결심한 순간을 떠올렸습니다.

박 씨는 북한에는 경찰 역할을 담당하는 사회안전원이 200m마다 배치돼 주민들의 옷차림과 머리를 감시한다며, 이들에게 머리와 부츠컷 바지를 길 한복판에서 잘렸던 ‘평생 잊지 못할 끔찍한 경험’이 있다고 회상했습니다.

이어 “그때부터 왜 개인의 몸을 스스로 통제할 수 없고 여성으로서 아름다움을 표출할 수 없는지 자문하기 시작했다”고 고백했습니다.

박 씨는 불의에 맞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예쁜 옷과 귀걸이를 하고 길을 자유롭게 걸어 다니는 것이 꿈이었다며, 이런 자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어린 나이에 목숨을 걸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탈북민 박은희] “For this dream of freedom, I risked my life at a young age and escaped from North Korea to start my new life.”

또 한국 내 재정착 과정에서 맞닥뜨린 많은 장애물에도 꿈을 포기하지 않은 결과, 세계 최대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에서 개인 방송을 운영하며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고, 오슬로 자유포럼에서 영어로 연설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016년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 열린 연례 국제 인권행사 ‘오슬로자유포럼’에서 정치범 수용소 출신 탈북자 정광일 씨가 연설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오슬로포럼 공식웹사이트. (자료사진)
지난 2016년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 열린 연례 국제 인권행사 ‘오슬로자유포럼’에서 정치범 수용소 출신 탈북자 정광일 씨가 연설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오슬로포럼 공식웹사이트. (자료사진)

박 씨는 북한 출신인 점을 밝히는 것이 부끄러운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는 자신 있게 탈북민 신분을 밝힐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3만 3천 명의 탈북민들이 더 나은 삶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고 있다며, 북한 주민들에게 “죽음을 기다리는 것보다 살아남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녹취: 탈북민 박은희] “Just like what the fellow defector told me, we must survive rather than wait for death. This is true of 33,000 North Korean defectors who work harder than anyone else for a better life.”

박 씨는 북한 주민에 대한 국제사회 인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특히 북한 정권의 부정적인 측면에만 초점을 맞추는 언론 보도 때문에, 사람들은 북한 사람들이 함께 일해야 할 동료가 아니라 항상 도와야 하는 상대로만 여기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박 씨는 국제사회가 북한 주민들을 단지 억압의 희생자로 보는 대신에 북한 주민들의 잠재력에 주목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탈북민 박은희] “Just like how investors decided to invest in a company, driven by the company's potential, we should all begin to see the potential of North Korean people. If North Koreans are provided opportunities, especially for defectors, we can all take the initiative and lead our society and our country to a bright and free future.”

박 씨는 북한 주민, 특히 탈북민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북한과 북한 사회를 밝고 자유로운 미래로 이끌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권위주의 정권의 인권 유린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미국의 ‘인권재단 (HRF: Human Rights Foundation)’ 주관으로 지난 2009년부터 열리고 있는 오슬로 자유포럼은 올해로 12번째를 맞았습니다.

특히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 때문에 사상 처음 가상 회의 형식으로 24일부터 이틀간 진행됐고, 박 씨는 14명의 연사 중에 포함됐습니다.

앞서 열린 오슬로 자유포럼에는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 그레이스 조, 정광일, 강철환, 박상학, 박연미, 이현서, 지성호 등 탈북민들이 연사로 참석해 북한 인권 참상을 고발하고 국제적인 관심을 촉구했습니다.

VOA뉴스 지다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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