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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접속 기록으로 본 북한 내 스마트폰 점유율, 애플∙삼성∙화웨이 3파전


북한 평양의 김일성, 김정일 초상화 앞에서 주민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 평양의 김일성, 김정일 초상화 앞에서 주민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에서는 주로 미국과 한국, 중국 기업의 스마트폰이 인터넷 접속에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1년 동안 북한에서 인터넷에 접속한 기록들을 확인한 결과입니다. 오택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서 인터넷 사용이 포착된 스마트폰의 점유율을 살펴본 결과 미국의 '애플'과 한국의 '삼성', 그리고 중국 '화웨이'의 스마트폰이 3파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스탯카운터'가 공개한 북한의 스마트폰 점유율 그래프. 미국의 '애플'과 한국의 '삼성', 중국의 '화웨이'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스탯카운터'가 공개한 북한의 스마트폰 점유율 그래프. 미국의 '애플'과 한국의 '삼성', 중국의 '화웨이'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전 세계 웹 트랙픽 분석 사이트인 '스탯카운터'(Statcounter)가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각 국가별 스마트폰 점유율 자료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5월 현재 미국 '애플'사의 스마트폰 점유율이 30.8%로 가장 높았습니다.

이어 한국 '삼성' 이 22.3%, 중국 '화웨이' 가 15.9%로 뒤를 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1년 동안 세 제조사가 만든 스마트폰의 점유율은 큰 폭의 변동을 보였습니다.

'화웨이' 스마트폰은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8개월 연속 점유율 1위를 기록했고, 지난해 11월엔 점유율이 62%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삼성' 스마트폰은 지난 4월 점유율이 70%까지 올라 지난 1년 동안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습니다.

5월 현재 점유율 1위를 기록한 '애플' 스마트폰은 지난 3월 33.3%의 점유율로 1위에 오르는 등 지난 1년 동안 두 차례 점유율 1위를 차지했습니다.

'스탯카운터'는 자사와 연계된 전 세계 200만 개의 웹사이트에 접속하는 기기들의 정보를 수집해 각국의 스마트폰 점유율을 파악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각 스마트폰에는 제조사 정보 등 기기별로 사용하는 특정 유저 에이전트(User-Agent) 코드가 있으며, 스마트폰으로 각 사이트에 접속하면 해당 사이트는 어느 제조사의 스마트폰이 접속했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실제 '스탯카운터'는 지난 2015년 9월 이런 방식으로 확보한 각국의 웹사이트 페이지 뷰 활동 표본 수가 163억 개이고, 해당 기간 북한에선 4천 862개의 표본이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점유율은 북한 지역 내에서 인터넷 사용이 확인된 스마트폰 가운데 각 제조사별 비율이 어느 정도인가를 나타낸 것으로, 점유율에 나타난 특정 업체의 스마트폰이 실제로 북한 내에 얼마나 있는지는 추정하기 어렵습니다.

'스탯카운터'가 공개한 자료엔 이들 3개 기업의 스마트폰 외에 한국의‘LG’와 중국의 ‘샤오미’ 등 다른 업체의 스마트폰 점유율도 포함됐지만 북한에서 만든 스마트폰인 '진달래'와 '아리랑' 등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2017년 12월에 채택된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 2397호는 각국이 스마트폰과 같은 전기∙전자제품을 북한에 수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스마트폰 점유율에 나온 해외 제조업체들의 제품은 모두 불법, 즉 밀무역을 통해 북한으로 반입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미 조지워싱턴대학교 한국학연구소의 김연호 부소장은 3일 VOA와의 통화에서 북한 내 스마트폰 점유율 정보와 관련해 인터넷 사용이 포착된 스마트폰이 어떤 인터넷망을 활용했느냐에 따라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먼저, 중국에서 밀수한 스마트폰으로 접경 지역에서 중국 인터넷망을 사용할 가능성입니다.

[녹취: 김 부소장] "중국에서 밀수해서 들어온 외국산 스마트폰을 가지고 국경 지대에서 중국 통신망을 따라서 인터넷에 접속했다고 하면 그것은 가능하죠. 이는 (인터넷 사용을) 허락받은 엘리트 계층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가능하죠."

김 부소장은 북한 정권이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인터넷망인 '고려링크'를 이용해 평양 등지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도 있다며,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 부소장] "고려링크 가입자 수가 한 400만에서 500만 명 되는 것이 아닌가 추정하고 있는데요. 이는 북한 내부에서 철저하게 감시되고 있습니다. 그 망을 통해서 인터넷에 접속했다고 하면 이는 모두 허가받은 사람들일 테고요.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평양에 있는 공장에 가서 현지 지도를 하고, 북한산 지능형 손전화(스마트폰)가 굉장히 품질이 좋다고 선전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허가받은 엘리트 계층이 중국산이나 한국산, 미국산 손전화를 쓴다고 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한편 미 중앙정보국(CIA)의 월드 팩트북에 따르면, 북한 내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약 382만 1천 800명이지만 스마트폰 사용자 수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한국 통일연구원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북한에선 지난 2013년 출시된 '아리랑 1201'을 통해 본격적인 스마트폰 보급이 시작됐으며 현재 '아리랑'과 '평양', '진달래', '푸른하늘', '길동무' 등 총 5종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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