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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4월 수입품 절반이 비료…소비재 대신 공업, 건축용품 유입


중국 단둥에서 북한 신의주로 향하는 화물차가 압록강 조중우의교를 건너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이 지난달 중국에서 수입한 품목 중 절반가량은 비료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입액은 물론 품목의 개수도 전체적으로 크게 늘어난 가운데 소비재 품목 대신 농업과 공업, 건축용 물품이 대거 유입됐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지난달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품목은 모두 91개입니다.

이는 전달인 3월의 16개에 비해 75개 품목이 늘어난 것으로, 한 달 만에 북한의 대중 수입 품목이 다양해진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앞서 VOA는 중국 해관총서 자료를 토대로 4월 북한의 대중 수입액이 2천 875만 달러로, 3월에 비해 약 2배 많아졌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해관총서가 20일 공개한 세부자료에 따르면 4월 북한의 대중 수입 품목의 개수는 전달에 비해 약 6배 많았습니다.

3월과 비교할 때 수입액수의 증가폭보다 수입 품목의 증가가 특징적입니다.

북한이 이 기간 가장 많이 수입한 품목은 비료였습니다.

북한이 4월 한 달간 가장 많이 구매한 물품은 광물성 혹은 화학비료로 분류되는 ‘인산이암모늄’(868만 달러)과 질소비료 (425만 달러) 였습니다.

이들 두 제품의 수입액이 1천 293만 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전체 대중 수입액에서 비료 관련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에 가까운 약 45%에 달했습니다.

비료제품은 지난 3월 북한의 대중 수입액 중 71%를 차지했었습니다.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가 본격화됐던 지난해까지만 해도 예년에 비해 비료 수입량이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바 있는데, 올해의 경우 지난해는 물론 2018년의 비료 수입량까지 뛰어넘은 상태입니다.

이에 대해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20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 내 비료가 매우 부족한 상황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It's very interesting that they're high priority is fertilizer. That's kind of a bad signal actually means they don't have enough fertilizer….”

브라운 교수는 북한이 비료에 높은 우선순위를 두는 점이 흥미롭다면서, 이는 비료가 충분하지 않다는 의미일 수 있는 만큼 나쁜 신호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내 비료 비축분이 많다면 비료 대신 다른 시급한 물품들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수입을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2014년 북한 접경도시 신의주의 압록강변에 중국에서 들여온 비료가 쌓여있다.
지난 2014년 북한 접경도시 신의주의 압록강변에 중국에서 들여온 비료가 쌓여있다.

비료를 제외한 북한의 수입품 대부분은 주로 산업에서 사용되는 물품들이었습니다.

전체 수입액에서 3번째로 많은 품목은 에틸렌의 중합체로 만든 ‘플라스틱 판’으로 수입액은 194만 달러였고, 이어 탄산이나트륨 131만 달러어치가 4번째였습니다.

그밖에 살충제(131만 달러)와 내화벽돌(89만 달러) 등이 북한이 많이 수입한 품목이었습니다.

북한은 이외에도 지난 4월 한 달 동안 건축 관련 자재와 재지 등 사무용품, 실 등 섬유 관련 제품으로 나머지 수입품 목록을 채웠습니다.

이처럼 북한의 수입이 전체적으로 비료와 산업용 물품에 쏠린 가운데, 북한의 대표적 소비재 품목인 설탕이나 밀가루 등은 4월 수입품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물론 이 기간 북한의 10대 대중 수입 품목 중에는 ‘버터(7위)’와 ‘코코아 가루(10위)’와 같은 소비재 품목으로 분류할 수 있는 상품들도 있었습니다.

다만 소비자들에게 판매될 만큼의 양으로 보기엔 적은 면이 있어, 소비재 품목 대신 가공식품의 재료 혹은 국제 인도주의 기구 등이 구매한 물품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브라운 교수는 이번 자료로 볼 때 북한의 국경 봉쇄 조치가 아직 해제되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I think the significance is that it is opening up a little bit and it's not like the border is open, as if the border was open…”

만약 국경이 개방됐다면 소비재 품목의 수입을 더 많이 볼 수 있었을 것이고, 비료와 산업용 품목들이 전체 대중 수입액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건 국가 기관 위주로 일부 무역이 재개된 점을 시사한다는 설명입니다.

트로이 스탠거론 한미경제연구소(KEI) 선임국장은 북한이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2월까지 사실상 외부와의 교역을 단절한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평소 들여오지 못했던 물자들을 급하게 들여오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녹취: 스탠거론 선임국장] “So they are behind on supplies that ordinarily might have come in another month…”

스탠거론 국장은 최근 북한의 대중 무역이 증가하는 양상이지만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라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영향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또 북한에 소비재 품목이 수 개월째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북한체제의 특수성에 주목했습니다.

[녹취: 스탠거론 국장] “North Korea is different from most countries, the Chinese government, the Vietnamese government both of which have you know communist regimes still in place…”

공산주의 체제가 들어선 중국이나 베트남은 경제적 성과로부터 권력을 얻고, 이에 따라 주거나 소비재 품목에 대한 접근을 개선하는 등의 노력을 하지만 북한은 다르다는 겁니다.

스탠거론 국장은 북한 정권이 주민들의 대규모 아사를 피하고 기본 식량 상황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이런 관점에서 비료나 살충제 등에 우선순위를 두는 건 타당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은 이번 북-중 무역자료를 통해 북한이 산업 전반에서 다양한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는 점이 일부 확인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90여 개의 수입품 중 합판과 벽돌 등 건축 관련 자재가 다수 포함된 점을 들어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중단했던 여러 건설 프로젝트를 재개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놨습니다.

뱁슨 전 고문은 또 실과 같은 일부 섬유 관련 제품이 수입된 점에 주목하면서, 중국에서 들여온 섬유 관련 제품을 가공해 재수출하는 활동이 다시 시작될지 여부도 관심사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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