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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대학생 ‘6.25 전사자 유해발굴현장’ 방문


탈북자 출신 대학생들과 학군단 예비 장교들이 6.25 전사자유해발굴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당일 오전, 3구의 유해가 발견된 강원도 양구 백석산 현장에서 직접 전사자 유해를 본 탈북 대학생들은 전쟁의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며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한국 중동부전선 최전방지역인 강원 양구 ‘피의 능선’에 호국영령을 위로하는 진혼곡이 울려 퍼집니다.

6.25 한국전쟁을 3일 앞둔 지난 22일, 탈북 대학생과 한국 대학생들 그리고 일반 시민 등 70여 명이 6.25 전사자 유해발굴 현장을 찾았습니다.

한국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보훈의 달 6월을 맞아 나라사랑과 호국보훈 의식을 높이는 안보교육 차원에서 유해발굴 현장을 방문하는 체험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국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발굴과장 주경배 중령입니다.

“학생들의 안보 의식 고취 차원에서 이런 자리가 마련됐다고 볼 수 있죠. 호국의 형제라는 안장식을 한번 한 적이 있는데 이 일대에서 발굴한 유해거든요. 그래서 그 현장을 한번 견학하는 것이 좋겠다.”

이날 오전에는 국군유해 3구가 한꺼번에 발견돼 발굴이 한창이었습니다. 구멍난 두개골과 아군 탄창, 미제 물품 등이 나왔고 이를 직접 본 참석자들은 말로만 듣던 전쟁의 비극을 몸소 체험했습니다.

한국외대 중국어교육과에 재학중인 탈북자 최윤식 씨입니다.

“전쟁의 피해, 정말 현장에 와서 보니까 탄피라든가 해골, 진짜 느끼는 게 전쟁의 결과는 정말 피해와 희생 밖에는 더 없구나. 그래서 남북간의 전쟁은 없어야 하고 가능한 한 평화와 대화, 협력으로 남북한의 문제를 풀어야 한다. 한 사람의 잘못된 생각, 이념으로 인해서 무고한 시민들이 희생을 치렀고 그로 인해서 반 세기 넘게 갈라져 있잖아요.”

수리봉으로도 불리는 이곳 강원도 양구 ‘피의 능선’ 은 1951년 8월부터 같은 해 9월까지 미2사단과 한국군 5사단이 북한군 3개 사단과 혈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6km의 전선이 피로 얼룩졌다고 해 ‘피의 능선’으로 이름 붙여진 곳입니다.

한국 국방부는 650여명이 전사하거나 실종됐던 이곳에서 유해발굴 작업에 나서 150여 구의 유해를 수습했고 현재도 계속 발굴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0년 시작된 유해발굴 작업으로 현재까지 총 6284구가 발굴됐으며 아직 수습하지 못한 유해 13만여구도 모두 발굴할 계획입니다.

한국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이용석 조사과장입니다.

“할머니가 남편이 전사해 죽어간 대관령에 방아다리골에 살고 계세요. 남편을 기다리면서. 이제나 저제나 올 것인가. 유해발굴 뉴스만 나오면 전화가 오는거야. 저보고 아프지 말고 유해 좀 많이 찾아달라고. 이것도 살아있는 자로서의 하나의 임무야”

현장에서 수습된 유해는 전통방식에 따라 오동나무 상자에 담겨져 태극기로 포장되며 임시 감식소로 옮겨져 나이, 사망원인 등 유해감식을 받고 DNA 유전자 확인을 거쳐 유가족에게 인도됩니다. 유엔군 실종자까지 식별이 가능해 우방국 유해는 해당국으로 인계되고 적군 유해는 파주 적군묘지에 임시 매장됩니다.

한국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이용석 조사과장입니다.

“북한에 있는 유가족들도 얼마나 찾고 싶어 하겠어요. 말은 못하지만. 나중에 여건이 돼 DNA 감식을 하면 북한에 있는 분들도 찾을 수 있다고요.”

탈북 대학생들이 6.25 전사자 유해발굴 현장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들은 오전에 유해발군 현장과 임시 유해 보관소를 둘러본 뒤 오후에는 북한이 남한으로 가장 깊숙이 침투했던 제4 땅굴을 견학했습니다.

한국외대 중국어교육과에 재학중인 탈북자 최윤식 씨입니다.

“믿겨지지가 않네요. 어떻게 저런 생각을 했나. 반면에 집요하기도 하고. 10여 년 동안 재래식 방법으로 땅굴을 팠다고 했는데 군인들이 불쌍하기도 해요.”

남북한의 대학생들은 전쟁의 진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오늘 행사가 뜻 깊다고 말합니다. 참석자들 모두 이 땅에 다시는 이런 전쟁의 비극이 되풀이되선 안 된다며 한반도에 평화 통일이 이뤄지길 간절히 기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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