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엔기구를 통해 1년 만에 대북 지원을 재개한 한국 정부가 북한 어린이 1백 10만 명이 접종할 수 있는 B형 간염 예방백신을 지원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15일 국제 개발지원단체인 독일 카리타스 등을 통해 북한에 10억 6천만원 상당의 B형 간염 예방백신을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보건복지부 예산으로 구입한 간염 백신은 지난 7일과 14일 두 차례에 걸쳐 중국 단둥을 거쳐 신의주에 도착했습니다.
간염 백신은 북한 함경남북도 어린이 85만명과 양강도와 자강도 어린이 30만 명에게 전달될 예정입니다.
독일 카리타스는 지난 해부터 7세-16세 북한 어린이 3백 70만 명을 대상으로 5단계에 걸쳐 B형 간염 백신을 지원하는 사업을 해왔습니다.
한국 정부는 천안함 사태에 따른 대북 제재 조치 이후인 지난 해 9월과 11월에도 17억 원 상당의 백신을 지원했지만 연평도 사태 이후 지원을 전면 중단했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미국의 소리’ 방송에 “간염 백신의 경우 전용될 가능성이 낮은데다 5.24조치의 틀 안에서 순수한 인도적 지원을 한다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조치는 한국 류우익 통일부 장관이 취임 이후 강조해 온 유연한 대북 정책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졌다는 평가입니다.
앞서 한국 통일부는 지난 8일 세계보건기구에 제공했던 대북 인도적 지원금 가운데 연평도 사태 이후 집행되지 않았던 6백 94만 달러의 집행을 지난 8일 승인하기도 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투명한 분배 검증이 이뤄진다는 조건에서 밀가루와 의약품 등 북한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앞으로도 계속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유엔 산하기구를 통한 대북 지원에 이어 정부 자금을 활용한 백신 지원은 그동안 민간에 국한됐던 대북 지원에 한국 정부가 참여한다는 데 의미가 있어 앞으로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됩니다.
한국 정부가 어린이 110만 명이 접종할 수 있는 B형 간염 예방백신을 북한에 지원했습니다. 최근 유엔 산하기구인 세계보건기구(WHO)를 통해 대북 지원을 재개한 데 뒤이은 조치로, 한국 정부가 북한에 간염 백신을 지원한 것은 연평도 사태 이후 처음입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