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군 당국은 외교적 이유가 아닌 기상악화로 연평도 사격훈련이 지연되고 있다며, 이르면 20일 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한국 군은 지난 달 23일 연평도에서 비슷한 사격훈련을 실시한 지 몇 시간 만에 북한 군의 포격을 받았었습니다.
한국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 실시될 예정인 한국 군의 연평도 사격훈련과 관련해 사격 방향이 한국 서남방 해상을 지향하는 등 “순수 방어적이고 통상적인 훈련으로 트집 잡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일부 군사 전문가들은 우려를 나타내며, 한국이 이번 훈련을 강행할 경우 북한이 보복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18일 발표한 담화를 통해 “이번에 있게 될 2차 연평도 사건의 가장 주된 책임은 남조선 괴뢰들을 도발로 사촉한 미국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조선반도에서 초래되는 모든 극단사태와 그 후과에 대해 미국과 계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담화는 한국이 포사격을 강행해 “금지선을 넘어서는 경우, 조선반도 정세의 폭발과 그에 따르는 참화는 피할 수 없게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북한 혁명무력은 북한의 “주권과 영토 안정을 침해하는 도발자들에 대해서는 단호하고도 무자비한 징벌을 가할 것이라고 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북한군은 19일 서해안 해안포와 방사포 등 포병부대에 대비태세 지침을 격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 국방부의 데이비드 라판 대변인은 한국이 연평도 사격 훈련을 실시할 권리가 있다며 이를 옹호했습니다.
“They do them all the time. It’s on an established range...”
한국은 과거부터 해상 사격훈련을 계속해오고 있고, 이에 대해 관련 당사국들에 통보하는 등 모든 규약을 준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편, 주한 미군은 한국의 이번 사격훈련과 관련해 경계 태세를 강화하지는 않았습니다. 주한 미군의 워터 샤프 사령관은 지난 18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한국 군의 군사 훈련 계획 때문에 위협이 고조된 것으로 판단하지는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는 러시아가 요청한 한반도의 긴장 고조 상황을 논의하기 위한 긴급회의가 19일 열렸습니다.
비탈리 추르킨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이보다 앞서 자제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할 필요가 있다며,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외교적 활동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러시아는 중국과 더불어 이번 사격훈련을 취소하라고 한국에 촉구한 바 있습니다.
중국은 지난 18일 베이징 주재 한국 대사와 북한 대사를 소환해 한국의 사격훈련 계획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중국은 한반도 긴장상황이 극도로 위태롭다며 더 이상의 긴장 고조로 이어질 어떠한 행동에도 단호하고 명백히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북한을 방문 중인 미국의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 주지사는 오늘 성명을 통해, 북한 외무성과 군부의 고위 지도자들과 3차례 중요한 회담을 가졌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의 사격훈련 계획과 관련해 최대한 자제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고 말했습니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민간인 자격으로 북한을 여러 차례 방문한 몇몇 미국인 가운데 한 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