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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러 정상, 극동.시베리아 개발 협의


한국과 러시아 정상이 서울에서 만나 극동, 시베리아 개발사업을 협의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의 국영 가스회사 사장이 2017년부터 1백억 입방미터의 천연가스를 한국에 공급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주요20개국 (G20) 정상회의 참석차 서울을 방문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이명박 한국 대통령이 두 나라간 시베리아 공동 개발과 러시아산 가스 공급 문제를 논의해 주목됩니다.

두 정상은 10일 정상회담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두 나라의 에너지 협력사업들이 원활히 추진되고 있는데 만족을 표시하고 유전 공동개발, 러시아 광물자원 개발,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한국 공급을 위해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극동, 시베리아 지역 경제발전을 위한 협력 방안도 중점 논의됐습니다. 두 정상은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극동, 시베리아 개발 사업 의지를 재확인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말입니다.

“극동 시베리아 지역 개발과 러시아 경제 현대화 과정에서의 협력이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데 공감하고 구체적 성과 도출을 위해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도 두 나라간 경제협력에서 극동, 시베리아 지역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그 동안 에너지 분야에서 이룩한 성과를 평가하고 앞으로 이 분야의 협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는 겁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또 이명박 대통령과 극동, 시베리아에 대한 한국의 투자, 자원개발 등 여러 사업을 협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즈프롬의 알렉세이 밀러 사장은 러시아가 오는 2017년부터 한국에 매년 최소1백억 입방미터의 천연가스를 수출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함께 한국을 방문한 밀러 사장은 10일 기자들에게, 아시아가 유럽에 버금가는 천연가스 수출시장으로 곧 부상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특히 한국 측과는 다음 달부터 천연가스 공급에 관한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며, 가스 공급방식은 가스관, 압축, 액화 중에서 어떤 방식으로 할 지 아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는 해저 가스관 대신에 육상 가스관 건설을 고려하고 있다고 밀러 사장은 밝혔습니다.

밀러 사장의 말 대로라면 시베리아에서 북한을 지나 한국까지 연결되는 가스관 건설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앞으로 러시아와 한국의 협상이 어떻게 이뤄질지 주목됩니다.

두 나라는 한 때 동해 해저에 가스관을 매설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북한 영해를 피해 공해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건설비용이 많이 들고 수심이 깊어 기술적으로도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을 통과하는 육상 가스관 건설도 논의됐지만 북한 핵 문제가 풀리지 않아 현실성이 없는 방안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한국은 현재 러시아 사할린에서 생산되는 천연가스를 액화천연가스 형태로 매년 1백50만t씩 선박을 통해 수입하고 있습니다.

미 의회 산하 의회조사국의 딕 낸토 박사는 정치적으로 뒷받침되지 않는 한 현재로서는 육상 가스관 건설이 실현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습니다.

러시아는 한국을 끌어들여 극동 지역의 가스관 연결사업이 중국에 국한되지 않기를 바라겠지만, 한국 입장에서는 가스관이 북한을 통과할 경우 천연가스 공급체계가 북한의 영향을 받을 수 있어 큰 매력이 없다는 겁니다.

그러나 낸토 박사는 한국과 러시아의 가스관 건설 협상은 북한 측이 국제사회에서 정상적인 국가로 행동할 경우 어떤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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