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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야 국회의원, 대북 식량 지원 견해차


미국을 방문 중인 한국의 국회의원들이 어제(28일) 워싱턴에서 토론회를 가졌습니다.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 문제와 북한에서의 민중혁명 가능성 등에 초점이 맞춰졌는데요, 이연철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한국의 여야 국회의원들은 28일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대북 식량 지원 문제에 대해 엇갈린 견해를 보였습니다.

여당인 한나라당 의원들은 인도적 지원에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즉각적인 지원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인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정치적 문제와 인도적 문제를 분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나라당 대표를 지낸 정몽준 의원은 북한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지만, 잘못된 메시지를 전하기를 원하지는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정 의원은 부친인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인도주의적 지원으로 북한을 도와주길 원했고, 자신도 그 길을 따르고 싶지만,

핵 보유국가인 북한에 식량을 지원하는 것은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반도 문제나 북한 문제는 국제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좀 더 포괄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한나라당의 백성운 의원도 인도적 대북 식량 지원에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북한의 식량 생산량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와 분명한 모니터링을 통한 투명성 확보 등 두 가지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민주당의 박영선 의원은 북한에 대해 당근과 채찍을 사용하는 좀 더 균형 잡힌 외교를 해야 한다면서, 지금은 당근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세계식량계획 WFP의 보고서에 따라 가능한 한 빨리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이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민주당의 김효석 의원도 정치와 인도적 지원 문제는 분리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의원은 일본이 독도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지만, 한국인들이 지진 이후 모든 지원을 다하고 있는 것은 정치와 인도주의적 문제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앞서 북한에 대한 정부 차원의 식량 지원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편, 북한에서 튀니지와 이집트에서와 같은 민중혁명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 한국의 국회의원들은 대부분 시간 문제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한나라당의 최구식 의원은 북한 주민들도 전제주의 국가인 북한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안다고 말했습니다.

최 의원은 북한에서도 언젠가는 민중혁명이 일어날 것이 확실하다며, 다만 시기와 방법이 문제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몽준 의원도 북한에서 급변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정 의원은 북한에 휴대전화가 많이 보급됐고 한국의 드라마 등을 볼 수 있는 DVD플레이어도 많이 보급된 상태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오늘의 북한은 과거의 북한과는 매우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당의 김효석 의원도 정 의원의 견해에 동의했습니다.

김 의원은 시간이 다소 걸리겠지만 튀니지에서와 같은 민중혁명이 북한에서도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민주당의 박영선 의원과 한나라당의 홍일표 의원은 아직은 그 같은 가능성이 그리 크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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