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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주변 정치 변화, 대북 영향 주목


올해는 한반도와 주변국들에서 대통령 선거와 지도부 교체를 포함한 중요한 정치 일정이 예정돼 있습니다. 각국의 정치지형 변화가 대북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큰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에서는 오는 4월 국회의원 선거와12월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습니다.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은 지난 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패한 데 이어 여러 정치적 악재가 겹치면서 4월 국회의원 선거에서 다수당의 지위를 잃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대통령 선거 역시 분위기가 한나라당에 불리하게 변하면서 야당으로의 정권교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은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와 상하원 선거가 동시에 치러집니다. 재선을 노리는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초기 지지율이70%에 이르러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지만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한 때40% 선까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최근 들어 미국 경제가 조금씩 나아지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도 50% 가까이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바마 대통령과 한판 승부를 벌일 공화당 후보는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결정됩니다. 그 때까지 각 후보들은 경선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합니다. 지난 3일 아이오와 주에서 열린 첫 경선에서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초접전 끝에 1위를 차지했습니다.

롬니 전 주지사는 공화당 대선주자들 가운데 유일하게 오바마 대통령보다 대선 경쟁력에서 앞서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있지만, 공화당 대선 후보로 뽑힐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중국은 오는 10월 지도부 교체가 예정돼 있습니다. 18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시진핑 현 부주석이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자리를 물려 받을 것이 확실시 되고 있습니다. 원자바오 총리도 리커창 부총리에게 총리직을 넘겨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러시아는 오는 3월 대통령 선거를 치릅니다. 지난 2008년 헌법상의 제한 때문에 3선 도전을 포기했던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다시 당선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렇게 올해 한반도와 주변국들이 국내정치적으로 큰 변화의 시기를 맞게 됐지만, 대북정책에 관한 한 가장 주목해야 할 나라는 한국이라는 게 미국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입니다.

한국의 진보세력이 올해 국회의원 선거나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대북정책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는 겁니다.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을 계기로 한국의 진보세력도 무조건적인 대북 지원에는 부담을 느끼겠지만, 이명박 정부보다는 더 관대한 대북정책으로 방향을 바꿀 것이라고 클링너 연구원은 내다봤습니다.

반면 미국은 대선 결과에 상관없이 기존의 정책기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워싱턴 소재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래리 닉쉬 연구원입니다.

공화당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대북 핵 협상의 조건을 다소 수정하거나 더 강화할 수는 있어도 근본적인 변화는 없을 거라는 겁니다. 미국은 비핵화 사전조치로 핵 활동 중단,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 유예, 핵 사찰 등을 북한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중국과 러시아 역시 대북정책에 관한 한 안정과 현상유지를 최우선시 하고 있는 만큼 지도부 교체나 대선 결과가 큰 변수로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닉쉬 연구원은 올 한해 미국이 대선정국에 휩싸이겠지만 그 과정에서 대북정책의 방향이 크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공화당의 당내 경선이나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운동 과정에서 아직까지 북한 문제가 별로 다뤄지지 않은데다, 북한 역시 김정일 위원장 사망 이후 미국과 언제 대화를 재개할지 확실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북한이 두세 달 안에 미국과 대화를 재개한다면 올해 안에 6자회담이 다시 열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미국의 스티븐 보즈워스 전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지난해 말 ‘미국의 소리’방송과의 인터뷰에서6자회담 재개 결정은 미국이 최소한 한 차례 더 북한과 고위급 회담을 한 뒤 관련국들이 이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닉쉬 연구원은 6자회담이 올해 안에 재개될 경우 북한이 영변 이외의 지역에서 비밀리에 진행 중인 우라늄 농축 계획이 미국 내에서 정치적으로 큰 논란이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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