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통일부 산하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은 14일 2000년 이후 입국한 탈북자 1천2백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이 경제 활동에 참가하는 비율과 고용률은 일반 남한 국민의 70-80%에 불과했습니다. 한국 통일부 천해성 대변인입니다.
북한이탈주민의 경제 활동 참가율은 42.5%, 고용률은 38.8%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우리 일반 국민들의 경제 활동 참가율 61%, 고용률 59%의 약 70, 80% 수준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취업 분야는 단순노무직이 가장 많았고 기계조립과 서비스업, 판매직 순이었습니다.
취업을 했더라도 절반 가량이 ‘한달 소득이 1백만원도 안 된다’고 답해 상당수 탈북자들이 열악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저생계비인 50만원 미만이라고 답한 탈북자도 19%나 됐습니다. 반면 한달 소득이 3백만원 이상인 경우는 3%에 불과했습니다.
구직 활동을 하지 않은 이유로는 건강 문제가 가장 많았고 육아, 학업, 가사 문제 등을 꼽았습니다.
탈북자들이 앓고 있는 질병으로는 관절염과 요통이 29%로 가장 많았고 소화기 계통, 혈관 질환, 골절 등 사고 후유증 순이었습니다.
또 탈북자 중 여성의 비율이 훨씬 높음에도 불구하고 경제 활동 비율은 남성이 여성보다 1.5배나 높아 남성이 여성보다 경제 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같은 생활고 속에 탈북자들의 한국 생활에 대한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국에서 사는 것이 ‘힘들지 않다’고 응답한 사람은 21%에 그친 반면, 절반 가량이 ‘힘들다’고 답했습니다.
또 탈북자의 절반 가량은 자신을 ‘북한 출신 남한 사람’이라고 여기는 것으로 조사됐고 여전히 ‘북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15%나 됐습니다.
탈북 동기에 대해선 10 명 중 7 명이 경제적 어려움을 꼽았습니다. 이어 정치적 박해, 개인 사유, 교육 문제, 가족 결합, 종교자유 순이었습니다.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 수가 2만 명을 넘어섰지만 생활수준은 여전히 남한 일반 국민들의 70-8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취업한 탈북자의 절반이 한달 소득 1백만원 미만의 열악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