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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당국, 가뭄 극복 총력


지난 22일 북한 황해도 고현리에서 가뭄으로 말라붙은 옥수수밭에 물을 대는 군인들.
지난 22일 북한 황해도 고현리에서 가뭄으로 말라붙은 옥수수밭에 물을 대는 군인들.

이번 가뭄은 북한 뿐아니라 남한에도 적잖은 피해를 내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남북한 당국 모두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습니다. 조은정 기자와 함께 남북한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문) 조은정 기자. 한반도에 기록적인 가뭄이 닥쳤는데요. 얼마나 심각한가요?

답) 한국은 104년만에 최악의 가뭄, 북한은 60년만의 가뭄으로 기록될 정도로 심각한 상황입니다. 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에 버티고 있어서 5월 초부터 비를 가진 기압골이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 게 주요 원인인데요, 그러다 보니 맑은 날씨가 지속되고 뜨겁게 데워진 동풍이 유입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 소식은 7월 초순에나 있을 것으로 예보되고 있습니다.

문) 그렇다면 먼저 한국 정부의 대책이 어떤지부터 소개해 주시죠?

답) 한국 정부는 안정적인 용수 공급에 우선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어제 (26일) 미화 6천만 달러를 용수 공급을 위한 자금으로 책정했습니다. 이 자금으로 저수지를 600여 개 새로 만들고 가뭄 취약지역들에 우물을 팔 계획입니다. 앞서 농식품부는 가뭄 지역에 용수 공급을 위해 1천6백85만 달러를 이미 제공했습니다.

문) 저수지와 우물을 만드는데는 시간이 좀 걸릴텐데요. 급하게 물을 대기 위해 어떤 조치가 취해지고 있나요?

답) 한국 정부는 어제(26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가뭄 지역의 경작지 1만여ha에 비상급수를 추진키로 했습니다. 지하수와 퍼올린 물(양수) 급수 차량을 동원해서 논밭에 물을 댑니다. 이 밖에 강과 댐 용수도 농업용수로 활용하고 있는데요. 한국 정부 산하 수자원공사는 전국의 가뭄 지역에서 댐과 연결된 상수도 비상연계 시설을 활용해 공업과 농업용수를 긴급 공급하고 있습니다.

문) 각 지역마다 물길을 찾으려면 인력과 장비도 필요할 텐데요. 어떻게 지원되고 있습니까?

답) 지방자치단체들의 개별적인 노력이 있고요. 또 범정부 차원의 가뭄 대책기구도 11년 만에 꾸려졌습니다. 관계부처 7곳이 참여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지난 22일부터 가동되고 있는데요. 회의에 참석한 소방방재청 김계조 방재관리국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김계조 방재관리국장] “여러분들이 가뭄 지역에 필요한 내용들이라던지 각 부처가 지원할 수 있는 내용들에 대해서 파악하시고…”

문) 어떤 장비들이 지원되고 있나요?

답) 땅을 파는 굴착기, 물을 퍼올리는 양수기 등이 지원되는데요, 전라남도에만도 1천350대가 지원됐습니다. 한국수자원공사도 가뭄 지역에 급수 차량을 지원하고 있고요. 또 소방차들도 동원돼서 논밭에 물을 뿌리고 있습니다. 물론 인력도 빼놓을 수 없겠죠. 공무원들이 가뭄 대책 활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문) 북한에서는 가뭄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요?

답) 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은 한국과 같습니다.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전국 각지의 일꾼들과 근로자들이 가뭄 대책사업에 총동원됐는데요. 우물, 굴포, 졸짱을 보수하고, 양수 설비, 관수 시설을 가동해 보를 막고 강바닥을 파서 논밭에 대고 있습니다. 또 트랙터, 자동차, 양수기, 강우기 등이 동원돼 물을 대고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장비가 동원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문) 가뭄 대책에서 북한과 남한이 다른 점이 있다면 어떤 건가요?

답) 네, 남한은 8천만 달러를 들여 저수지와 우물을 새로 파고 있는데요. 북한의 경우 이같은 대규모 설비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대신 주민들이 애국심과 책임감을 갖고 가뭄을 극복할 것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북한 농업성의 주철규 국장이 밝힌 가뭄 대책을 보면 주로 인력에 의존하고 있는 것을 엿볼 수 있는데요, 들어보시죠.

[녹취: 농업성 주철규 국장] “역량을 총 집중하며, 강냉이 물주기는 포기마다 땅을 파고 물을 준 다음 묻어주면서 물 주기를 질적으로 해야 합니다.”

실제로 북한 매체에 실리는 사진들을 봐도 특별한 장비는 보이지 않고,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밤낮으로 직접 손으로 논밭에 물을 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가뭄 사태 해결을 위한 정부 당국의 지원과 재원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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