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부는 탈북자와 그 가족들에 대한 처벌과 감금을 끝내야 한다고 미국의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가 말했습니다.
킹 특사는 어제 (12일) 제19차 유엔 인권이사회가 개최한 북한인권 상호 대화에서 탈북 난민과 망명 희망자들의 열악한 상황에 대한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깊은 우려를 미국은 공유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습니다.
킹 특사는 그러나 북한 정부가 지난 해 5월 식량 평가를 위한 자신의 방북을 허용한 점, 또 다른 회동에서 미국과 인권에 대해 논의한 데 대해 감사하고 있다며 이런 인권 대화가 지속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마르주끼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이날 보고에서 북한의 인권 상황이 상당히 악화됐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다루스만 보고관은 북한의 새 지도부가 이런 인권 상황을 개선시킬 수 있다며, 최근의 권력승계를 국제사회와 협력하고 개혁 노선을 채택하는 기회로 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그럼 김영권 기자와 함께 어제 (12일) 열린 북한 관련 회의에 대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문) 먼저 어제 회의 분위기부터 전해주시죠
답) 회의는 1시간 30분 가량 진행됐습니다. 마르주끼 다루스만 보고관의 보고와 당사국인 북한 서세평 제네바 주재 대사의 답변 , 그리고 유럽연합을 포함해 24개 나라 대표와, 휴먼 라이츠 워치 등 2개 민간단체들의 입장 표명이 이어졌습니다. 많은 나라들은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에 대해 우려하며 유엔 인권기구들과의 협력을 요청했지만 중국과 쿠바, 벨라루스 등 북한의 동맹국들은 인권의 정치화, 이중잣대 적용 등을 주장하며 북한의 입장을 옹호했습니다.
문) 가장 큰 관심사 가운데 하나는 최근 국제적으로 부각되고 있는 탈북자 강제북송에 관한 문제인데, 어떻게 제기됐습니까?
답) 다루스만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첫 보고와 마지막 답변에서 탈북자에 대한 보호를 거듭 강조했습니다.
[녹취: 다루스만 보고관] “I reiterate my deep concerns with regard to safety and protection..
송환됐을 경우 박해 위험이 있으면 송환하지 말아야 한다는 ‘농 르풀루망’ 원칙 뿐아니라 북한 주민의 경제권과 북한에서 받는 차별적 억압을 적용해 볼 때 대부분의 탈북자는 망명 신청자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웃나라들이 반드시 보호해야 한다는 겁니다. 어제 회의에서는 다루스만 보고관 외에 한국과 유럽연합, 캐나다 등 여러 나라 대표들도 탈북자를 국제법에 따라 보호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문) ‘이웃나라’ 라고 표현했지만 결국 중국을 지적한 건데요. 중국의 반응이 있었습니까?
댭) 네 중국 대표는 거듭 탈북자는 난민이 아니라 경제적 이유로 국경을 넘은 불법 체류자라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중국 외교관]
탈북자는 중국의 국내법을 위반한 불법 이주민이지 ‘농 르풀루망’ 원칙의 대상이 아니라는 겁니다. 중국은 그러면서 탈북자 문제를 정치화, 국제화시키지 말라고 주장했습니다.
문) 유엔에서 독립적인 조사권을 갖고 있는 보고관의 발표를 중국이 일방적으로 무시하는 상황 같은데요. 그 밖에 어떤 사안들이 주목을 받았습니까?
답) 북한의 새 지도부 또는 김정은을 직접 언급하며 국제사회와 인권 개선을 위해 협력할 것을 당부하는 나라들이 많았습니다.
[녹취: 체코/ 슬로바키아/ 캐나다 대표]
북한의 새 지도부가 과거를 답습하지 말고 국제사회와 적극 협력해야 하며, 2014년 실시될 북한에 대한 유엔 인권이사회의 두 번째 보편적정례검토(UPR)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는 겁니다.
문) 그런데, 어제 회의장에서 남북한 사이에 물리적인 충돌이 발생했다고 하는데 어떤 얘깁니까?
답) 네 어제 충돌은 회의장을 나서는 북한의 서세평 대사에게 한국 국회대표단이 다가가 대화를 제의하면서 빚어졌습니다. 서 대사가 대화 제의를 무시하자 한국 국회대표단은 “탈북자를 탄압하지 말라”, “탈북자를 잡아들이지 말라” 고 말했습니다. 한국 국회의원들은 서 대사에게 대화를 제의하는 과정에서 팔을 잡았고, 이에 서 대사의 수행원으로 보이는 북한인이 여성인 새누리당 소속 이은재 의원의 팔을 비틀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유엔 경비원들이 이 의원과 안형환 의원을 잠시 격리시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회의 도중에 발생했기 때문에 그리 달갑지 않은 주목을 받았겠군요.
답) 그렇습니다. 당시 일본 대표가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 발언하고 있었는데, 수 백 명의 각국 대표단이 남북한 양측의 실랑이를 지켜보는 장면이 그대로 화면에 비춰졌습니다.
문) 그런데 어제 회의에는 탈북자도 참석을 했다구요?
답) 네 영국에 있는 탈북자 단체인 재영조선인협회의 김주일 사무국장이 비정부기구 대표로 연설한 유엔 워치 관계자의 옆에 앉아 회의를 참관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발언에 앞서 김 국장을 소개하면서 북한 당국의 인권 유린을 직접 겪은 증인이라고 소개했습니다.
[녹취: 유엔 워치 관계자] “One of them is Juil Kim. He is sitting right next…
김주일 국장은 발언권이 없었기 때문에 유엔 워치 관계자가 북한 인민군 출신인 김 국장의 증언을 대신 읽었습니다.
문) 그렇군요. 북한의 서세평 대사도 입장을 밝혔다고 하는데. 어떤 말을 했습니까?
답) 서 대사는 특별보고관과 보고서 모두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적대세력이 조장한 정치적 음모의 산물이란 과거의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죠. 그러나 북한 정부의 이런 주장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유엔 인권이사회는 북한인권 결의안을 채택할 것이 거의 확실합니다. 유럽연합과 일본이 조만간 결의안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요. 지난 해 결의안 표결에서 반대한 나라는 중국과 러시아, 쿠바 세 나라 뿐이었습니다.
진행자: 김영권 기자와 함께 어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의 북한인권 관련 논의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