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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재야세력, "새 보안법안에 KGB의 암영 드리워"


러시아 의회 하원은 국내 보안조직의 권한을 확대하는 논란 많은 법안을 채택했습니다. 재야세력은 이 새로운 보안 법이 국가 보안조직을 구 소련 시대 첩보기관이었던 KGB 처럼 만들지 않을 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좀 더 자세한 소식입니다.

러시아 의회, 하원에서 가결된 새 보안법안은 범죄행위를 음모하는 것으로 의심받는 러시아인들 에게 경고장을 발부할 수 있는 권한을 KGB의 후신인 약칭 FSB로 불리는 국가 정보기구에 부여합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이끄는 집권 여당인 러시아 연합당의 전폭적인 지지로, 의회 하원, 두마 에서 큰 표 차로 가결된 보안법안은 이제 상원의 승인을 받는 대로, 즉시, 드미트리 메드베프 대통령의 서명을 받기 위해 크램린 궁으로 회부됩니다.

두마 의원이고 여당 러시아 연합당 소속인 세르게이 마코프 씨는 보안법의 영향력이 재야세력에 의해 지나치게 과장되었다고 말합니다.

새로 채택된 보안법안은 대수롭지 않은 것이라며 FSB에 의해 위법행위로 이어질 수 있는 활동을 벌인다는 정보가 입수된 사람들에게 일종의 경고를 보내기 위한 당국의 권리에 불과하다고 마코프 의원은 말합니다.

마코프 의원은 이 법안은 대체로 북 캅카스 지역에서 비롯되는 테러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발의되었다고 말합니다. 북 캅카스 지역에서는 이슬람 극단분자들에 연계된 폭력사태가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새로 가결된 보안법의 유효성과 관련, 마코프 의원은 테러분자들의 잠입시도를 비-정부 기구들에 미리 경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일부 인권단체들은 새 보안법에는 반정부 의견을 잠재우고 정치운동가들이 집회나 항의시위를 벌이지 못하도록 겁을 주려는 또 다른 속셈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마코프 의원은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며 FSB의 경고를 무시한다고 해서 좋지 못한 결과가 뒤 따르는 것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FSB로부터 일반적 경고를 받는다 해도, 모든 정치인들은 얼마든지 원하는 활동을 벌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만일 항의집회를 조직하기 원한다면 손쉽게 그렇게 할 수 있고 FSB의 경고에 개의치 않아도 된다고 마코프 의원은 지적합니다.

그러나 모스코바에 있는 헬싱키 그룹을 이끌고 있는 정치 운동가인 루드밀라 알레씨바씨는 그런 설명을 믿지 않습니다. 새로운 보안법은 지난 1974년 정치활동을 이유로 KGB로부터 받았던 경고를 생각나게 한다는 것입니다. 당시 검은 승용차를 탄 KGB 기관원들은 알렉씨바 씨의 직장에 도착해 즉시 알렉씨바 씨를 구금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러시아인들이 새 보안법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많은 것이 달려 있다고 알렉씨바 씨는 말합니다.

일반 시민들이 개인의 사생활과 사회 활동에KGB의 후신인 FSB가 개입하는데 대해 적극 항의할 것인지 아니면 겁에 질린 토끼처럼 행동할 것인지는 두고 보아야 할 일이라는 것입니다. 때로 법은 의도했던 효과를 내지 않는다고 알렉씨바 씨는 말합니다.

보안법 지지자들은 의회에서 지지율을 늘리기 위해 당초 내용을 많이 손질했습니다. 그 한 예로, FSB는 범죄행위를 저지를 것으로 의심되는 러시아 시민을 소환해 면담할 수 있도록 법안은 짜여 졌었습니다. 만일 FSB에 출두하지 않을 경우 그 사람은 투옥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문안은 나중에 삭제되었습니다.

러시아 재야단체들은 새 보안법안이 의회에서 토론에 부쳐졌을 때 크게 반발했었습니다. 진보적인 야당인 야블로코 당 소속의 세 명 운동가들은 지난 16일 두마 건물 밖에서 항의시위를 벌이다 당국에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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