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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원 외교위원장 “미국, 북한과 직접 접촉해야”


존 케리 미 상원 외교위원장
존 케리 미 상원 외교위원장

북한 핵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미국이 북한과 직접 접촉해야 한다고 존 케리 미 상원 외교위원장이 밝혔습니다. 미국과 한국이 외무장관 회담에서 남북관계 개선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밝힌 뒤 나온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연방 상원의 존 케리 외교위원장은 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61년이 지난 지금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를 정착시킨다는 목표를 이루기가 힘들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케리 위원장은 한반도가 과거 어느 때보다 더 위험한 상황이라며 두 차례에 걸친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개발을 그 예로 들었습니다. 북한이 핵무기 추가 생산을 위해 고농축 우라늄 생산시설을 건설하고 유엔 제재를 무시한 채 버마와 같은 고약한 나라들에 무기와 민감한 기술을 계속 수출하고 있는 사실도 지적됐습니다. 여기에 더해 지난 해에는 북한의 천안함 폭침으로 46명의 한국 해군장병이 숨졌고 연평도 포격으로 한국인 4명이 숨졌습니다.

이 같은 북한의 행태에 대한 미국의 대응은 신중하고 굳건했지만 적절하지는 않았다고 케리 위원장은 지적했습니다.

북한 핵 문제를 풀기 위한 6자회담이 3년 넘게 열리지 못하고 있는 외교적 답보 상태에서 북한이 위험한 행동을 하는 건 우연이 아니라는 겁니다. 케리 위원장은 미국이 강력한 대북 제재와 함께 한국, 일본과 긴밀히 공조한다는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북한의 행동 변화는 물론이고 상황을 안정시키는데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이대로 둔다면 북한은 핵무기를 추가 생산해 핵 실험을 할 것이고 미국을 직접 위협할 수 있는 미사일을 개발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나 6자회담 재개는 이런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이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에 대해 사과하지 않으면 한국도 6자회담에 참가하지 않을 것이고,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의 해를 맞는 북한 역시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협조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중국도 북한이 붕괴될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북한을 압박할 뜻이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최선의 대안은 미국이 북한과 직접 접촉하는 것이라고 케리 위원장은 밝혔습니다. 과거 북한이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킨 뒤 벼랑 끝 전술로 협상을 요구하는 행태를 반복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미국이 무작정 기다리는 건 위험한 상황을 더 악화시킬 뿐이라는 겁니다.

케리 위원장은 위협을 줄이고 한반도 비핵화의 길로 복귀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우선 북한의 우라늄 농축을 중단시키고 핵과 미사일 실험을 유예시키는 한편 영변 핵 시설을 해체하기 위한 협상을 시도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상황에서는 이런 민감한 문제에 관한 회담을 당장 시작하기 어려운 만큼 인도적 사안부터 풀어나가자고 제안했습니다.

먼저 지난 2005년 중단된 미군 유해 발굴작업을 재개하기 위한 회담을 열자는 겁니다. 북한이 미군 유해 발굴작업을 재개할 뜻을 이미 보인 만큼 회담이 열리면 미국과 북한군부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통로가 생길 수 있다고 케리 위원장은 강조했습니다.

케리 위원장은 철저한 분배감시가 보장된다면 미국이 북한 어린이들을 포함한 취약계층에 식량을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인도적 사안을 매개로 미국과 북한이 다시 접촉하고 관계를 형성하면서 북한의 핵 포기를 비롯한 더 어려운 문제들을 풀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케리 위원장은 강조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김연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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