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최 기자, 북한이 지금까지 두차례 핵실험을 실시했죠?
답)그렇습니다. 북한은 지난 2006년 10월9일과 2009년 5월25일, 두 차례에 걸쳐서 핵실험을 실시했습니다. 그리고 북한은 이 핵실험으로 인해 상당한 정치적, 경제적 대가를 치러야만 했습니다.
문) 두 차례 모두 핵실험에 앞서 사전징후가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요, 먼저 1차 핵실험 때는 어땠는지요?
답)몇 가지 징후가 있었는데요. 우선 미국의 정보위성은 2005년 가을에 함경북도 풍계리에서 핵실험용 갱도가 굴착되는 것을 포착했습니다. 그리고 이듬해인 2006년8월에는 풍계리 갱도에 핵실험용 케이블이 반입됐습니다. 이어 북한 외무성은 10월3일 핵실험을 실시하겠다고 예고하고, 9일 핵실험을 실시했습니다. 당시 북한의 발표를 들어보시죠.
[녹취:북한 방송원] “우리 과학연구 부문에서는 주체95 2006년 10월9일 핵실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하였다.”
문)1차 핵실험 이후 사태는 어떻게 전개됐습니까?
답)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하자 10월 14일 대북 제재 결의 1718호를 채택했습니다. 이 결의는 북한의 핵실험을 규탄하는 한편 대량살상무기와 관련된 품목과 사치품 거래를 금지하고 핵 개발과 관련된 인사에 대한 여행 제한 등의 조치를 담고 있었습니다.
문)그러나 핵실험 후 미-북 관계는 오히려 잘 풀리지 않았나요?
답)네, 그것이 흥미로운 부분인데요.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하고 석 달 뒤인 2007년 1월,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당시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베를린에서 비밀 접촉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미국은 당시 문제가 됐던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에 동결된 북한 자금 2천5백만 달러에 대한 동결 해제를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2월 베이징에서 열린 6자회담에서 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찰관의 복귀와 대북 에너지 지원 등이 포함된 2.13합의를 이끌어 내는데 성공했습니다.
문) 2차 핵실험은 미국에서 오바바 행정부가 막 출범했을 때 실시됐죠?
답)네, 2009년 1월에 출범한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에 대해 포괄적인 대화를 제의했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이를 무시하고 그 해 4월에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그러자 유엔 안보리가 이를 규탄하는 의장성명을 채택했는데요. 북한은 이를 빌미로 5월25일 2차 핵실험을 감행했습니다.
문)당시에도 북한은 핵실험을 예고했나요?
답)네, 당시 유엔 안보리는 의장성명을 채택하면서 단천은행 등 북한 기관 3곳을 제재 대상으로 선정했습니다. 그러자 북한 외무성은 4월29일 성명을 통해 ‘유엔 안보리의 조치는 자주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자위적 조치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문)2차 핵실험 당시에는 풍계리에 어떤 징후가 있었습니까?
답)미국`ABC방송’의 보도에 따르면 당시 풍계리에서는 핵실험을 준비하는 차량과 인원의 움직임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지금까지 얘기를 종합하면, 핵실험을 하기 전에는 이를 위한 명분 축적 과정과 함께 외무성의 성명, 그리고 풍계리의 갱도 굴착 등 3~4 가지 징후가 있는 것 같은데요, 지금 상황과 비교할 때 어떻습니까?
답)현재 상황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뒤 핵실험을 강행한 2009년 당시와 비슷합니다. 또 북한 외무성은 지난 17일 성명을 통해 “ 유엔 안보리의 조치를 전면 배격한다”며 “앞으로 미-북 합의에서 벗어나 필요한 대응 조치들을 마음대로 취할 수 있게 되었다”고 밝혔는데요. 이는 핵실험 가능성을 내비친 대목으로 볼 수 있습니다.
문) 다만 2009년에 유엔 안보리가 북한 기관을 제재 대상으로 선정한 이후에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점을 볼 때, 아직은 다소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답)그렇게 볼 수도 있습니다. 만일 북한이 이번에도 과거와 비슷한 시간표에 따라 핵실험을 실시한다면 4월보다는 5-6월이 유력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부시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국장을 지낸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 “LIKELY SCENARIO IS THA AFTER…”
북한은 2009년4월에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고 유엔 안보리가 이를 비난하는 의장성명을 채택하자 이를 빌미로 5월에 핵실험을 실시했는데,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는 겁니다.
문)만일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감행하면 국제사회는 어떻게 대응할까요?
답)북한의 핵실험은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와 1874호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입니다. 따라서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한층 강경하게 대응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 북한이 3차 핵실험을 실시할 경우 지금까지 미온적이던 중국도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대북 제재에 나설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북한의 1, 2차 핵실험의 배경과 결과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최원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