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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 송환 관련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 제의


2010년 10월 개성에서 만난 남(좌) 북 적십자 대표들 (자료사진)
2010년 10월 개성에서 만난 남(좌) 북 적십자 대표들 (자료사진)

북한이 남북적십자회담 실무접촉을 한국 측에 제의했습니다. 지난 달 5일 어선을 타고 바다에 나왔다 한국 측으로 떠밀려 온 북한 주민 31 명에 대한 송환을 논의하자는 겁니다. 한국은 회담에 동의했지만 이미 귀순 의사를 밝힌 4명은 돌려보내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회담이 열릴지는 불투명합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조선적십자회는 7일 대한적십자사 앞으로 전화통지문을 보내 “북한 주민의 전원 송환을 해결하기 위해 9일 오전 10시 판문점 중립국감독위원회에서 실무접촉을 갖자”고 제의했습니다.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회담 제의와 함께 “박용일 적십자회 중앙위원 등 3 명이 귀순 의사를 밝힌 4 명의 가족과 함께 나갈 것”이라며 “남측도 귀순 의사를 밝힌 당사자 4 명을 데리고 나올 것”을 요구했습니다.

북측은 “4 명의 귀순에 대해선 인정할 수 없으며 쌍방 당국자들과 가족들이 직접대면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대한적십자사는 전통문을 보내 “귀순 의사를 밝힌 4 명의 자유 의사를 확인하는 문제를 협의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 실무접촉을 9일 오전 10시에 하되 장소는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갖자”고 수정 제의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귀순 의사를 밝힌 4 명을 회담장에 데리고 나오라는 북측 요구에 대해선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통일부 이종주 부대변인입니다.

“우리로서는 이 가족들, 그러니까 당사자 네 사람을 데리고 갈 계획은 없어요.”

한국 정부는 북측과 귀순하겠다고 한 4 명의 의사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협의하겠다는 방침입니다.

한국 정부는 그 일환으로 귀순 의사를 밝히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공개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유엔사는 4명의 귀순 의사가 자유의사임을 확인하는 내용의 전통문을 최근 북측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은 6일 조미군부대령급 회담 북측 단장 이름으로 유엔사에 항의 통지문을 보냈다고 북한 관영매체인 평양방송이 보도했습니다.

이처럼 북한은 실무접촉을 전원 송환을 요구하는 장으로 활용하려 하는 반면 한국은 귀순 의사가 자유의사에 따른 것임을 간접적으로 확인해주는 데 목적을 두고 있어 성사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입니다.

한편 대한적십자사는 이 날도 북한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힌 27 명을 판문점을 통해 송환하려고 했지만 북측이 이에 필요한 절차에 응하지 않아 또 다시 무산됐습니다.

한편 북한이 이번 제의를 통해 남북 군사실무회담이 결렬된 상황에서 주민송환 문제를 통해 남북간 대화 재개를 모색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군사실무회담이 재개될 경우 이 문제를 자신들에게 유리한 카드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관측입니다.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센터장 최진욱 박사입니다.

“어차피 다음 대화가 열리면 또다시 천안함 연평도 관련 사과의 압박을 받을 텐데 이 것의 수위를 좀 낮춰보자, 그래서 한국을 이런 문제 즉, 어부 문제로 압박을 해서 자기들에게 곤혹스런 문제를 약한 수준에서 넘어가자, 이런 의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이 이번 문제를 그냥 넘기면 체제가 이완되는 심각한 결과를 빚을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당분간 강한 반발을 계속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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