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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겨레통일문화상 오인동 박사] “북한, 외부 이해시키려 노력해야”


미국의 한 한국계 정형외과 의사가 남북통일을 위한 노력에 기여한 공로로, 한국에서 ‘한겨레통일문화상’을 수상해 화제입니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주의 오인동 박사인데요. 오 박사는 때로는 인공관절 전문의로, 때로는 통일을 바라는 활동가로 북한을 오가면서 많은 일들을 했다고 합니다. 오늘은 오 박사를 전화로 연결해서 자세한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문) 네 우선 수상을 축하 드립니다.

답) 네 고맙습니다. 별로 한 일도 없는데 그런 일이 생겼습니다.

문) 겸손하신 말씀인데요. 먼저 한겨레통일문화상을 한국에서 받으셨는데, 어떤 상인지, 또 왜 받게 되셨는지 소개를 해주시죠.

답) 한겨레통일문화상은 이번에 13번째인데 우리 분단된 조국에 분단 소멸과 통일을 위해서 애쓴 분들에 대한 상으로 되어 있더라고요. 사실 잘 모르고 지냈었는데, 전에 상을 받으신 분들의 면면을 보니까 너무나 훌륭한 분들이 많아서요. 제가 이런 사람들 중에 서 있어도 되나 하는 그런 송구한 마음이 앞서더라고요. 그런데 아마 이 상은 해외동포로서 조국의 분단을 극복하고 민족통합을 이루는 데 힘을 좀 보태라고 주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문) 오박사님께서도 그 동안의 활동을 평가를 받으셔서 수상자로 선정되셨을 텐데요. 북한도 여러 차례 방문하셨고 그곳에서 주로 어떤 활동을 하셨나요? 또 해외에서 그 동안 한반도를 위해서 어떤 일들을 하셨나요?

답) 북에서는 주로 제가 2009년에서부터 평양의학대학병원에 가서 제 전공인 인공관절 치환 수술, 이 수술을 그 분들한테 전수해주는 일을 좀 했고요. 또 인공관절이 굉장히 고가의 관절입니다. 그래서 자체적으로 제작을 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것을 도와드리고, 그런 일을 2009년에 한번, 2010년에는 제가 두 번 갔었고, 이번에 지난 6월에도 한 번 가서 네 번째로 가서 무릎 관절 수술, 고관절 수술 이런 것들을 같이 하면서 토론해 오고 있습니다.

문) 민주평통에서도 활동을 하셨죠?

답) 그렇죠. 90년대 초에 로스엔젤레스 지역에 민주평통이 형성되었는데, 저는 한미연합회라고 이민 한국인들의 정치적 신장을 위해서 애쓰는 비영리 단체의 이사장을 맡고 있어서, 평통에서는 그 때 우리 조국의 통일 문제에 대해서 자문하는 기구이기 때문에 눈도 뜨기 시작하고 분단 문제도 우리가 많이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문) 사실 오박사님 정형외과 전문의시고 미국에서는 인공관절 수술 분야의 권위자이신데요. 처음에 어떻게 북한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셨는지 그 부분이 궁금합니다.

답) 여기 우리 미국에는 ‘재미한인의사회’ 라는 단체가 있어요. 1992년에 재미한인의사회 회장단이 북한을 방문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평양에 가서 여러 의료 시설도 관람하고 또 보건부 장관, 그런 분들과 우리 미국과의 의료 교류, 학술 교류에 대한 얘기도 많이 나누고, 또 우리가 도울 수 있으면 도울까 해서 갔었습니다. 그런데 그 때까지 우리가 북에 대해서 가지고 있던 일반 관념과 너무나 달랐어요. 굉장히 놀랐어요. 사실 돌아와서 우리나라 근대, 또는 현대 사회를 다시 읽어보고 또 우리가 분단된 그 현실에서부터 오늘날까지 왜 이렇게 되었는가 하는 것을 읽어보면서 굉장히 놀랐어요. 그래서 그 때부터 관심을 가지게 되었었죠.

문) 북한이 그 전에 알던 거랑 너무나 달랐다고 말씀하셨는데요. 북한이 어떤 나라라고 생각하세요? 또 어떤 부분들이 잘못 알려져 있나요?

답) 가만히 보면은 북한은 너무나 체제도 다르고 분단이 되었다는 사실 때문에, 서로가 악마화 하고 있어요. 북은 남을 악마화하고 남은 또 북을 악마화하고, 그러기 때문에 일반 사람들이 상당히 혼동이 돼 있는 것 같아요. 특히 서로 가보지 않은 사람들간에는요. 그래서 알고 보니까 결국 우리가 다 한 겨레인데, 서로 잘못 오해하고 있고, 따라서 어떻게든지 분단을 소멸시키고 한 나라가 되어야 되겠다는 거고요. 우리 재미 동포는 제 3자적 입장에서 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한 번은 98년에 두 번째 방문을 했었어요. 그 당시에는 저희가 ‘Korea 2000’라는 통일연구 모임을 사회과학자들하고 같이 해서 양쪽 정부, 그러니까 김정일 정부와 그 다음에 김대중 정부가 탄생하기 바로 전에 남북 통일 정책 건의서를 전달했던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나서 2년 후에 2000년에 6.15 남북공동선언이 발표되고, 그 때부터 남북관계가 참으로 다르게 진행되어 왔죠.

문) 제가 이번에 상을 받으시면서 발표하신 수상 소감 중에 해외 동포로서 남과 북에 드리는 말씀이라는 글에 눈길이 갔었습니다. 특히 저희 방송은 북한 청취자들께서 들으시거든요. 그러니까 그 분들한테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이 기회를 통해서 전해주시죠.

답) 특히 북한 분들은 자기네들이 세운 체제나 원칙에 대해서 아주 철저해요. 그런 반면에 외부 세계에 대해서 자기네들이 하고 있는 것을 잘 홍보를 못하거나, 또는 그런 자기네들 주장을 말한다 해도 자기네들은 원칙대로만 따라가면 옳은지 그른지가 가려진다는 자존심만 가지고 있는, 그런 약점이 있어요. 제가 남쪽이나 북쪽이나 다 똑같은 겨레인데, 당신들은 왜 바깥세계에서 이렇게 잘못된 인식을 갖게끔 내버려 둘게 아니라 좀 더 적극적으로 알리도록 해 달라는 것, 자기네들이 비합리적이라는 기만적인 그런 국가가 아니라는 것도 얘기할 때는 좀 얘기해주고요. 특히 우리 미국과의 관계에서, 미국도 잘못한 것이 있으면 그것도 얘기하고. 당신들이 잘못한 것이 있으면 그것도 인정할 때는 인정하고 이런 작업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해야지, 우리가 남북이 다시 하나가 되어서 나갈 수가 있다 이런 얘기를 했어요. 하나씩 얘기를 드리자면 한이 없지만 전반적으로 그런 차원에서 말씀을 드렸어요.

문) 이번에 큰 상을 받으셨는데 앞으로 어떤 활동 계획을 갖고 계세요?

답) 그래서 저는 앞으로도 계속 인도적인 차원에서 북한 보건계라는 것도 방대한 조직이고, 방대한 체제인데, 그 중에 일부지만 제가 알고 제가 잘 아는 분야에서 계속 하고요. 또 동시에 전 의사로서뿐만 아니라 조국 아닙니까? 남쪽이 우리 고향이고 북쪽은 우리 형제이기 때문에, 특히 재미 동포로서 공정한 입장에서 남북을 화해 시키는 데에 일조를 해야 한다는 그런 의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는 계속 노력을 해보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문) 오박사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답) 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미국의 한국계 정형외과 의사로, 최근 한국에서 ‘한겨레통일문화상’을 수상한 오인동 박사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김근삼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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