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안녕하세요.
답) 네 안녕하세요.
문) 민간 차원의 남북 이산가족 교류가 남북 당국간 합의로 이루어지는 상봉과는 다른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먼저 민간차원의 교류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 좀 설명을 해주시죠.
답) 아시는 바와 같이 당국간 이산 가족 교류는 남북의 정치적 합의에 따라서 행해지는 통상적인 교류이고요, 민간차원의 교류는 드러내놓고 말씀 드리기가 곤란한 부분이 있습니다만, 비선인 상봉 중개인을 통해서 개별적으로 생사확인이나 서신 교환, 나아가서 제 3국에서 상봉을 하는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문) 네 이 과정에서 한국 정부로부터 민간차원이지만 좀 지원을 받을 수가 있나요?
답) 네 정부지원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생사 확인 시 1백만 원, 상봉을 할 때는 3백만 원, 생사 확인을 위해 교류를 지속할 경우에 1회에 한해서 50만원이 당사자에게 지원됩니다. 그런데 한국 정부 지원금이 몇 달 전보다 증액되긴 했지만, 실제적으로 소요되는 비용에는 크게 미치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서 상봉 시에 들어가는 통상 경비는 항공료, 체제비, 중계 수수료, 이북 가족 지원비 등 보통 1천여만 원 이상 소요되고 있습니다.
문) 조금 전에도 말씀 드렸지만,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민간 차원의 남북 이산 가족 교류가 최근 몇 년 새 아주 큰 폭으로 줄었거든요. 이유가 뭔가요?
답) 대량으로 이산 가족이 발생된 6. 25 한국전쟁이 올해로 61주년이 되지 않았습니까? 당시 이북에서 월남한 10대, 20대, 30대가 지금은 70, 80, 90대가 됐습니다. 그래서 이산 가족의 고령화, 또 그로 인해서 돌아가시는 사망자 급증을 이유 중 하나로 볼 수 있습니다.
문) 현재 이산가족이 모두 몇 명인 것으로 파악하고 계신가요?
답) 현재 이북에 고향을 두고 월남해서 한국 사회에 생존해 계신 이산 가족은 75만 명 가량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2000년도 이후 통일부에 가족 상봉을 신청해서 등록된 등록자가 7월말 현재 7만 8천 5백 명에 이르고 있고 이 가운데 38%인 4만 8천명이 그 동안 사망해서, 상봉 신청자는 8만 명 정도가 생존해 계십니다. 그런데 사망률이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70대 이상 78% 가량 되는 이산가족 상봉문제는 이제는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문) 혹시 실제로 상봉을 한 가족은 얼마나 되는지도 통계를 갖고 계신가요?
답) 지금 10만 8천명이 상봉을 신청했는데요, 지금 작년까지 18차례 1800가족이 지금 만나는데 그치고 있습니다. 그러니 대단히 적은 숫자지요.
문) 지금 말씀하신 건 당국 차원의 상봉이시죠?
답) 그렇죠. 당국간 상봉이죠.
문) 민간차원까지 합친 숫자는 얼마나 되나요?
답) 글쎄 민간 차원의 집계는 아직 내지 않았습니다만, 아주 미미한 숫자입니다.
문) 그렇군요. 이산가족 교류가 최근에 크게 줄어든 이유로 고령화를 말씀하셨는데요. 또 최근에 정치적으로도 남북 관계가 경색 되면서 당국 차원의 이산 가족 상봉은 물론이고 민간 차원 교류까지 영향을 받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데, 어떤가요?
답) 북한은 알다시피 김정은의 권력 세습을 위해서, 내부 단속과 체제 유지를 위해서 탈북을 막고요, 또 마약 등 밀거래를 차단하기 위해서 북한과 중국 국경 지역에 폭풍 군단이라는 특수부대를 파견해서 대대적인 단속을 펴고 있습니다. 이것이 중개인들이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요. 더해서 북한이 중국과 공조해서 탈북을 막는 단속을 하는 것도 민간차원의 이산가족 상봉을 주춤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국 공안이 탈북자 한 명을 잡으면 1200위안 정도, 우리 돈으로 한 20만원 정도의 보상금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문) 그런 것들은 실제 민간 차원에서 상봉을 추진하는 분들이 직접 듣고 경험하신 것들인가 보죠?
답) 그렇죠. 현재 비선으로 활동하시는 분들이 직접 경험한 거고요. 위에서 탈북자들 막으려니까, 국경을 봉쇄하고 아주 철저히 단속을 하니까, 그 사람들이 중국으로 넘어와서 소식을 전해줘야 되는데, 그런 부분이 이루어지지 않으니까 민간 교류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거죠.
문) 그렇군요. 과거에는 개인의 노력과 돈을 들여서 만날 수 있었던 것도, 이제는 어려운 상황이군요?
답) 그렇죠.
문) 일각에서는 한국 정부의 대북 수해 지원을 계기로 남북 관계도 풀리고, 그런 과정에서 이산 가족 상봉도 이루어질 수 있지 않겠나 이런 희망 섞인 관측도 있는데, 어떻게 보세요?
답) 최근 미국과 북한간의 미국 내 이산 가족들의 서신 교류를 비롯한, 이산 가족 문제 관련 협의가 이루어지는 것을 저희는 주시하고 있습니다. 이산 가족 문제가 그 동안 남북 경색을 푸는 도구로 사용되어 온 것이 사실입니다. 인도주의를 내세워서 북에는 각종 지원을 하고, 그 대가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해온 것이 그 동안의 행태입니다. 우리 이산 가족들은 이런 이벤트 성 상봉행사를 원하지 않습니다. 이제 고령화로 시간이 별로 없는 이산 가족들 상봉보다는 전면적인 생사 확인을 하자는 것입니다. 이것은 명단만 주고 받으면 쉽게 이룰 수 있고 확인이 가능하므로, 남북한 당국은 민족적 양심으로 돌아와서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한 진정한 자세를 가져주기를 저희들은 촉구하고 있습니다.
문) 북한 당국에 바라는 입장은 없으신가요?
답) 북한 당국에도 저희가 바라는 바가 있습니다. 일단은 다른 것을 다 떠나서, 김정일이 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을 아주 잘 모셔놓고 인민들에게 이렇게 보여주는, 부모를 공경하는 부분을 볼 수가 있는데요. 이것을 본인 자신에게만 적용하지 말고, 1천만 남북 이산가족들의 가족을 생각하는 애끓는 마음을 같이 해준다면, 충분히 이산가족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도달할 수 있지 않겠느냐, 그렇게 생각을 해서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이제 생명이 얼마 남지 않은 노인들, 80, 90 되신 노인 분들이 생사 확인이라도 하고 이 분들이 무슨 이념이 필요하겠습니까? 이 분들이 고향에 가서 성묘도 할 수 있게끔 해주기를 저희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문)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되짚어 보고 싶은데요. 민간차원의 이산 가족 교류가 크게 줄어든 이유로 아까 두 가지 요소를 짚어주셨거든요. 하나는 고령화, 하나는 북한의 정치 상황에 따른 내부 단속인데, 둘 중에 어느 게 더 큰 요소라고 보세요?
답) 글쎄, 북한의 내부 단속이 더 크다고 보여질 수 있죠. 왜냐하면 그 쪽 소식이 국경 지역에서 단절되고 있으니까요. 그 부분이 더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문) 알겠습니다. 위원장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답) 네 감사합니다.
아웃트로: 지금까지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 이상철 위원장으로부터 남북 이산가족 상봉 문제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민간 차원의 남북 이산가족 교류가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2007년 5백42건이던 민간 차원의 이산가족 교류가 2008년 3백14건, 2009년 1백19건, 지난 해 38건, 올해 상반기에는 불과 8건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한국의 이산가족 모임인 일천만 이산가족위원회 이상철 위원장을 전화로 연결해서 좀 더 자세한 내용을 들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