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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북정책 특별대표 “북한 사전조치 이행 의지 보여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갖는 데이비스 대표(중앙 오른쪽)

한국을 방문 중인 글린 데이비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북한이 9.19 공동성명 약속을 이행할 의지를 보일 것을 촉구했습니다. 미국과의 3차 회담을 위해 북한이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활동 중단 등 사전조치를 이행할 뜻을 밝힐 것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방한 중인 글린 데이비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머지 않은 장래에 미-북이 함께 만나는 자리를 갖기 바라지만 북한이 9.19 공동성명의 약속을 이행할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를 보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데이비스 대표는 8일 오전 서울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6자회담 한국 측 수석대표인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회동한 직후 가진 약식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회담을 위한 회담에는 관심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데이비스 대표는 “솔직히 대화를 위한 대화에는 관심이 없다”며 “북한은 자신들이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됐음을 보여줌으로써 회담을 가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데이비스 대표의 발언은 3차 미-북 회담에 앞서 북한이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UEP 활동 중단 등 사전조치에 대한 이행 의지를 보일 것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데이비스 대표는 그러면서 북한의 진정성을 확인하기 위해 북한과의 접촉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3차 접촉이 이뤄질 경우 1, 2차 때 처럼 남북대화가 먼저 이뤄져야 하는 지 여부에 대해선 직접적인 답변을 피하면서도 남북대화가 6자회담 재개에 필수요소라고 강조했습니다.

데이비스 대표는 “북한에 한국과의 대화에 지속적으로 나서기를 강력하게 희망한다고 계속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임 본부장과의 회동에서 대북 식량 지원 문제가 논의됐는지에 대해선 “북한의 여러 가지 상황을 논의했다”며 한반도 안보 등 정치적 문제와 인도적 지원은 별개 사안으로 다룬다는 게 미 행정부의 기본입장이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데이비스 대표는 이날 임 본부장 이외에도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류우익 통일부 장관, 그리고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등도 두루 만나 한국 정부의 입장을 듣고 북 핵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미국과 한국이 이날 회동을 통해 북한의 사전조치 이행 의지를 촉구하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함에 따라 3차 미-북 회담이 이른 시일 안에 열리긴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책연구기관인 외교안보연구원 김현욱 교수는 “미국과 북한이 여전히 기싸움을 하고 있는 양상”이라며 올해 안에 3차 회담이 열리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6자회담 협상이 막힐 경우 강성대국의 해를 선언한 내년에 또 다시 핵실험 등 도발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미국으로선 관리 차원에서라도 어떤 조치를 내놓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이나 북한이 현재 벌이고 있는 줄다리기가 그리 오래 갈 상황은 아니라며 내년이 되면 대화 재개 의 접점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보다 강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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