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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식 교육 지원’으로 탈북자 정착 돕는다


한국 내 탈북자는 현재 2만3천 여명에 달합니다. 하지만 획일적인 교육만으로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탈북자들이 모두 다 잘 정착하도록 하는데 한계가 많습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한국 정부 차원에서 민간 교육단체들과 연계해 소규모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들을 지원하면서 큰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탈북자 목소리) “영어가 전교에서 남자 쪽에서 꼴찌에서 마지막 2등이란 소리겠죠” “컴퓨터를 할 줄 아나 컴퓨터 엑셀을 다룰 줄 아나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으니까”

한국에 온 탈북자들이 느끼는 가장 큰 장애물은 바로 영어와 컴퓨터입니다. 한국 정부는 한국에 온 탈북자들이 잘 정착하도록 다양한 교육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한국 통일부 산하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은 전국 서른 개의 하나센터를 통해 탈북자들이 그 지역에 잘 적응하도록 종합적인 지원과 교육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1년 정도의 교육이 끝나면 탈북자들은 컴퓨터, 영어 학원 등에 다니며 다양한 취업교육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출신 배경이 다르다 보니 단체교육을 따라가기 힘든 사람들이 많습니다.

(탈북 남학생) “한국 아이들은 학원에서 다 배워오고 그러다 보니까 선생님들도 이미 배워서 알고 온 그 수준에 맞춰서 가르쳐 주니까 그런 것들이 어려움이 많았어요. 학년 올라갈수록 성적이 점점 중위권으로 떨어지고 이러다 보니까 그런 부분들이 힘들었어요.”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교육지원팀장 신효숙 박사는 개인사정에 맞춘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다양한 것을 선택해서 스스로 하는 게 익숙하지만 북한사회는 지시를 받고 직장도 정해주는 곳에 가도록 이렇게 배어 있었기 때문에 자유롭게 선택하는 데 익숙하지 않습니다. 교육을 1년, 2년 단기간에 우리가 원하는 형태로 되지 않는 것이죠. 그래서 기다려 주는 게 필요하고. 한국 사회를 좀 알고 나서도 그 이후에 심화된 교육 과정까지 단계별로 맞춤형 교육이 필요합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 회의실에 20 여 명의 외국인과 탈북 학생들이 모였습니다. 서로 익숙한 듯 자리를 잡고 앉아 영어로 대화를 시작하는데요. 사단법인 ‘성공적인 통일을 만드는 사람들’이 2년 째 운영하고 있는 수요 영어교실 현장입니다.

(탈북 남학생) “나도 하루가 다르게 영어실력이 늘어가는구나. 진짜 이 프로그램이 너무 마음에 들고요 끝나는 날까지 참가하려고요.”

수요 영어교실 교사들은 연세대학교의 교환학생 등 원어민 자원봉사자들로 이들은 봉사활동 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2년 전부터 이곳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매튜 와터슨(Mattew Watterson) 씨는 이 일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친구 통해서 시작했는데 좋은 기회인 것 같아요. 북한 사람들과 만날 기회가 없었는데 이 수업에서는 1대 1 기회가 많아서 특히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수요 영어교실을 담당하는 남바다 성통만사 사무국장입니다.

“탈북 학생들에게 맞는 적합하게 돼 있는 교과정이 별로 없는 것 같아 이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초등학생, 중•고등학생의 경우 교과목 과정에서 필요로 하는 영어를 위주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탈북 학생들에게 자연스러운 한국식 말하기와 글쓰기를 가르쳐 주는 곳도 큰 인기입니다.

대학생과 대학입학 예정자들로 구성된 저널리즘 아카데미에서는 6개월 동안 대학 글쓰기부터 자기소개서 쓰기, 프레젠테이션 작성법 등을 배우고 주요 언론사 인턴 체험까지 할 수 있습니다.

“이제 글을 쓸 때 어떻게 써나가야 되는지랑 과제에 대해 글 쓰는 거랑 상식 같은 거 배경지식을 많이 얻다 보니까 이제 글 쓰는데 좀 더 수월해지는 것 같아요.”

셋넷학교 학생들이 워드프로세서 모의시험을 치르고 문제 해설 강의를 듣습니다. 이미숙 선생님은 컴퓨터 교육도 탈북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수업이라고 말합니다.

“이 남한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기본 모든 것이 컴퓨터로 사용이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실생활에 도움이 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을 배우는 과정으로써 꼭 필요한 수업이라고 해서 컴퓨터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은 민간단체들과 연계한 이런 맞춤식 지원이 탈북자들의 정착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하고 앞으로 더욱 활성화시킬 계획입니다.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교육지원팀장 신효숙 박사입니다.

“북한이탈주민 언어교육, 남북한주민 통합교육, 컴퓨터 교육, 청소년 리더십 향상 등 다양한 교육에 대해 공모사업을 통해 예산을 지원해주면 이 단체들이 각각의 지역에서 그 단체의 특성에 맞게 교육을 진행해 주고 평가해서 이것을 좀 더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진행 중에 있습니다.”

맞춤형 교육들의 성과는 벌써 기대 이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수업을 들으시고 한국에 있는 대학교에 입학을 하신 분들이 이번에 5-6분 계셨고 성적이 향상되어서 외국으로 유학 가신 분도 계셨고요. 교육을 더 받고 통일을 준비하는 중요한 일꾼들로 거듭나셔서 통일 이후에 남한과 북한에 다리 역할을 해주시는 훌륭한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저희의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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