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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유훈통치 최대 걸림돌은 경제난”


내일 (2월16일)은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뒤 첫 번째로 맞는 생일, 이른바 ‘광명성절’입니다. 북한은 김 위원장 사망 이후 유훈통치를 내세우며 김정은의 권력 기반 구축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북한이 유훈통치를 내세우는 배경과 전망을 최원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의 지도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유훈통치를 내세우며 김정은을 정통성을 가진 최고 지도자로 부각시키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김 위원장 사망 직후 김정은을 ‘혁명 위업의 계승자’로 부르며 인민군 최고사령관으로 추대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조선중앙방송]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신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를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으로 높이 모시었습니다.”

새 지도자로 등장한 김정은은 지난 두 달간 유훈통치를 한다며 ‘선군정책’은 물론 군 부대 시찰과 심지어 옷차림까지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을 따라하고 있습니다. 또 북한 당국은 전국적으로 군중대회를 열어 정권에 대한 충성을 강요하고 있는데, 이 역시 김정일 위원장이 해오던 것입니다.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인 미 해군분석센터 켄 고스 국장은 김정은이 유훈통치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녹취: 켄 고스 해군분석센터 국장] “REGIME HAS VERY FEW CHOICE…
별다른 준비가 없는 상황에서 김정일이 갑작스럽게 사망했기 때문에 김정은은 지금 아버지의 노선을 따라 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의 최진욱 북한연구센터 소장도 김정은이 유훈통치를 내세우는 것은 이를 명분으로 활용해 빨리 권력을 장악하려는 의도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최진욱 북한연구센터 소장] “지금 김정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정통성과 권력 기반 확보인데요, 이를 위해서 유훈통치를 내세울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러나 서방 관측통들과 탈북자들은 북한의 권력세습과 유훈통치를 ‘시대착오적’인 정치 행태로 보고 있습니다. 탈북자 출신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의 말입니다.

[녹취: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21세기에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고, 북한 인민들의 희생을 담보로 진행되는 세습이기때문에…”

북한의 유훈통치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정치국은 김정은을 최고사령관으로 추대한데 이어 지난 달 12일에는 ‘특별보도’를 통해 김정일 위원장의 시신을 금수산기념궁전에 ‘생전의 모습’으로 영구 보존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의 민간 연구기관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은 그동안 유명무실했던 당 정치국이 다시 부상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녹취:브르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 연구원] ”MAY BE A SHIFT POWER…
정권 교체기를 맞아 군부에 눌려있던 노동당이 다시 득세하는 것 같다는 설명입니다.

이처럼 유훈통치를 내세운 김정은 체제는 지난 두 달간 일단 안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 국민대학교 정창현 교수는 김정은 체제가 아직까지는 김정일 위원장의 유고에 대비한 노선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고 말합니다.

[녹취: 정창현 국민대 교수] “2010년도 당 대표자회에서 김정은 후계자가 들어설 경우 정책과 노선의 윤곽을 이미 만들어 놨기 때문에 지금 북한의 움직임을 보면 그 노선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그러나 관측통들은 김정은 체제가 무한정 유훈통치를 내세우며 기존의 강압적인 노선을 고수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 주민들은 겉으로 대놓고 말은 못해도 김정은 정권이 식량과 전기, 장마당을 활성화 해줄 것을 바라고 있는데, 이를 언제까지 억누를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탈북자 김승철 씨의 말입니다.

[녹취: 탈북자 김승철] “지금 북한 주민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먹는 것, 전기, 땔감 이런 게 가장 원하는 것이죠.”

북한 전문가인 정창현 교수는 김정은 정권이 과감한 개방 대신 기존 노선을 답습하거나 제한적인 변화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녹취: 정창현 국민대 교수] “여전히 김정일 위원장의 노선의 계승이라는 것을 전면에 내세운 가운데 일정한 변화를 모색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정권의 성패가 식량을 비롯한 경제난을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소리 최원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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