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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캐나다 의회서 북 정치범 수용소 실상 폭로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한 탈북자 김혜숙 씨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한 탈북자 김혜숙 씨

캐나다 의회가 사상 처음으로1일 북한인권청문회를 열어 정치범 관리소 출신 탈북자의 증언을 들었습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탈북자 김혜숙씨는 18호 북창 관리소에 겪은 고통들을 소개하며 캐나다와 국제사회의 도움을 호소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캐나다 하원 외교국제개발위원회 산하 국제인권소위원회에 출석해 증언한 탈북자는 2008년 태국을 거쳐 한국에 입국한 51살의 김혜숙씨입니다.

김 씨는 15살의 어린 나이에 가족과 함께 18호 북창 관리소에 수감돼 28년 간 겪었던 고통들을 40여분 간 증언했습니다.

“탄광에 들어가서 16시간 이렇게 일을 시킵니다. 교대시간에 탄광에 들어가서 먼지가 그 뽀얀 속에서 일하고 교대가 들어오면 다시 밖으로 나오면 산에 가서 나무를 하고 하루 16시간씩 일하고 집에 가서 눈 조금 붙이고 또 나오고”

김 씨는 반복되는 강제노동과 공개 총살, 구타와 고문, 형편없이 적은 배급 때문에 너무 고통스러웠다며, 그러나 공포 때문에 보위부원들에게 누구도 대들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무서워서 자기 억울함도 물어보지 못하고 어쨌든간 막 때리고 죄 없이 그렇게 해도 찍소리 못하고 다 맞아야 돼구, 간부들이나 행정일군 간부들이 여자들을 가지고 희롱하고 성적행위도 많이 하고, 우리 이주민들은 아무 권한도 없고 무조건 시키면 시키는 대로 예 예 하고 이렇게 살아야 해요.”

김 씨는 2002년 석방 당시 관리소에 1만 7천에서 8천명의 수감자들이 있었다며, 북한에서 심화조 사건으로 숙청된 문성술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당 전 책임비서도 봤었다고 말했습니다.

“그 때 중앙당 조직비서 했다는 사람 문성술이도 거기 탄광에 들어와서 일하면서 사고를 당했고. 그래서 제가 세계 여러 나라에 다니면서 정말 북한에 대해 현실성을 알려야겠다.”

김 씨는 표창결혼으로 두 자녀를 낳은 뒤 수감 28년 만에 기적적으로 석방됐지만 홍수로 자녀들을 잃고 중국에 인신매매 돼 팔려간 뒤 강제북송 되는 악순환 끝에 한국으로 올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증언을 들은 여러 의원들은 관리소의 인권 상황에 경악했다고 말했습니다.

온타리오주 출신의 마리오 실바 의원은 관리소에서 숨진 김 씨의 어머니와 남동생에 대해 애도를 표한다며, 탈북자들의 증언이 인권 탄압을 종식시키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탈북자들의 용기 있는 증언들이 선군독재정권의 인권탄압 문제를 국제사회에 계속 부각시켜 문제 해결을 앞당길 수 있다는 겁니다.

이번 청문회 개최를 주도한 웨인 마스톤 의원은 김 씨의 비극적인 체험 뿐아니라 북한 주민들이 인권의 개념조차 모른다는 현실에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습니다.

마스톤 의원은 캐나다가 북한의 인권 문제 개선에 보다 큰 관심을 갖고 국제사회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탈북자와 북한의 인권현실을 다룬 한국영화 ‘크로싱’을 보길 바란다고 권고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캐나다 의회는 오는 3일 한국에서 북한인권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는 독일인 의사 노베르트 폴루첸씨와 이경복 캐나다 북한인권협의회 대표를 출석시킨 가운데 2차 청문회를 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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