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 북한의 핵실험 움직임에 대한 대응 방안이 논의됐습니다.
[녹취: 노다 일본 총리]
노다 일본 총리는 오바마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실험 저지를 위해 공동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중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데 미-일 양국이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정부도 북한의 핵실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추이톈카이 외교부 부부장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태롭게 하는 행위는 당사국 뿐아니라 중국의 국가안보에 피해를 줄 수 있는 만큼 이에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전문가들은 당사국 모두에 냉정과 자제를 촉구하고 있는 중국의 미온적인 태도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전략국제문제 연구소의 래리 닉쉬 연구원입니다.
[녹취: 래리 닉쉬 연구원] “If the Chinese...”
중국 정부가 공개적으로 북한을 직접 비판한다면 상당한 압력으로 작용하겠지만, 지금까지 중국 정부는 당사국 모두에 책임이 있다는 식으로 물타기를 해왔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추이톈카이 외교부 부부장의 발언 역시 국제여론을 의식해 한 마디 한 것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이렇게 미온적인 태도를 고수하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지정학적인 고려 때문입니다. 워싱턴의 민간 연구기관인 브루킹스연구소의 리처드 부시 박사입니다.
[녹취: 리처드 부시, 브루킹스 연구소] “China also does not...”
중국이 북한에 식량과 에너지 지원을 끊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할 경우 자칫 북한 정권이 흔들리는 불안정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는 겁니다.
중국은 북한이 갑작스럽게 붕괴해 국경이 불안해지고 지정학적인 관계가 급변하는 걸 더 걱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중국이 극단적인 조치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로 압박을 가해야 북한이 말을 들을 것인지도 현재로서는 불분명합니다. 너무 심하게 몰아부치면 북한이 오히려 반발해 더 강력한 도발을 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결국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완전히 상실할 수 있기 때문에 중국도 섣불리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중국 정부 안에서도 북한이 과거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강행할 때 충분한 시간을 두고 중국에 미리 알려주지 않은 사실을 두고 불만의 소리가 많습니다.
여기에 더해 최소한 지금보다는 북한에 더 압박을 가하는 게 옳지 않냐는 내부 지적도 있지만 실제 정책으로 옮겨지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닉쉬 연구원입니다.
[녹취: 래리 닉쉬, 전략국제문제연구소 ] “The main players...”
중국의 대북정책은 당과 군의 대외담당 부서에서 주관하고 있는데, 이들은 북한과의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북한에 매우 관대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겁니다.
중국이 올해 지도부 교체기를 맞고 있다는 점도 중국의 미온적인 태도에 한 몫 하고 있습니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앤드류 스코벨 박사입니다.
[녹취: 앤드류 스코벨, 랜드연구소] “They’re preparing...”
중국이 오는 10월 18차 당 대회를 앞두고 지도부 교체 작업을 준비 중이기 때문에 국내외의 불안요인을 어떻게든 피하려 하고 있다는 겁니다.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해 성공한다면 그만큼 주변국들이 느끼는 핵위협은 커지게 됩니다.
하지만 미첼 리스 전 미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은 북한이 또다시 핵실험을 하더라도 중국의 전략적 계산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미첼 리스, 전 실장] “One test really...”
북한의 1차 핵실험은 전 세계에 핵능력을 과시하기에 충분했지만, 2차, 3차 실험은 핵 능력을 발전시킨다는 데 의미가 있을 뿐이며 주변국들과의 관계나 미국의 대북 인식을 크게 바꿔 놓을 수는 없다는 겁니다.
리스 전 실장은 중국을 앞세워 북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는 과거에도 성공을 거두지 못했고 앞으로도 성공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김연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