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로 예고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중국이 과거와는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중국 외교부 홍레이 대변인의 말입니다.
[녹취: 중국 외교부 홍레이 대변인]
홍레이 대변인은 중국 정부가 북한 측에 미사일 발사 계획에 대한 관심과 우려의 뜻을 전달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공산당의 의도를 반영하는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와 영자지 ‘차이나 데일리’ 같은 관영매체들도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계획에 반대하는 논평을 실었습니다.
중국 전문가들은 베이징의 입장이 지난 2009년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때 보다 강경해졌다고 말합니다.
당시 중국 외교부는 “유관 당사국들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유리한 일을 하기를 희망한다”는 수준의 논평을 냈었는데 이번에는 다르다는 겁니다. 한국에 있는 중국연구소 유상철 소장의 말입니다.
[녹취: 중국연구소 유상철 소장]
“중국이 2009년 경우에는 북한을 좀 감싸는 입장을 보였는데 이번에는 확연하게 북한의 미사일 발사 계획에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관측통들은 중국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반대하는 이유로 두 가지를 꼽고 있습니다.
우선 중국 수뇌부는 그동안 미국과 북한 간 관계 개선에 이어 6자회담 재개를 통해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한다는 정책을 추진해왔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이런 정책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또 다른 이유는 한반도 정책입니다. 2010년 천안함 사태 이후 중국은 한반도에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나름대로 공을 들여왔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한반도에서 다시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유상철 소장의 말입니다.
[녹취: 중국연구소 유상철 소장]
“2010년에 천안함과 연평도 사태를 거치면서 지난 해에는 한반도 정세가 좀 완화되는 조짐을 보였는데 다시 이번에 북한이 긴장을 조성하면서 중국이 상당히 못마땅해 하는 분위기입니다.”
이런 이유로 워싱턴의 전문가들은 중국이 곧 평양에 특사를 보내 미사일 발사를 막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 연구기관인 헤리티지재단의 딘쳉 연구원입니다.
[녹취: 헤리티지 재단 딘쳉 연구원]“SEND SPECIAL ENVOY TO TRY…”
중국이 특사를 북한에 보내 미사일 발사와 관련된 평양 당국의 진의를 파악하는 한편 미국에도 성의 표시를 하려 할 것이란 얘기입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나라라고 지적합니다. 정치적으로 중국은 북한의 유일한 동맹국이자 최대 후원국입니다.
또 경제적으로 중국은 북한의 최대 교역상대국입니다. 중국은 북한 무역의 70%를 점하고 있을 뿐아니라 석유의 90%, 소비재의 80%, 그리고 식량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 수뇌부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막기 위해 전력을 다해 김정은 체제를 압박하거나 대북 지렛대를 사용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작다고 말합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브루킹스연구소 조나단 폴락 연구원의 말입니다.
[녹취: 브루킹스 연구소 조나단 폴락 연구원]”CHINESE FEELS PROBABLY THEY CAN OBJECT…”
기본적으로 이번 미사일 발사가 김정은의 권력 장악을 위한 국내정치적 성격이 강한데다 북한 당국이 이미 뜻을 굳혔다면 중국으로서도 어쩔 도리가 없다는 겁니다.
헤리티지재단의 딘쳉 연구원은 중국 내 정치 상황도 북한을 강하게 압박하지 못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헤리티지 재단 딘쳉 연구원]“CHINA IS IN THE MIDDLE OF LEADERSHIP TRANSITION…”
중국은 오는 10월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이미 내부 권력투쟁이 시작됐기 때문에 베이징 수뇌부가 북한 문제에 강력한 목소리를 내기가 힘들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과거에 비해 강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그것이 본격적인 대북 압박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미국의 소리 최원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