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버마 제1야당 민주주의민족동맹은 1일 실시된 보궐선거가 끝난 직후, 수치 여사가 랑군 남쪽의 벼농사지역에서 다른 두 명의 경쟁자들을 큰 표 차이로 물리쳤다고 발표했습니다.
목격자들은 수 백 명의 수치 여사 지지자들이 이 같은 발표에 환호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3월에 민간정부가 출범한 이후 처음 실시된 이번 보궐선거는 국회의원의 내각 진출 등으로 공석이 된 하원의원 37명과 상원의원 6명, 그리고 지역의회 2명 등 모두 45명을 뽑는 선거였습니다.
노벨상 수상자인 수치 여사는 이번 선거에 하원의원에 출마했습니다. 수치 여사가 선거에 도전한 것은 민주주의민족동맹의 1990년 압도적인 총선 승리 이후 처음이었습니다.
당시 민주주의민족동맹은 4백85석 가운데 3백92석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뒀지만 군사 지도자들은 권력 이양을 거부했고, 수치 여사는 그 이후 20년의 대부분 기간 동안 가택 연금 등을 당했습니다.
이어 군부의 지지를 받은 후보들이 승리한 지난 2010년 총선거때는 수치 여사의 출마가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버마 당국은 2010년 총선거 직후에야 수치 여사에 대한 가택연금을 해제했고, 수치 여사는 이 때부터 적극적으로 정치 과정에 개입했습니다.
수치 여사의 당선이 확정된다면, 지난 해 민간정부가 출범하기 전까지 약 50년 동안 군사통치 아래 쇠퇴한 버마에 획기적인 사건이 될 것입니다.
이 밖에도 민주주의민족동맹은 이번에 보궐선거가 실시된45개 선거구에 모두 후보를 출마시켰지만,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버마 정부가 언제쯤 공식 결과를 발표할 지 불분명한 상황입니다.
버마는 이번에 공정하고 자유로운 선거를 보장하기 위해 사상 처음으로 소수의 미국과 유럽연합, 아세안 출신의 선거 감시단원들이 선거 진행과정을 지켜볼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그러나, 감시단원들에게 준비 시간이 며칠 밖에 주어지지 않았고, 일부 단원들은 자신들을 감시자가 아니라 단지 참관인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유럽연합 당국자들은 이번 보궐선거가 자유롭고 공정했던 것으로 판정되면 버마 군사정부에 부과됐던 경제제재의 일부를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대 버마 제재는 과거 20년 동안 버마 군부통치 아래 자행된 다양한 인권 침해에 대한 대응이었습니다.
민주주의민족동맹은 1일 이번 선거에서 일부 투표용지들이 밀랍으로 덮여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나중에 이 밀랍을 벗겨내고 투표 결과를 조작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민주주의민족동맹은 유권자들에 대한 위협도 있었다는 불만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수린 피추완 아세안 사무총장은 버마 보궐선거가 심각한 문제없이 비교적 무난하게 진행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수린 사무총장은 심각한 부정 선거 행위에 대해 보고받은 적이 없다며 이 같이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