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두 차례 열렸던 남북 그리고 미-북 대화와 관련해 “한 두 번 얘기해서 타결될 일은 아니지만 얘기를 할 때마다 입장차가 좁혀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4일 기자들과 만나 “3차 대화가 되면 좀 더 구체적인 협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문제의 핵심은 북한이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중지를 수용하느냐 여부”라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미-북 3차 대화가 올해 안에 성사될 지 여부에 대해선 “ 두 나라가 서로 시기를 봐야 한다”며 “글린 데이비스 신임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국제원자력기구 이사회 업무를 정리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린다”고 말해 다소 지체될 수 있음을 내비쳤습니다.
6자회담 재개 여부에 대해선 “예전의 패턴과는 다르게 북한의 속마음을 전혀 모르겠다”며 “북한은 속마음이 알려지면 협상력이 약화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이명박 한국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중 한-러 정상이 사업 실현에 긴밀하게 협력키로 한 남-북-러 가스관 연결사업과 관련해선 “북한과 러시아간 계약 내용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이 당국자는 북한과 러시아의 계약 결과에 따라 한국과 러시아가 협의하고 이후 남-북-러 3자가 협의하는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특히 “중요한 것은 경제성으로 북한이 통과료를 얼마나 요구하느냐가 문제”라며 “과거 예로 볼 때 턱없이 높은 가격을 부를 가능성이 있는데 국제적 관행과 기준이 있는 만큼 북한이 현실적 접근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일각에서 가스관 통과료를 현금 대신 현물로 지급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 데 대해선 “아직 얘기할 단계가 아니지만 선택방안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며 “유엔 제재 결의 위배 여부 등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러시아의 국책연구기관인 세계경제.국제관계 연구소가 최근 펴낸 한반도 정세 관련 특별보고서에서 북한의 붕괴 추세가 강화되고 2020년대 후반엔 남북이 실질적 통일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한 것에 대해서도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이 보고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치무대에서 떠나면서 북한 내 해외사업과 정치에 접근할 수 있는 관료들과 이런 접근성을 갖지 못하는 군.보안기관 간 충돌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결국 해외사업 등을 통해 외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관료집단이 승리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북한이 한국의 통제에 들어갈 수 있도록 국제사회의 감시 아래 북한 임시정부가 세워지고 북한 군의 무장해제와 경제현대화 작업이 본격화 할 것이라며 결국 북한 경제는 한국 경제에 흡수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이 보고서 내용이 “러시아 정부의 입장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관변연구소가 북한 붕괴를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