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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6자대표 미 학술회의 동시 참석


8일 뉴욕에서 열린 학술회에 참석한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앞줄 맨 오른쪽).
8일 뉴욕에서 열린 학술회에 참석한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앞줄 맨 오른쪽).

북한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리용호 외무성 부상이 참석하는 국제학술회의가 미국 뉴욕에서 열렸습니다. 미-북 3차 고위급 회담의 합의사항이 발표된 지 일주일만에 열리는 행사인 만큼 큰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김연호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북한 외무성 대표단이 다시 뉴욕을 방문했군요.

답) 그렇습니다. 지난 해 7월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이끄는 북한 대표단이 미-북 1차 고위급 회담을 위해 뉴욕을 방문했었습니다. 당시 북한 대표단은 유엔본부 건너편에 있는 밀레니엄 플라자 호텔에 머물렀는데요, 이번 국제학술회의도 같은 호텔에서 열렸습니다.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협력’을 주제로 열린 이번 회의는 어제 (7일) 개막식 겸 환영만찬을 시작으로 9일까지 6개 분과로 나눠 주제별로 토론회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학술회의라고는 하지만 북한 외무성 고위 관리들이 참석했기 때문에 큰 관심을 끌고 있지 않습니까? 북한 측에서는 누가 왔습니까?

답) 6자회담 수석대표인 리용호 부상과 최선희 미국국 부국장, 그리고 미국국 관리 3명, 이렇게 모두 5명이 참석했습니다. 미-북1차 고위급 회담 때 김계관 부상을 수행했던 리근 미국국장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번 학술회의와 같은 날 베이징에서 미-북 영양 지원 회담이 열려서 리근 국장이 뉴욕과 베이징 둘 중에 어디로 갈지도 관심을 모았는데요, 무슨 이유에서인지 리근 국장은 양쪽 다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문) 이번 회의는 여러 나라에서 참석했던데요. 참석자 수가 얼마나 됩니까?

답) 네, 전현직 관리들을 포함해서 모두50명 가까이 됩니다. 워싱턴에서 발행되는 정치전문 정보지 ‘넬슨 리포트’가 주최 측이 작성한 참석자 명단을 입수해서 보도했는데요, 미국과 한국, 북한, 중국, 일본, 러시아, 독일, 몽골 이렇게 8개 나라와 유럽연합, 유엔에서도 고위 인사가 참석했습니다.

문) 미국 측 참석자들은 누구인지 알려졌습니까?

답) 네. 전직 관리들로는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과 제임스 스타인버그 전 국무부 부장관, 제임스 레이니와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대사, 조엘 위트 전 국무부 북한 담당관이 참석했습니다. 의회에서는 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이 마지막 날 기조연설을 할 것으로 알려졌고, 상원 외교위원회 전문위원인 프랭크 자누지와 키스 루스 씨도 참가했습니다. 이밖에도 민간 전문가들로는 맨스필드재단의 고든 플레이크 소장, 사회과학원의 리언 시걸 박사, 컬럼비아대학의 찰스 암스트롱 교수가 참석했습니다.

문) 한국 측에서도 꽤 비중있는 인사들이 참석했지요?

답) 네, 현직 관리로는 6자회담 수석대표인 임성남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조현동 북핵외교기획단장이 참석했습니다. 이밖에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과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문정인 연세대 교수도 참가했습니다.

문) 그밖에 다른 나라 참석자들도 소개해주시죠.

답) 일본은 마에하라 세이지 전 외상, 중국은 판젠창 중국개혁개방포럼 상급고문, 독일은 폴커 뤼헤 전 국방장관과 게르하르트 티데만 평양주재 대사가 눈에 띕니다. 러시아에서는 알렉산더 보론초프 사회과학원 교수가 참석했습니다.

문) 거물급 인사들이 많이 왔군요. 토론 내용도 궁금한데, 구체적으로 알려진 게 있습니까?

답) 비공개로 회의가 진행되고 있어서 토론 내용이나 주제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마지막 날 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이 예정된 것 말고는 구체적인 행사 일정도 나와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북한이 비핵화 사전조치와 영양 지원에 대한 합의사항을 밝힌 지 1주일만에 열리는 회의인데다, 북한의 6자회담 수석대표가 참석하는 만큼, 6자회담 재개 방안이 구체적으로 논의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회의 참가자 한 명이 저희 ‘미국의 소리’방송에 밝힌 바에 따르면, 정부 차원의 공식회담이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인 협상이 이뤄질 수는 없고, 다만 큰 틀의 동북아시아 안보 문제가 집중 논의되고 있습니다.

문) 이번 학술회의의 주최가 스타인버그 전 국무부 부장관이 학장으로 있는 시라큐스대학이라는 점도 눈여겨 볼만한 대목일 거 같은데, 어떻습니까?

답) 스타인버그 전 부장관이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해 3월 사임한 스타인버그 전 부장관은 현재 시라큐스대학의 맥스웰 국제대학원 학장으로 있는데요, 이 대학원과 독일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이 이번 학술회의를 공동주최했습니다. 스타인버그 전 부장관이 지금은 민간인 신분이기는 하지만 미국의 입장을 북한 측에 전달하면서 허심탄회한 토론을 벌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 남북한의 6자회담 수석대표가 나란히 참석하는 만큼, 남북 접촉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가능성도 있지 않겠습니까?

답) 양측 사이에 회동 계획이 잡혀 있지는 않지만 회의기간 동안 자연스럽게 대화를 주고받을 가능성은 열려 있습니다. 양측의 숙소도 회의가 열리고 있는 밀레니엄 플라자 호텔이기 때문에 기회는 많습니다. 한국의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어제 (7일) 뉴욕 도착 직후 기자들에게 “기회가 된다면 남북한이 최근 상황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계제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남북한의 6자회담 수석대표들은 이번 학술회의가 끝난 뒤 바로 다음 날 민간단체인 전미외교정책협의회 (NCAFP) 주최로 열리는 또다른 회의에도 참석합니다.

문) 미국 관리들이 북한 측과 만날 가능성은 없습니까?

답) 미 국무부는 이번 학술회의에서 북한 측과 정부 차원의 공식회동을 가질 계획이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10일 열리는 전미외교정책협의회 모임에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 특별대표나 클리포드 하트 6자회담 특사가 참석할 가능성이 계속 제기되고 있습니다. 북한 대표단이 13일까지 뉴욕에 머물 예정이기 때문에 회의가 끝난 뒤에 미국과 북한이 따로 공식 접촉을 가질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북한 외무성 고위 관리가 참석하고 있는 뉴욕의 국제학술회의 소식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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