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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24시] 미 동부 10월에 이례적 폭설 피해 속출, 허먼 케인 성추문 파문


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미국 동북부 지역에 지난 주말 10월 기상으로는 이례적인 폭설로 도심 곳곳의 기능이 마비됐습니다. 공화당 대권 주자인 허먼 케인 후보가 성 추문에 휩싸였습니다. 이밖에 보잉 사의 우주 사업 계획, 참전 군인 부모를 둔 자녀의 난폭성 문제 등 오늘도 다양한 소식들을 천일교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문) 미 동북부 지역에 지난 주말 많은 양의 눈이 내렸는데, 어느 정도였습니까?

답) 네. 뉴저지 북부 플레인필드라는 지역에 무려 68cm의 눈이 내렸고요. 매사추세츠 주와 펜실베이니아 주 일부 지역에도 30cm가 넘는 눈이 내렸고요. 미국의 수도 이곳 워싱턴 DC에서 멀지 않은 메릴랜드 주와 웨스트버지니아 주의 일부 마을도 최고 25cm 이상의 눈이 쌓였습니다. DC 아래로는 우박을 동반한 진눈개비가 내리는 정도에서 그쳤는데요. 아무튼 10월에 이렇게 많은 눈이 내린 것은 미국 기상 관측 사상 100여 년 만에 거의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문) 때 이른 눈에 주민들이 미처 대비하지 못했을 것 같은데, 그로 인한 피해가 적지 않았죠?

답) 그렇습니다. 가을 낙엽의 낭만을 느낄 겨를도 없이, 더구나 본격적인 한파가 찾아오기도 전에 한 겨울에나 있음직한 눈 피해가 속출했는데요. 현재까지 모두 3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또 강풍과 폭설에 나무들이 쓰러지면서 전선을 끊어버리는 바람에 약 330만 가구에 정전 피해가 나타났는데요. 전력 회사 측은 완전히 복구하려면 일주일은 소요될 것이라고 밝혀 주민들의 추위와 불편이 가중될 전망입니다. 그런가 하면 도로와 철도가 유실되거나 통제됐고, 항공기들도 발이 묶이는 등 여행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문) 우선 인명피해 상황부터 자세히 전해 주시죠.

답) 네. 펜실베이니아 주 동부에서는 84살 노인이 집에서 잠을 자고 있다가 집 위로 거목이 쓰러지면서 그 아래 깔려 숨졌습니다. 또 커네티컷 주에서는 빙판길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해 한 명이 사망했고, 매사추세츠 주 스프링필드에서는 20대 남성이 절단된 고압선 옆을 지나다가 감전돼 목숨을 잃기도 했습니다.

문) 겨울철 정전 피해는 비상 응급 상황으로 취급되는데, 어느 지역들의 피해가 유독 컸습니까?

답) 메릴랜드 북부와 매사추세츠 주 지역이 가장 피해가 컸는데요. 230만 가구가 한꺼번에 정전되는 피해를 입었습니다. 또 뉴저지 주에서만 65만 가구가 정전됐고, 커네티컷과 펜실베이니아 주 지역에서도 정전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겨울에 전기 공급이 중단되면, 기본적으로 난방이 되지 않기 때문에 자칫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는 중대한 사안입니다. 이에 따라 뉴저지와 커네티컷, 매사추세츠, 뉴욕 주 등의 13개 군에는 비상사태가 선포됐습니다.

문) 폭설 지역의 교통 상황도 거의 마비됐을 것 같은데, 상황이 어느 정도로 심각했습니까?

답) 네. 빙판길로 변한 도로는 말할 것 없고요. 미국 내 주요 철도망인 암트랙은 필라델피아와 해리스버그 구간의 운행을 중단했습니다. 또 커네티컷과 뉴욕 구간을 운행하는 통근 열차도 신호등 고장 등으로 연착되거나 운행에 차질을 빚었습니다. 동북부 지역 각 공항에서는 비행기의 연착이나 결항으로 이용객들의 발이 묶였고요. 뉴욕 케네디 공항과 필라델피아 국제공항에서만 1천 개의 항공편이 취소되는 등 교통 대란이 빚어졌습니다.

문) 심지어 항공기 안에서 승객들이 7시간을 꼼짝없이 갇혀 있기도 했다고요?

답) 네. 플로리다를 출발해 뉴저지에 도착한 젯블루 여객기가 공항에 도착한 뒤에도 승객들이 장시간 내리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는데요. 물론 폭설 때문입니다. 조종사의 수 차례 도움 요청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승객 100여명은 제대로 화장실도 이용하지 못하고 굶주림과 목마름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따라서 연방교통부 산하 항공여행자 보호사무국이 조사에 착수했는데요. 만일 공항 측의 과실이나 소홀이 명백히 드러날 경우 승객 1인당 2만7천 500달러 상당의 막대한 벌금과 별도의 보상금을 물어야 합니다.

문) 미국에서는 마침 10월 31일이 ‘할로윈 데이’라고 해서 어린이들이 즐기는 날인데요, 폭설의 여파가 이 행사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고요?


답) 그렇습니다. 미국에서 ‘할로윈 데이’는 마치 한국의 ‘어린이 날’과 같이 미국 어린이들이 1년 중 손꼽아 기다리는 날 가운데 하나입니다. 집집마다 귀신을 쫓아내기 위해 실내와 집밖에 공포심을 자아내는 장식을 하는 가운데 어린이들은 다양한 무서운 영화 속 주인공 복장을 하고 집집마다 다니면서 사탕과 초콜릿을 받아 먹고 즐기는 행사가 열리기 마련인데요. 동북부 지역 폭설 피해 지역 대부분에서 학교들이 폐쇄됐고 정전으로 어린이들이 찾을만한 시설들도 죄다 문을 닫은 상황입니다. 따라서 이들 지역에서는 올해는 할로윈 데이를 뒤로 미뤄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문) 이번 폭설로 뉴욕 월가를 비롯해서 장기 농성을 벌이고 있는 시위자들의 불편도 적지 않겠는데요?


답) 뉴욕 맨해튼의 주코티 공원에 천막 생활을 하며 머물고 있는 반 월가 시위대가 폭설에도 불구하고 시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눈 보다는 나라가 더 걱정’이라는 내용의 팻말이 등장했는가 하면 눈비를 맞아 젖은 몸으로 ‘빚을 탕감해 달라’는 구호를 힘껏 외치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은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다른 지역도 대부분 마찬가지였는데요. 일부 시위대는 기부금을 활용해 천막 대신 겨울을 나기 위한 건물 임대를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그런데 전국적으로 반 월가 시위대들이 경찰에 대거 연행된 것으로 나타났군요?

답) 그렇습니다. 뉴욕 월가에서는 30일밤 경찰이 시위대가 진을 치고 있는 공원과 상가 부지 등에서 수십 명을 연행했습니다. 또 버지니아의 주도 리치먼드에서도 31일 새벽 공원에 진을 치고 있는 시위대를 강제 해산했는데요. 이에 불복한 시위자들이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텍사스 오스틴에서도 공원 공공시설물을 무단 점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38명이 검거됐고 오리건 주 포틀랜드에서도 시위자 수십 명이 체포되는 등 전국적으로 시위대에 대한 강경 진압이 이어졌습니다.

문) 다음 소식으로 넘어가 보죠. 공화당 대권 후보들을 대상으로 한 지지율 조사가 새로 발표됐는데 그 결과부터 소개해 주시죠.

답) 네. 내년 경선이 조기에 실시되는 아이오와 주의 공화당원 400명을 대상으로 지역 신문이 전화 설문 조사를 실시했는데요. 허먼 케인 후보가 23%의 지지율을 얻어, 22%를 확보한 미트 롬니 후보와 박빙 승부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케인 후보의 여전한 인기 돌풍을 반영하고 있는데요. 두 사람에 이어 론 폴 전 하원의원이 12%로 3위를 기록했고, 지난 8월 아이오와 비공식 예비경선에서 1위를 차지했던 미셸 바크먼 하원의원과 한때 높은 인기를 누렸던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는 각각 8%와 7%에 지지율을 받아 하위권에 머물렀습니다. 이밖에 릭 센토럼 전 상원의원이 5%, 존 헌츠먼 전 유타 주지사가 겨우 1%의 지지를 얻는데 그쳤습니다.

문) 그런데 인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허먼 케인 후보가 과거 여성에 대한 성 추문 전력이 불거져 논란이 되고 있군요?

답) 네. 피차업체 최고 경영자였던 케인 후보는 지난 1990년대에 전미요식업협회 회장직을 맡았었는데요. 당시 협회 여직원 2명을 성희롱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해당 여직원들은 케인 후보의 외설적인 언행을 문제 삼아 케인 측으로부터 수만 달러의 합의금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문) 케인 후보 측의 반응이 궁금하군요?

답) 네. 케인은 그런 의혹은 순전한 거짓 비난이라고 직접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는 취재 과정에서 전현직 협회 관계자들을 상대로 사실을 확인했고, 당시 협회에서 공식적으로 이 문제에 개입했던 정황도 포착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 사건이 앞으로 선거운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런지 주목됩니다.

문) 다음 소식 살펴보죠. 미국의 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 사가 미 항공우주국의 사업을 이어나가기로 했다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답) 네. 미국 보잉 사가 상업용 우주선 사업 추진을 본격 예고하고 나섰는데요. 플로리다 주의 항공우주산업을 담당하는 부서인 스페이스 플로리다 측과 우주왕복선을 보관했던 격납고를 임대하기로 협약을 체결했기 때문입니다. 앞서 미 항공우주국은 우주왕복선 사업을 중단해 관련분야 일자리가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었는데요. 하지만 이번 협약을 통해 오는 2015년까지 550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문) 보잉 사가 어떤 사업을 시작하는 것인지 구체적인 내용이 알려졌습니까?

답) 일종의 우주 택시 사업인데요. 일반인과 화물을 우주로 실어 나르는 우주 여객기를 제조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일반인들의 본격 우주 여행 시대가 열리게 되는 것입니다. 또 우주 왕복선 운영이 중단되면서 미국은 국제우주정거장까지의 왕래에 전적으로 러시아의 우주선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형편이었습니다.

문) 오늘 마지막 소식인데요. 해외에 파병돼 있는 미군 가정 자녀들의 폭력성에 관한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됐죠?

답) 네. 해외 전쟁 참전 미군을 부모로 두고 있는 자녀들은 그렇지 않은 일반 가정의 자녀들에 비해 훨씬 폭력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목숨을 담보로 치열한 전투 현장에 참여한 미군들은 자신들도 여러 피해를 입고 있지만 자녀들에게까지 이를 대물림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결과가 아닐 수 없습니다.

문) 실제 해외 파병 미군 자녀들의 폭력성이 얼마나 심각했습니까?

답) 네. 워싱턴 주립대학교가 참전 용사 자녀 8학년과 10학년, 12학년 학생 1만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폭력 조직에 가입하게 되는 비율이 일반 학생보다 세 배가 높았고, 학교에 무기를 가져오는 경우도 두 배가 더 많았습니다. 특히 남학생의 28%가 동급생을 때린 적이 있다고 답해 여학생보다 폭력에 더 쉽게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네,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 24시’의 천일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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