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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오늘] 가다피 고향에서 비참한 최후, 그리스 긴축 안 의회 1차 통과 등


세계 각국의 주요 움직임을 알아보는 ‘지구촌 오늘’ 시간입니다. 그동안 도피중이던 리비아 전 지도자 가다피가 사망했습니다. 그리스 정부의 긴축법안이 노조의 총파업 속에 19일 의회의 1차 표결에서 통과됐습니다. 이란에서 정부의 공개처형 등 조직적인 인권침해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유엔 기구 보고서가 밝혔습니다. 그밖에 지구촌 소식 알아봅니다. 문철호 기자 나와 있습니다.

문) 문철호 기자, 리비아의 장기집권 독재자 무아마르 가다피가 결국 비참한 최후를 맞았군요.

답) 네, 그렇습니다. 리비아 국가과도위원회 NTC의 무스타파 압델 잘릴 위원장은 16일 수도 트리폴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무아마르 가다피가 사망했다고 확인했습니다. 잘릴 위원장은 리비아 시민군이 가다피의 고향인 시르테에 대한 공세작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가다피를 사살했다고 경위를 밝혔습니다.

그리고 가다피의 피에 젖은 시신이 땅바닥에 놓여 있는 모습이 동영상으로 전 세계 텔레비전 화면으로 방영됐습니다. 미국은 리비아 국가과도위원회 관리들로부터 가다피의 사망확인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문) NTC 시민군이 시르테 공략 과정에서 가다피를 사살했다는데 어떤 상황이었나요?

답) 네, 시민군은 거의 두 달 간 계속된 시르테 공략 중에 20일 마지막까지 저항하던 가다피 추종자들을 소탕하는 과정에서 지하에 숨어있던 가다피를 발견해 살해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 다음 시민군은 시르테를 완전 장악하고 리비아의 새로운 국기를 게양했습니다. 시르테 시내 전역에선 시민군과 주민들이 거리로 뛰쳐나가 축포를 쏘고 새 국기를 흔들며 환호했습니다. NTC 관리들은 시르테에 대한 전면 통제가 확인되는 대로 리비아 전국에 대한 가다피 통치로부터의 해방을 선포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문) 국제사회의 반응은 어떤가요?

답)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하는 중에 가다피 사망을 보고 받았습니다. 클린턴 장관은 이제 가다피의 사망이 확인된 이상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됐다면서 하지만 가다피의 죽음이 리비아에서 싸움이 완전히 끝났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경고했습니다.

미국 의회 존 맥케인 상원의원은 가다피의 죽음은 리비아 혁명의 1단계가 완료된 것이라며 미국과 유럽 동맹국들 그리고 아랍 동반국들에 리비아 국민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유럽연합 정상회의의 헤르만 반 롬퓌 상임의장과 주제 마누엘 바로스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공동성명을 내고 가다피의 죽음으로 이제 리비아에서 독재와 억압이 시대가 종식됐다고 말했습니다.

문) 리비아에서 반정부 시민봉기가 시작 된지 8개월 만에 결국 전 장기독재자가 제거된 거죠?

답) 그렇습니다. 지난 2월 15일, 리비아 제2의 도시 벵가지에서 가다피 독재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민봉기가 시작됐을 때 가다피 정권은 즉각 시위군중을 폭력 진압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2월 21일, 세계 여러 나라들에 주재하는 리비아 대사들과 외교관들이 잇달아 사임하고 반정부 시위진영에 가담했습니다. 가다피 정부군의 유혈 진압이 계속되자 2월 26일,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가 비무장 리비아 민간인들에 대한 정부군의 유혈진압을 반인륜적 범죄로 규정하고 국제형사재판소가 리비아 사태를 조사하도록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문) 유엔 안보리는 이어 3월 17일에 리비아 민간인들을 유혈진압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리비아 영공을 비행 금지구역으로 설정했죠?

답) 그렇습니다. 그 후 이틀 만인 3월 19일, 안보리 결의에 프랑스군 전투기가 리비아 영공에 진입해 첫 공습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3월 23일에 시민군과 반정부 진영 지도자들이 벵가지에서 임시정부에 해당하는 공식기구를 출범시켰습니다. 반정부 진영과 가다피 친위대 간의 공방이 여러 도시들에서 일진일퇴의 양상으로 계속되는 가운데 국제형사재판소가 6월 27일에 가다피 체포영장을 발부했습니다.

문) 미국과 유럽 여러 나라들은 리비아 접촉그룹을 발족하고 리비아의 합법적인 정부로 국가과도위원회를 인정한 것이 7월 15일이었죠?

답) 그렇죠. 그리고 시민군이 8월 21일 수도 트리폴리를 공략해 거의 대부분을 장악하면서 가다피 진영의 핵심 거점, 바브 알 아지지야 요새를 함락하고 트리폴리 전투의 승리를 선언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가다피는 잠적해 행방이 확인되지 않다가 오늘, 10월 20일, 최후를 맞았습니다. 리비아 민중의 민주화 요구 봉기가 시작된 지 8개월 1주일 여 만입니다. 수많은 무고한 리비아인들을 탄압했던 42년에 걸친 가다피의 철권통치가 마침내 막을 내린 겁니다.

문) 가다피는 장기간 집권하면서 강압통치로 악명이 높았지만 국제적으로도 심심치 않게 커다란 물의를 일으켰죠?

답) 그렇습니다. 1988년 영국 스코틀랜드, 로커비 상공을 비행하던 미국 팬암 여객기를 폭파해 270명의 목숨을 앗아간 테러공격에 리비아 정보기관이 관여했습니다. 가다피는 팬암기 폭파 테러 개입설을 부인하다가 오랜 협상 끝에 2003년 팬암기 희생자 유족들에 대한 보상금 지급에 합의했습니다. 가다피는 또 대량살상무기를 포기한다고 선언해 국제사회 복귀를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가다피가 국제사회에 복귀하지 못한 채 리비아 국민의 민주화 봉기가 일어났고 가다피는 이를 저지하려 안간힘을 다 하다가 끝내 비참한 최후를 맞았습니다.

문) 이번에는 그리스의 부채위기 관련 소식을 알아보죠. 그리스 정부의 추가 긴축재정 법안이 이 시간 현재 2차 표결을 앞두고 있죠?

답) 네, 그리스가 국제 구제금융의 차기분 지원을 받기 위해 의무화된 추가 긴축재정 시행 법안이 19일 의회 1차 투표에서 통과됐습니다. 그리스 정부는 총 1,590억 달러의 국제 구제금융 지원액 가운데 차기 지급분 110억 달러를 지원 받아야만 다음 달 부채상환 불능 상태를 면하게 되는데요. 요구조건인 추가 긴축재정안이 의회 1차 표결에서 일단 승인된 겁니다.

문) 야당 의원들은 물론이고 집권 사회당 소속 일부 의원들이 반대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부의 추가 긴축재정 안이 1차 관문을 통과한 거군요.

답) 집권 사회당은 소속 의원들과 군소 정당 의원들을 포함해 과반수를 겨우 넘는 지지를 확보한 상태였는데요. 1차 투표 결과 총 300석 가운데 찬성 154표, 반대 141표로 일단 첫 번째 관문을 넘어섰습니다. 추가 긴축재정 법안이 통과된 것은 긴축 재정안의 내용이 중산층 이하 빈곤층에게는 큰 타격을 주는 것이지만 부유층에겐 별 영향을 끼치지 않기 때문이라고 시위자들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긴축재정 법안은 20일 2차 표결에서도 승인돼야만 시행될 수 있습니다.

문) 그런데 이 법안에 그리스 노조와 일반 시민들이 크게 반발해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죠?

답) 네, 그렇습니다. 19일, 전국적으로 48시간 총파업이 시작됐는데요. 노동자와 시민들의 시위는 20일에도 전국적으로 계속됐습니다. 이 날 수도 아테네에서는 약 5만 명의 노동자들과 시민들이 도시 중심 신타그마 광장에 집결해 국회의사당 건물 주변을 에워싸고 격렬한 항의 시위를 벌였습니다. 노동자, 시민들은 저지하는 경찰에 돌과 화염병을 던지며 과격 시위를 벌였고 경찰은 최루 가스와 시위진압용 수류탄을 쏘는 등 충돌이 벌어졌습니다. 시위와 함께 전국적으로 파업이 벌어져 도시들에선 쓰레기들이 산더미처럼 쌓인 가운데 관광지들은 폐쇄되고 정부 기관들의 기능은 마비됐습니다.

문) 유로화 사용권 국가들의 지도자들의 움직임은 어떤가요?

답) 유로화 사용권 국가 지도자들은 머리를 맞대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지만 확고한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유럽의 두 경제대국인 독일과 프랑스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19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또 다시 만나 긴급한 그리스 구제금융 문제와 유럽 전체를 짓누르는 부채위기에 대한 해법을 논의했습니다. 유럽 지도자들은 오는 일요일인 23일에 브뤼셀에서 긴급 정상회의를 갖고 유로화 사용권의 구제금융 기금을 크게 확대하는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구요.

문) 그리스에 구제금융을 제공하는 국제통화기금 등 이른바 트로이카가 그리스의 긴축재정 시행을 검토했죠?

답) 국제통화기금과 유럽연합, 유럽중앙은행 등 3자는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차기분이 가능한 한 조속히 지급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리스의 경제회복 부진이 몇 달 전 보다 더 악화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문) 다음은 중동 쪽으로 가보죠. 이란이 인권침해 문제로 또 국제적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군요.

답) 네, 그렇습니다. 유엔 총회 인권위원회에서 이란의 인권상황에 관한 보고서 발표가 있었는데 이란의 인권상황이 조직적인 침해 양상으로 악화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19일 열린 회의에서 아흐메드 샤히드 인권 특별 보고관은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이란 정부의 공개처형과 소수 종교, 소수 민족에 대한 조직적인 박해 그리고 민권과 정치적 권리 침해 등이 극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문) 이란의 공개처형 같은 극형에 관해 구체적으로 지적됐습니까?

답) 네, 꽤 구체적인 설명이 있었습니다. 이란 당국이 올해 들어 현재까지 공식 발표한 사형집행 건수만 해도 200건이 넘고 1월 한 달에만 적어도 83건의 처형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샤히드 보고관이 밝혔습니다. 그리고 사형집행 가운데 불법 마약과 관련된 게 거의 70%인데 대부분의 불법 마약사범의 경우 사형을 선고받을 만큼 중범죄가 아니기 때문에 인권 침해로 지적된다고 샤히드 보고관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문철호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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