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통일연구원의 최진욱 북한연구센터 소장은 22일 미국 워싱턴의 존스 홉킨스 대학에서 열린 '동북아시아의 정치적 변화와 지역적 안보(Political Changes in 2012: implications for Northeast Asian Regional Security)' 라는 제목의 세미나에서 북한에서는 김정은의 후계자 부상과 함께 큰 권력 이동이 발생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의 권력 기반이 박봉주 전 내각총리를 중심으로 구 군부의 지지를 받던 기존의 구 세력에서 보수적인 노동당 엘리트들과 신 군부로 구성된 새로운 집단으로 이동했다는 것입니다.
최 소장은 이 가운데 신 군부의 출현이 가장 극적인 변화였다며, 이는 김정은의 이미지를 군사적 지도자로 부각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인민군 총참모장 이영호와 총정치국 1부국장 김정각, 정찰총국장 김영철 등이 북한 신 군부의 핵심 인물들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밖에도 최 소장은 북한 정권 내부에서 김정은을 군사 지도자로 부각시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 등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은이 대장 칭호를 수여 받고, 북한의 공신 선전기관이 김정은을 포병술 천재로 선전하고 있는 점, 또 김정은을 김 장군으로 호칭하고 있는 것 등이 이 같은 사실을 입증한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지난 9일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북한 정권수립 기념일 열병식도 김정은의 군사 지도자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노력과 일부 관련이 있다고 최 소장은 분석했습니다.
한편 북한의 급변사태 발생시에도 북한의 체제붕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러시아의 대북 전문가가 주장했습니다.
러시아 과학원 산하 극동문제연구소 내 한반도연구센터의 알렉산더 제빈 소장은 북한의 정치체제가 지도자의 유고나 권력 공백에서도 체제 안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형성돼 있다며 이 같이 주장했습니다.
예를 들어 김일성 주석 유고 후 3년간 북한에는 공식 지도자가 없었고, 최근 김정일의 와병 중에도 권력의 공백이 있었지만 북한 정치체제는 상당히 지속 가능한 체제인 것으로 입증됐다는 것입니다.
제빈 소장은 또 김정은이 북한의 후계자로 공식화됐지만, 최고 권력자가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제빈 소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북한의 후계자로 지정된 후 실제 권력을 이양 받는 데 20년이 걸렸다며, 김 위원장이 쉽게 최고 권력자의 자리를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