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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24시] 미국 허리케인 아이린 피해 종합, 체니 전 부통령 자서전 논란 등


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지난 주말과 휴일 미 동부 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 아이린으로 인한 피해 규모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텍사스 주는 최악의 가뭄과 무더위가 계속 이어져 전력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이밖에 딕 체니 전 미국 부통령이 출간한 자서전 관련 논란, 그리고 캘리포니아 주 한 교육감이 자신의 임금을 반납하기로 한 사연 등 오늘도 다양한 소식들을 천일교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문) 허리케인 아이린이 동부 해안가 지역을 훑고 지나갔는데, 당초 우려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적잖은 피해가 발생했죠?

답) 네. 이번 허리케인 때문에 동부 지역에서는 최소한 25명이 목숨을 잃고 사회 기반 시설 파괴와 건물 붕괴 등에 따른 재산 피해 규모도 70억에서 최대 140억 달러에 달할 전망입니다. 물론 지난 2005년 1천600여 명의 사망자를 내고 1천억 달러 안팎의 피해를 낸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비교해 볼 때는 적은 수준이지만 아이린은 미 동부 지역 최악의 허리케인이라는 기록을 남겼습니다.

문) 피해 내용을 좀 자세히 살펴볼까요? 사망자들은 어떻게 발생한 겁니까?

답) 네. 해상에서 접근해 오던 허리케인 아이린은 노스캐롤라이나 주를 시작으로 미 동부 해안가 마을과 맞닿기 시작했는데요. 이곳에서만 6명의 주민이 희생됐습니다. 또 버지니아 주와 펜실베이니아 주, 뉴욕 주, 플로리다 주에서도 사망자들이 났습니다. 강풍과 폭우로 교통사고가 속출했고, 큰 나무가 쓰러져 주택을 덮치는 바람에 집안에 있던 사람이 목숨을 잃기도 했습니다.

문) 강풍과 폭우를 동반하는 허리케인에 전력 시설들은 취약하기 마련인데요. 이번에도 막대한 정전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허리케인 아이린으로 인해 주말과 휴일 사이에 동부 지역 600만 가구에 전기 공급이 중단되는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각 전력회사들이 긴급 복구에 투입됐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100만 여 가구에 현재 전기 공급이 되지 않고 있어서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문) 또 동부 해안가 지역에 많이 포진해 있는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 문제도 우려 대상이었는데, 어땠습니까?

답) 네. 동부 지역 원자력발전소 2곳이 이번에 대형사고 예방을 위해 가동이 중단됐었습니다. 우선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 있는 ‘캘버트 클리프’ 원전에서는 강풍에 금속 건축자재가 날아들어 변압기를 치는 바람에 원전사고 등급 중 가장 낮은 ‘이상 현상’ 단계가 선포되고 가동이 잠시 중단됐었고요. 앞서 27일에는 뉴저지주 레이시 지역의 ‘오이스터 크릭’ 원전이 원자로의 가동을 일시 중단했습니다. 이외 다른 지역에 있는 십 여 개의 원자로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고 미 원자력규제위원회 측은 밝혔습니다.

문) 허리케인 아이린은 이제 소멸된 것으로 봐야겠죠?

답) 네. 아이린은 이미 28일부터 풍속이 시속 100킬로미터 안팎까지 떨어져 허리케인이라기 보다는 열대성 폭풍으로 분류됐습니다. 현재는 그 남은 세력이 캐나다 동부 지역을 통해 대서양 쪽으로 빠져나가고 있는데요. 기상 당국은 그러나 미 동북부 지역이나 캐나다 동부에 곳에 따라 토네이도가 발생할 수도 있어 주의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문) 뉴욕 등 일부 해안도시들의 경우 대중교통 운행을 전면 중단했었는데, 그로 인한 불편도 적지 않았죠?

답) 그렇습니다. 아이린의 상륙을 앞두고 뉴욕 시는 사상 처음으로 지하철을 포함해 모든 대중교통의 운행을 중단했었는데요. 뉴욕 인근의 모든 공항도 문을 닫아 버려 1만1천 여 건의 항공운행이 취소됐었고 이제야 서서히 운항 재개에 나서고 있는데요. 당시 65만 이용객들의 발이 묶였던 상황이어서 그 여파가 해소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문) 조금 전에 재산 피해 규모가 최고 14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하셨는데, 보험 회사들의 보상금 지급 규모도 그 만큼 많아지겠군요?

답) 맞습니다. 사실 미국 보험업계에서는 올해가 최악의 해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미 허리케인이 시작되기 전부터 올해 미국은 각종 재난과 재해, 사고 등으로 피해보상금 지급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있었습니다. 올 초 중서부 폭설과 남동부 토네이도 등으로 재난 지역으로 선포된 곳이 적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올해 자연재해 관련 피해액은 상반기에만 270억 달러로, 지난해 1년 전체 피해액을 이미 초과한 상태입니다.

문) 허리케인으로 인해 최악의 참사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다행한 일인데, 이를 두고 사전에 너무 호들갑을 떤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어요?

답) 그렇습니다. 아이린의 위력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크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기상 당국은 아이린이 워싱턴 DC 일원에 접근하게 될 때는 4등급의 초강력 허리케인으로 그 위력이 최고조에 달할 것이라고 예보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린은 오히려 노스캐롤라이나 주를 벗어나기 시작하면서 2등급으로 떨어진 뒤 세력이 약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따라서 언론들도 지나친 과장 보도로 주민들의 불안감을 더 가중시켰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데요. 반면에 그만큼 철저한 대비로 피해 규모를 줄일 수 있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문) 역시 기상 관련 소식인데요. 미 동부 지역이 물난리를 겪은 반면 서부 텍사스 주는 여전히 가뭄에 시달리고 있군요?

답) 그렇습니다. 텍사스 주의 폭염과 가뭄 소식은 그 동안 여러 차례 전해드린 바 있는데요. 이제 8월 말이 다 돼가고 미 전역은 서서히 여름 무더위에서 벗어나는 분위기지만 텍사스 주는 여전히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지난 주에도 텍사스 주는 섭씨 40도를 오르내리는 불볕 더위가 이어졌는데요. 여기에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는 가뭄이 5주 연속 계속돼 농가의 가슴도 타 들어가고 있습니다.

문) 가뭄과 무더위가 이어지다 보면 전력 사용량도 그 만큼 늘어날 텐데, 급기야 전력 제한 공급도 이뤄질 전망이라고요?

답) 네. 무더위가 계속 이어지다 보면 이를 식히기 위해 냉방기를 더 많이 가동하기 마련인데요.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 때문에 전력 수요도 최고 기록을 계속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만일 전력 공급이 한계에 도달하게 되면 결국 단전 상황이 벌어질 텐데요. 최근 텍사스 주는 하루 전력 사용량이 6만7천 메가 와트를 웃돌아 사상 최고치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더구나 미국에서는 지금 각급 학교들이 새 학년을 시작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되면 전력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여 우려는 더 커지고 있습니다.

문) 다음 소식 살펴보죠.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시절에 부통령을 지낸 딕 체니의 자서전 내용이 논란이 되고 있군요?

답) 네. 딕 체니 전 부통령의 자서전 ‘나의 시대(In My Time)’가 이번 주 중에 시판될 예정인데요. 이 책의 내용 가운데는 당시 유력 정치인과 행정 관료들의 비화를 많이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물론 이 중에는 상당히 비판적인 내용도 적지 않은데요. 특히 당시 함께 행정 각료로 참여한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문) 어떤 이유 때문입니까?

답) 네. 파월 전 장관이 CBS 텔레비전 방송의 일요 시사프로그램 ‘Face the Nation’에 출연해서 입을 열었는데요. 체니 전 부통령의 이번 자서전에 대해 ‘비열한 언동’이라고 혹평했습니다. 우선 지난 2003년 미국이 이라크 침공을 결정할 당시의 상황인데요. 부시 전 대통령이 이라크의 현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이는 파월 전 장관의 책임이라고 언급된 자서전 내용에 반박한 것입니다. 파월 전 장관은 부시 대통령에게 매일 모든 현안을 즉시 보고했으며 대통령도 모든 내용을 알고 있었다고 일축했습니다.

문) 부시 전 대통령 당시 딕 체니는 연임 정부에 계속 남아 있었지만, 파월 전 장관은 도중 하차했었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도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죠?

답) 맞습니다. 콜린 파월 전 장관은 부시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한 2기 행정부 출범 직후 2004년에 국무장관직에서 물러났었는데요. 체니 전 부통령은 이것이 자신의 권유에 의한 것이라고 자서전에서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파월 전 장관은 자신은 처음부터 4년 동안만 국무장관 직무를 수행한 뒤 물러날 계획이었다면서 전적으로 자신의 뜻에 따라 퇴진한 것임을 강조했습니다.

문) 오늘 마지막 소식인데요.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한 교육감이 자신의 임금을 자진 반납하기로 해서 화제가 되고 있군요?

답) 맞습니다. 캘리포니아 주 프레즈노 군의 래리 파월 교육감이 바로 그 주인공인데요. 파월 교육감은 앞으로 받을 3년치 봉급 80만 달러를 학교 교육 예산에 보태쓰기 위해 반납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프레즈노 군에는 35개 교육 구와 325개에 학교가 운영되고 있는데요. 농촌지역인 이 지역은 미국에서도 실업률이 매우 높은 곳 가운데 한 곳입니다.

문) 주민들의 소득이 낮으면 군 지역의 재정도 어려울 텐데, 교육감이 봉급을 반납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겠죠?

답) 맞습니다. 교육감의 아름다운 선행으로만 추켜 세우기에는 다소 안타까운 면도 있는데요. 파월 교육감은 재정 적자에 허덕이는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예산 삭감조치로 교육 구 운영에 어려움을 겪게 되자 이 같은 결단을 내린 것입니다. 특히 공립 교사 출신인 파월 교육감은 누구보다도 일선 학교들의 교육 현실을 잘 알고 있는 인물이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 이번에 자신이 내린 결단이 정부에 대한 신뢰 회복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 놓았습니다. 이제 파월 교육감의 연봉은 1년에 3만1천 달러에 불과하게 됐습니다. 이 연봉은 신참교사 초봉보다도 1만 달러가 적습니다.

진행자) 네,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 24시’의 천일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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