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루이지애나 주는 지난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대 참사를 겪은 지역인데 이번에 또 다시 비상 사태가 선포됐군요?
답) 그렇습니다. 최근 대서양에서 발생한 열대 폭풍 ‘리(Lee)’ 때문인데요. 폭풍 리는 현재 멕시코 만에 들어서 루이지애나 등 미 대륙 남부 지역 먼 바다까지 접근해 있는 상태입니다. 바람의 세기는 시속 55킬로미터로 아직 허리케인으로 격상되지는 않았는데요. 이미 비 구름이 육지를 덮기 시작했습니다. 또 이 폭풍의 중심은 일요일인 오는 4일쯤이면 루이지애나의 최대 도시 뉴올리언즈 해안가에 상륙할 것으로 보입니다.
문) 열대 폭풍 리의 바람 세기는 아직 그렇게 강력하지는 않은 것 같은데, 그래도 비를 많이 몰고 오면 홍수 위험이 있지 않겠습니까?
답) 물론입니다. 따라서 바비 진달 루이지애나 주지사는 주 전체에 비상 사태를 선포하고 해안가 지역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령을 내렸습니다. 이번 폭풍으로 루이지애나 주는 물론 인근 미시시피와 텍사스 주 등에는 곳에 따라 최고 380밀리미터의 많은 비가 한꺼번에 내릴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이렇게 되면 도심은 물에 가라앉게 되고 강과 하천들도 범람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또 그간 극심한 가뭄에 시달렸던 텍사스 주는 해갈을 넘어 홍수 피해라는 이중고를 겪게 될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
문) 뉴 올리언즈 등 대도시에는 각종 정유 공장과 시설물들이 적지 않은데, 어떻게 피해 대비에 나서고 있습니까?
답) 네. 멕시코 만에는 세계 굴지의 정유회사들이 상당수 포진하고 있습니다. 루이지애나 주에도 세계 최대의 정유 업체인 ‘엑손 모빌’, 또 영국 회사 ‘BP’ 등 대형 석유시추 시설들이 들어서 있습니다. 따라서 이들 모든 시설은 이미 가동을 중단하고 모든 근로자들을 철수시켰습니다. 또 다른 정유 회사 ‘쉐브론’도 필수 근무 요원들을 제외하고 모두 피신하도록 했는데요. 아직 석유 생산과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상황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문) 지금 대서양 쪽에서는 또 다른 허리케인도 미국 쪽으로 계속 접근해 오고 있지 않습니까?
답) 네. 열대 폭풍 카티아 역시 아직 허리케인으로 발전하지는 못했는데요. 그러다 보니 이동 속도도 당초 예상보다는 느려졌습니다. 미 국립허리케인센터 측은 카티아가 아직까지 미국 본토에 근접할지 여부를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입니다.
문) 재난 소식 한가지 더 살펴보죠. 지난 주 미 동북부 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 아이린의 여파가 아직도 지속되고 있군요?
답) 그렇습니다. 최대의 홍수 피해를 겪은 버몬트 주가 연방정부의 재해구역으로 선포됐습니다. 따라서 보다 많은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는데요. 버몬트와 뉴욕, 뉴저지 등 홍수 피해가 심각한 곳들은 도로와 교량이 유실되고 일부 마을은 폐허로 변해서 복구에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 거의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기 공급이 되지 않는 가구가 100만 가구에 달하는 등 주민들의 불편과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문) 그렇군요. 다음 소식으로 넘어가 보죠. 미국이 장기 고실업으로 계속 고전하고 있는데, 이 같은 사태가 더 지속 될 것이라는 암울한 보고서가 발표됐군요?
문) 네. 백악관 예산관리국이 1일 발표한 보고서인데요. 미국은 지난 2008년 금융 대란 이후 매달 거의 매달 9% 대의 고실업에 시달리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내년까지도 이 같은 실업률이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따라서 이 같은 우려가 현실로 반영된다면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계획에도 큰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정치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문) 그래서 오바마 대통령이 다음주에 발표하게 될 경제활성화 방안에서도 일자리 창출이 최 우선 과제로 제시될 것으로 보이죠?
답) 그렇습니다. 오는 8일 의회와 국민들 앞에 연설하게 되는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근로자들의 감세 연장과 철도, 도로 건설 등 사회간접시설 지출 확대, 고용을 창출하는 기업들에 대한 세금 감면, 주택시장 개선 방안 등을 담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의 말을 들어보시죠.
“Economists will be able to look at this series of proposals and say that…”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에 새롭게 발표할 제안들은 경제 전문가들의 검토를 거쳐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고 경제가 빨리 회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설명입니다. 한편 이날 저녁에는 미국 국민들이 열광하는 미식 축구의 개막전이 열리는 날인데요. 대통령은 그 시작 직전에 연설을 끝낼 것이라고 백악관 측이 밝혔습니다.
문) 백악관 예산관리국은 또 미국의 경제성장률 역시 당초 전망치에서 낮게 하향 조정했군요?
답) 그렇습니다. 백악관이 올 초인 지난 2월 당시에는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2.7%로 발표했었는데요. 여기서 1%를 더 뺀 1.7%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앞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도 지난 6월,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연초의 3.1~3.2% 대에서 2.7~2.9%로 하향 조정했었는데요. 예산관리국은 이보다 더 낮게 본 것입니다. 그 만큼 경기가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문) 아울러 미국 연방 정부의 재정 적자 규모도 발표됐죠? 얼마입니까?
답) 네. 백악관이 이번에 수정 발표한 올해 미국 연방정부의 적자 규모 전망치는 1조3천억 달러입니다. 하지만 이는 지난 2월 전망치 1조 6천500억 달러에서 대폭 줄어든 것인데요. 이는 최근 의회에서 재정적자 감축 방안이 합의됐고 이에 따라 예산이 상당 부분 절감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입니다.
문) 이번에도 미국 경제와 연관이 있는 소식인데요. 연방 정부가 미국의 대형 금융회사들을 대상으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군요?
답) 그렇습니다. 뱅크오브 아메리카, JP모건 체이스, 골드만 삭스 등 굴지의 대형 금융회사 12곳 이상이 미 연방정부로부터 피소될 위험에 처했습니다. 이유는 지난 2008년 금융 대란의 주요 원인을 제공했다는 것인데요. 특히 부동산 회사들의 주식을 부풀려서 상장하는 불법행위와, 이를 이용해 재정 능력이 없는 사람들에게 주택을 구입하도록 거짓 정보를 제공하고 서류까지 거짓으로 꾸며 거액의 주택융자와 대출을 받도록 한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입니다.
문) 당시 금융 대란으로 연방정부의 국책 융자 회사들도 많은 손해를 보지 않았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연방정부의 공적 자금이 계속 투입되고 있는 ‘페니 매’와 ‘프레디 맥’ 등 국책융자회사들은 지난 2008년 금융 위기로 주식이 폭락하는 등 300억 달러 이상의 막대한 손해를 봤습니다. 그것을 결국 국민들의 세금으로 보전하고 있는 것인데요. 소송을 직접 관장하는 곳은 2008년 금융대란 당시 신설된 연방주택금융공사(FHFA)입니다. 결국 민사 소송을 병행해 손실을 만회하겠다는 것입니다. 한편 이번에 피소된 대형금융회사들은 연방정부와는 별도로 각 주정부들과도 200억 달러 상당의 배상금 지불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문) 다음 소식 살펴보죠. 이제 얼마 안 있으면 미국이 9.11 테러 피해를 당한지 10주년이 되는데, 당시 화재 진압에 참여했던 소방대원들의 암 발병률이 꽤 높은 것으로 나타났죠?
답) 맞습니다. 9.11 테러 당시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관들이 당시 현장에 있었던 일반인 보다 19%나 암에 더 많이 걸렸다는 연구보고서가 발표됐습니다. 뉴욕소방국이 소방관 9천800여명의 의료 기록을 추적했는데요.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들 가운데 암에 걸린 사례가 263건으로 현장에 있었던 일반인의 예상치 238건 보다 많았습니다. 반면에 현장에 출동하지 않은 소방관들은 암 발병률이 훨씬 낮았는데요. 이는 당시 현장에 각종 발암물질과 유기화합물, 먼지 등에 소방관들이 더 많이 노출됐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문) 당시 폐허가 된 세계무역센터에서 구조 활동을 벌이고 복구 작업에 참여했던 요원들도 질병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라고요?
답) 맞습니다. 세계무역센터에서 구조에 참여했거나 복구 작업을 벌인 사람들의 육체적, 정신적 질환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 2만7천여명 가운데 28%가 천식, 42%가 축농증, 또 39%는 역류성식도염 등을 앓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여기에 28%는 우울증, 32%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21%도 공황 장애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가지 특이한 점은 이들의 사망률은 오히려 일반인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는 당시 안전요원들과 조사에 응한 사람들이 대체로 일반인보다는 건강한 체질이라는 것 외에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는 상태입니다.
문) 오늘 마지막 소식인데요. 오바마 행정부가 자동차 배기 가스 기준 발표 계획을 돌연 철회했다는데 어떤 이유입니까?
답) 네. 미 환경보호청(EPA)은 매 5년마다 대기 오염의 주요 원인중의 하나인 자동차 배기 가스의 새 기준을 발표하고 있는데요. 보통 그 기준을 높여서 대기 오염을 더 줄이도록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난 2006년에 발표됐던 기준이 올해 더 강화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이 돌연 이 같은 계획을 취소하고 오는 2013년까지 연기하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2013년이 되면 대기중 오존 배출 기준이 새로 바뀌게 되는데 그때 한꺼번에 하면 된다는 이유입니다.
문) 그 같은 이유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요?
답) 그렇습니다. 그 동안 각종 환경 보호 정책을 펴 오던 오바마 대통령이 갑자기 태도를 바꾼 데 대해 환경단체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대기 중 오염 농도는 단위 부피당 입자나 농도 수치로 나타내는데요. 대기 1 세제곱미터 당 오존 단위, 이것을 ‘ppb’로 표시합니다. 현재 대기 오염 허용기준은 지난 2008년 부시 행정부 시절에 정해진 75 ppb입니다. 환경단체들은 이 기준이 지나치게 낮게 책정돼 있다며, 적어도 60~70 ppb는 돼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한편 이번 기준 조정 철회 방침에 대해 규제를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 산업계는 크게 환영하고 있습니다.
네,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 24시’의 천일교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