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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제기된 북한인권 문제와 해법들


국제 인권단체들은 올 상반기에 북한의 정치범 관리소 철폐와 중국 내 탈북자 보호, 그리고 북한 정부의 인권유린에 대한 유엔 조사위원회 설치를 가장 많이 제기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과 유럽의 인권단체들이 올해 상반기에 발표한 보고서와 성명 내용을 김영권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 올 상반기에도 북한인권 관련 보고서가 많이 나왔죠?

답) 그렇습니다. 인권단체들이 해마다 발표하는 연례 보고서 외에도 특별보고서와 성명,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 서한 등 북한의 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다양한 목소리들이 제기됐습니다.

) 어떤 단체들이 북한의 인권 문제들을 제기했습니까?

답) 뉴욕에 본부를 둔 휴먼 라이츠 워치,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앰네스티 인터내셔널과 세계기독교연대 등 잘 알려진 국제 인권단체들이 보고서와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또 워싱턴에 있는 북한인권위원회와 북한자유연합, 벨기에 브뤼셀에 본부를 둔 국경 없는 인권 등 단체들도 북한인권 문제 개선에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 유엔과 국제기구들은 북한의 인권 문제가 매우 심각하고, 조직적이며, 광범위하다고 지적하고 있는데요, 인권단체들은 올 상반기에 어떤 문제들을 주로 지적했나요?

답) 올해 발표된 10여 개의 보고서와 성명을 보면 크게 세 가지 즉, 정치범 관리소의 심각성과 중국 내 탈북자 보호 문제, 그리고 북한 정부의 심각한 인권 탄압 문제를 유엔이 직접 조사해서 진실을 가리고 관련자들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의 공통적으로 제기됐습니다.

) 정치범 관리소 문제는 어떻게 제기됐습니까?

답) 앰네스티 인터내셔널과 세계기독교연대가 이 문제를 강력히 제기했습니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특히 지난 5월 관리소를 촬영한 인공위성 사진들까지 증거자료로 제시했습니다. 그러면서 적어도 6개 관리소 가운데 4개 관리소의 면적이 10년 전 보다 더 커졌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이 단체는 20만 명의 수감자가 관리소에서 노예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며, 국제사회가 관리소 해체를 위해 발벗고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 이들 단체들의 주선으로 정치범 관리소 출신 탈북자가 지난 달 영국 의회에서 증언한 소식을 저희가 전해드렸는데요. 유엔이 조사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그 해법의 하나로 제기되는 건가요?

답) 그렇습니다. 유엔총회와 유엔 인권이사회, 또 일부 나라의 의회가 북한인권 결의안을 벌써 여러 번 채택한 만큼 이제 유엔이 그 진상을 조사할 시기가 됐다는 건데요. 대부분의 국제 인권단체들이 거의 한 목소리로 이 제안을 하고 있습니다. 뉴욕에 본부를 둔 휴먼 라이츠 워치는 지난 달 미 하원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미국 정부가 북한 내 인권 유린에 대한 유엔의 조사위원회 설치를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심각한 인권 유린은 국제사회가 결코 좌시하지 않는다는 신호를 북한 정권과 주민들에게 모두 보내기 위해 이런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겁니다. 세계기독교연대 역시 지난 주 유럽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유럽사회가 조사위 설치에 적극 나서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 중국 내 탈북자 보호 문제도 자주 제기되는 사안인데, 올해는 어떤 해법들이 제시됐습니까?

답) 워싱턴에 있는 북한인권위원회가 매우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했는데요. 이 단체는 지난 달 미 하원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국제사회가 다자간 우선망명 정책(First Asylum)에 합의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1970년대 말 베트남 공산정권을 피해 탈출한 보트 피플 (선상 난민)을 보호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우선망명 방식에 합의했던 것처럼 탈북자들에게도 같은 해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겁니다.

) 구체적으로 어떻게 보호하자는 겁니까?

답) 지역 국가들이 합의를 통해 탈북자들에게 임시 망명 지위를 부여하고 궁극적으로 이들이 영구적인 정착지로 갈 수 있도록 지원하자는 겁니다. 이 제안은 사실 2004년 미 의회가 제정한 북한인권법304조의 내용과 비슷합니다. 북한인권법은 유엔 난민최고대표사무소 (UNHCR)가 탈북자들의 안전과 지원을 보장하기 위해 다자간 우선망명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는데요. 북한인권위원회는 미국과 한국이 공조해서 국제사회의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끝으로 인권단체들의 이런 제안에 대한 미국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반응이 어떤지 궁금하군요.

답) 정치범 관리소 해체와 탈북자 보호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지만 유엔의 조사위 설치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정부는 버마 군사정권의 인권 유린에 대한 유엔의 조사위원회 설치를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지만 북한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습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역시 미온적입니다. 워싱턴과 유럽의 소식통들은 대화를 통한 설득과 협상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미국과 유럽연합이 유엔 조사위 설치를 주저하는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인권단체들은 그러나 유럽의회가 이미 유엔 조사위 설치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지난 해 채택했고, 민간단체들의 압박 수위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며,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유엔 조사위의 문은 반드시 열릴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얘기 잘 들었습니다. 김영권 기자와 함께 올 상반기에 발표된 국제 인권단체들의 북한인권 관련 보고서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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